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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우 건축가의 '함께 떠나고 싶은 그곳'] 덴마크 오르후스volume.14 2021. 9. 2. 12:13
덴마크 오르후스 지난달은 여름휴가를 폭염과 함께 보냈다. 기후변화로 뜨거워진 지구는 쉽게 식지 않아서 그런지 아직은 한낮의 더위는 지속되지만 아침저녁 열린 창문으로 넘나드는 상쾌하고 서늘한 기운으로 여름 퇴각을 예감한다. 기승을 부리는 코로나 때문에 해외여행은 꿈도 못 꾸지만 떠나고 싶은 장소 중에 오르후스라는 도시를 추억해본다. 덴마크 하면 누구나 수도 코펜하겐을 떠올리지만, 오르후스는 코펜하겐에 이어 덴마크의, 제 2 도시로서 교육 중심의 도시다. 도시의 경쟁력은 인구 규모나 크기라는 선입견을 품을 경우 이 도시는 순위에서 밀리지만 문화와 예술, 환경, 디자인 등, 높은 안목과 수준의 시민의식으로 본다면 단연코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 오르후스 시청사 건축디자인의 수준 역시 우리보다 적어도 한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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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서울병원의 전신, 보구녀관volume.14 2021. 9. 2. 11:29
보구녀관(普救女館) 은 1887년 미국인 선교사 메리 스크랜튼에 의해 세워진 국내 최초의 여성 전문 의료기관이다. 1886년 한국 최초의 여학교인 이화학당을 설립한 스크랜튼 여사는 당시 남성 의사에게 진료받기 꺼려했던 여성환자들의 치료받을 권리를 지키기 위해 학당 근처에 보구녀관을 설립했다. 1888년 고종이 직접 하사한 병원명에는 '여성을 보호하고 구한다'는 뜻이 담겨있다. 1887년 10월 31일 초대 보구녀관장 메타 하워드가 정동에 위치한 시병원에서 처음 여성환자를 진료하면서 시작된 보구녀관의 역사는 개시한 이래 로제타 셔우드 홀, 릴리안 해리스, 엠마 언스버거, 박에스더, 아만다 힐만 등 여성 의사들의 헌신 아래 많은 여성과 어린이가 치료받았다. 환자진료뿐만 아니라 한국 의학의 발전에도 기여한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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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의 글volume.14 2021. 9. 2. 03:02
9월의 시작을 알리는 비와 함께 매거진HD의 14번째 이야기가 발행되었습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살이 따갑도록 내리쬔 햇볕이 이제는 언제 그랬냐는 듯 조금은 부드럽게 몸을 감싸고 있지만, 좀처럼 코로나 바이러스의 감염세는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네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계속 연장되어 방역 피로감이 극에 달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기본에 집중하며 각자의 역할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방법만이 우리의 일상을 되찾는 길이 아닐까 합니다. 국내에 처음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발생하고 이후 초기 방역과 검사 시스템이 채 정착되기 전인 2020년 3월, 이대서울병원은 의심환자가 본인 차량에서 내리지 않고 차 안에서 검사를 받을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를 서울시 최초로 운영하였습니다. 단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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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스페이스로 진화하는 의료공간 트렌드volume.14 2021. 9. 1. 20:06
세상의 소음에서 벗어나 나만의 공간에 편히 몸을 기대어 독서를 하거나 음악 감상을 하는 삶의 여유.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해먹과 텐트를 반반 섞어놓은 듯한 모습의 카쿤Cacoon이 집과 카페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크게 유행하며, 나만의 독립된 작은 공간에서 몸과 마음의 휴식을 취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로망을 자극했다. 비록 카쿤에 앉지 않더라도 유니크한 형태와 감성이 더해져 하나씩은 두는 것이 익숙했을 정도니까. 그로부터 불과 몇 년이 지나서 우리가 팬데믹 속에 살게 될 누가 알았을까. 이제는 굳이 복잡한 세상을 벗어나기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사람들과 거리를 두며 의무적으로 저마다 보이지 않는 보호장치를 하나씩 들고 다녀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가장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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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병원을 VR로 홍보하고 체험하는 시대volume.14 2021. 8. 31. 18:33
VR공간 기록 서비스 'AL360' 건축음향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ALGRUPPE(에이엘그루프)에서 건축물의 공간과 소리를 VR로 기록하여 소비자가 가상에서 공간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AL360 서비스를 본격 론칭했다. AL360은 3D 스캐너를 활용해 공간에 담긴 모든 데이터를 3D로 변환하는 기술로, 수집된 공간정보와 음향정보를 바탕으로 실제와 동일한 공간을 구현하는 서비스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직접 현장에 가지 않아도 가상에서 공간을 둘러보며 공간을 체험할 수가 있으며, 태그정보를 통해 마치 가이드의 설명을 듣는 듯한 생생한 현장감을 경험하게 된다. 실제로 최근 경기도 김포에 개원한 마디척병원은 AL360을 활용해 신생 병원으로서 이곳에 적용된 환자 중심의 공간디자인과 첨단시설을 홍보하는 목적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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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의료 시스템을 선도하고 있는 덴마크volume.14 2021. 8. 31. 17:56
