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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진 교수의 '맛있는 집'] 고기리 막국수volume.31 2023. 1. 31. 01:20
‘막국수’ 이름의 유래에는 여러 설說 들이 있습니다. 메밀 알갱이와 겉껍질을 분리하지 않고 ‘막’ 섞인 가루로 반죽했다 해서, 또는 반죽 후 바로 면을 뽑아 만드는 국수라고 해서 ‘막국수’라고 하는데, 메밀이 생산되는 강원도 지역의 향토 음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동안 필자가 경험했던 막국수는 거무스레한 면이 뚝뚝 끊기고, 강한 양념 맛으로 메밀향은 못 느끼고 먹곤 했었지요.
오늘 찾은 용인 골짜기 깊숙한 곳에 자리잡은 ‘고기리(古基里) 막국수’는 TV ‘수요 미식회’ 및 ‘식객’에서 소개되었던 유명 맛집으로, 주일 저녁 식사 시간이 좀 지났는데도, 접수를 하니 대기 시간이 30분 정도 되었습니다. 하루 700여 그릇을 판다는 ‘들기름 막국수’는 들기름으로 버무린 면 위에 고소한 김가루와 참깨 가루를 얹어 나오는데, 구수한 메밀향이 느껴지더군요. 그동안 경험했던 막국수와 달리 담백하고, 면이 가늘고 쫄깃해서 후루룩 삼켜도 면이 쉬 잘리지 않았습니다.함께 맛 본 비빔 막국수도 양념 맛이 강하지 않고 깔끔하였으며, 탱글 탱글한 면발을 느끼며 ‘순삭’했습니다. 메밀 함량이 높으면 식감이 부드럽고 쫄깃함이 적어진다고 하는데, 순 메밀면으로 만든다는 이 집의 쫄깃한 면발의 비법이 궁금하더군요.
요즘 젊은이들이 쓰는 표현으로 ‘JMT!’
‘손맛’이나 ‘양념맛’이 아닌 ‘음식 본연의 맛’을 내어놓는 ‘고기리 막국수’에 다시 와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못 먹어 본 동동주 한사발에 수육도 곁들이고, 식사 후에는 근처 ‘나인 블럭(9 Block)’에 가서 입가심으로 커피 한잔도 하고 말입니다.
글. 박효진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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