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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진 교수의 '맛있는 집'volume.41 2023. 12. 5. 19:15
몸에 좋고 체중도 줄어든다는 지중해식 요리와 한여름 보양식 염소요리.
그리고 몬안베띠부터 고기리 막국수, 히츠마부시, 기리야마 본진(本陣), 목도 양조장, 감자적 1번지, 이태원 치즈 플로(Cheese flo), 해녀의 부엌, 묘미 妙味 레스토랑 그리고 오늘 소개해드리는 해남천일관까지.
지난 한 해 동안 소개하였던 식당과 음식을 소개하는 글들이 어떠셨는지요?
음식은 아는 맛, 그리운 맛, 그리고 위로하는 맛이 있다고 하는데, 글을 통해 그리움을 느끼거나 위로를 받으신 글이 있었으면 그것으로 만족하고 싶군요.
한해를 알차고 행복하게 보내려면, 새해를 맞이할 때의 ‘초심’을 잊지 말고, 연중에는 ‘열심’히, 그리고 연말에는 ‘뒷심’을 발휘하는, 3심을 가지라고 하지요. 12월 한 달 동안 뒷심을 발휘하여 한해를 잘 마무리하길 바랍니다. 새해는 용띠 해, 특히 청룡의 해라고 하는데, 행운과 행복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여러분들 모두 행복과 행운이 가득한 새해를 맞이 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화려한 색의 수입 꽃보다는 수수한 야생화를 좋아하는 필자는 깔끔하고 세련된 일식 혹은 기름지고 화려한(?) 중식과 달리 정갈한 맛을 즐길 수 있는 음식은 한식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주 지인들과 함께 찾은 식당은 반포동 뒷골목에 자리 잡은 백 년 노포 ‘해남 천일관’이다. 입구 탁자 위에 진열한 흑백 사진들로 3대째 한식 요리의 노하우를 이어오고 있는 식당임을 자랑하고 있다. ‘좋은 맛은 좋은 식재료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듯 메뉴판에 원산지가 대부분 남도의 신선한 식재료를 사용했다고 명기되어 있다.
식전 먹거리로 낙화생, 고구마와 함께 나온 순천만 대갱이는 비린내가 없고 고소하다. 짱뚱어와 함께 청정 순천만 뻘 속을 휘젓고 다녀서 인지 기름기가 적고 담백하다. 남해 갈치 실치 무침은 갈치 새끼를 3일 동안 구웠다 말렸다 반복 후 무쳤다고 하는데, 적당한 양념에 씹는 맛이 있어서 함께 나온 해남 막걸리 안주로 딱이다.
남도에서는 ‘홍어 빠진 잔치는 아무리 잘 차렸어도 먹을 것 없는 잔치’라고 한다는데, 톡 쏘는 강렬한 암모니아 향 때문에 홍어를 그다지 즐기지 않는 필자를 배려(?)해서 인지, 덜 삭힌 홍어와 돼지고기 수육, 그리고 묵은 김치의 삼합에 젓가락이 자주 간다. 신선한 홍어 애는 푸아그라 맛이 난다. 한우 육전과 갈비살을 양념 없이 잇고 뭉쳐서 참숯에 구워 낸 한우 떡 갈비살로 이미 포만감을 느끼는데, 초대형 목포 먹갈치 통구이가 나온다. 살은 탱탱하고 부드럽다.식사 반찬으로 나온 12첩상의 김치, 나물, 젓갈에는 남도의 따뜻한 햇볕, 흙, 해풍이 녹아들어 있고, 시간과 정성을 절여 만든 반찬들이다. 기계적 제조 과정을 거치지 않고 자연과 직접 교감하며 빚어지는 맛의 질감을 느끼게 하였던 해남 천일관 밥상 덕분에 지인들과 행복한 저녁을 보냈다.
글. 박효진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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