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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진 교수의 '맛있는 집'] 묘미 妙味 레스토랑volume.40 2023. 10. 30. 20:23
창덕궁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아라리오 건물 5층에 자리한 묘미 妙味 레스토랑은 미슐랭 1스타의 한식 파인 다이닝이다. 안내받아 자리에 앉으면 음식을 먹기 전부터 양쪽 창으로 내려다 보이는 도심의 숲에 먼저 푹 빠지게 된다. 이곳의 대표는 2015 제네시스 쿠페 챔피언십과 2016년 슈퍼레이스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는 카 레이서 서00님으로, 요리에 대한 깊은 관심으로 메인 셰프 김00님과 함께 묘미의 레시피 개발, 코스 구성, 재료 선정 등을 함께 해 나간다고 한다.
소물리에가 추천한 와인 페어링 코스로 정하고, 음식에 앞서 맛본 첫와인은 프랑스 루아르 계곡산 화이트 와인으로 드라이하고 미네랄향이 전해진다.말린 갈색 보리와 함께 플레이팅 하여 가을 느낌을 물씬 풍기는 첫 요리, 아뮤즈 부쉬는 가득찬 연기 향을 입히는 이색적인 퍼포먼스로 입과 눈을 즐겁게 하였고, 햇볕에 말리고 갈무리한 호박을 조청과 꿀을 섞어 만든 호박 정과와 나뭇잎으로 예쁘게 장식된 전어도 가을을 느끼게 하였다. 이어 나온 미니 버거는 미니어처 분재처럼 귀엽고 앙증맞아서 한입에 넣기가 공연히 아깝고 미안한 느낌이 들었다.
토마토, 참치를 이용한 붉은 색감의 요리는 작은 꽃과 잎으로 장식하여 한송이 꽃을 보는 듯한데, 셰프가 나와 따라준 국물과 함께 먹으니 맛은 물론 식감이 부드럽고 포근해서 필자의 마음을 살살 녹인다. 촉촉한 국물을 머금은 고로켓 모양의 닭, 새우 요리, 뱅어포를 두른 제철 생선 요리로 이미 포만감을 느꼈고, 이어서 나온 돼지 국밥 국물은 살코기를 푹 삶아 우려 내었는지 국물이 맑은데도 온 우주의 맛을 담은 듯 깊고 진하다.
저민 호박으로 만든 한송이 꽃의 도움을 받은 오리 요리와 아스파라거스, 연근 등의 도움을 받은 한우 스테이크 모두 맛도 훌륭했지만, 그에 더해 식재료의 창의적인 조합으로 이룬 후안 미로(Joan Miro)의 그림 같은 플레이팅이 더 감동적이었고, 함께 한 레드 와인의 향이 입안을 감싸준다. 이어서 나온 매실 동치미는 시간을 절여 만들었을 국물을 얼려 마치 향기로운 샤벳 (sherbet) 식감으로 개운하게 마무리를 해준다.
디저트로 나온 망고와 다과로 맛있고 행복한 저녁을 마무리하였고, 정성이 느껴지는 묘하고 독특한 맛의 음식을 내어 놓는 묘미 레스토랑은 ‘음식은 눈으로도 먹는다.’는 말을 되새기게 하는 멋진 공간이었다.
글. 박효진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volume.40'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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