덴마크 의료 서비스는 예산의 제약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의 기대로 인해 그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이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단순한 병원을 신축하는 것을 해답으로 제시할 것이 아니라 미래의 지속 가능한 의료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새로운 방식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비전 아래 덴마크의 의료 정책은 미래 병원을 위한 기틀을 만드는 것부터 목표로 하고 있으며, 모든 병원들이 환자 중심적인 미래의료시스템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변화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4차 산업 혁명으로부터 발생한 신기술인 인공지능과 로봇 공학이 더해져 미래 병원을 성공으로 이끌어 갈 준비를 하고 있다. 본 기사는 덴마크가 제시하는 미래 의료 시스템과 관련 있다고 생각되는 주요 혁신 및 솔루션을 소개한다. 1인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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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jle Psychiatric Hospital / Arkitema Architectsvolume.14 2021. 8. 31. 16:50
위치 : Vejle, Denmark 규모 : 17,000㎡ 건축가 : Arkitema Architects 덴마크 남부 도시 Vejle에 신축된 이 정신 병원은 지역민들이 원활한 외래진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환자의 회복을 촉진하고, 병원에서 편안한 삶을 누리기 위해 도입한 힐링 건축 개념은 병원 직원들도 누릴 수 있다. 숲이 우거진 산비탈 위에 놓인 단층 건물은 경관에 조용히 자리 잡으며 녹색 풍경을 보존한다. 반대로 이 시설에 머무르는 환자들은 숲 외부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게 병원에서 생활할 수 있다. 자연과의 관계를 맺는 것에 초점을 맞춘 병원은 각 동마다 중정을 배치하고, 인동간격을 확보하여 모든 건물에서 충분한 채광을 누릴 수 있게 했다. 투명한 병동은 실외를 쉽게 내다볼 수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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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rhus University Hospital / C.F. Møller Architectsvolume.14 2021. 8. 31. 16:16
위치 : Aarhus, Denmark 규모 : 970,000㎡ 건축가 : C.F. Møller Architects 2019년 완공된 Aarjhus University Hospital은 기존에 있던 Aarhus Hospital과 Skejby Hospital 통합과 동시에 랜드마크가 될 고층 병원 단지를 건설하여 덴마크의 가장 큰 의료단지로 자리매김하였다. 전형적인 덴마크의 소규모 마을의 배치를 닮은 단지의 중앙에는 가장 높은 랜드마크 건물이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마을 곳곳에 위치한 거리와 공원, 광장은 다양하고 활기찬 녹색 도시를 연상케 하고 사람들에게 길 찾기의 직관성을 부여한다. 건물은 전문 커뮤니티로 나뉘며, 각 커뮤니티는 각각의 정체성을 지니고 있다. 2층은 치료에 중점을 두는 공간이며, 4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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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병원으로 사람 사는 공간을 만들다 / 이대서울병원 임수미 병원장 인터뷰 (하)volume.14 2021. 8. 31. 14:52
더욱이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촬영지인 ‘율제병원’이 이대서울병원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큰 화제를 모았다. TV에서 보여진 ‘율제병원’은 일반 병원과 다른 모던하고 간결하면서 자연 친화적인 디자인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대서울병원 디자인의 강점은 외래환자와 입원환자가 분리된 동선과 공간이다. 외래환자와 입원환자가 다니는 동선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마주칠 염려가 전혀 없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그 중요성을 절실히 깨달은 만큼, 애초에 시작 단계부터 엘리베이터조차 구역별로 분리해 놓은 설계가 미래지향적이었다고 판단된다. 특히 이대서울병원은 보구녀관과 아트 큐브, 수요음악회 공간이 주요 포인트가 되고 있다. 보구녀관은 '2019년 대한민국 한옥공모전’에서 올해의 한옥상을 수상한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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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년 전 섬김과 나눔의 정신을 잇다 / 이대서울병원 임수미 병원장 인터뷰 (상)volume.14 2021. 8. 31. 14:29
‘섬김과 나눔의 정신이 깃든 메디컬 허브’ 사람을 섬세하게 껴안는 공간과 비전으로 의료산업화를 리드하다! 현재 이대서울병원은 개원한 지 불과 2년 사이에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2019년 처음 개원할 당시 국내 대학 병원 최초로 기준 병실 3인실, 중환자실 1인실로 새로운 병실 체계를 구축하면서 국내 의료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특히 3인실 경우 코로나와 같은 위중한 감염이 있을 시, 전부 1인실로 바꿀 수 있게 가변형으로 설계된 점도 인상 깊다. 그러던 와중에 2020년 제2대 임수미 병원장의 취임 당시, 코로나19 전파가 확산되어 취임식도 제대로 열지 못했으나, 당시 상황을 교두보 삼아 이제는 성장의 중추적 밑거름이 되었다. 임수미 병원장은 서울시 최초로 드라이브 스루 선별 진료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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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숙 간호부장의 노인병원 애상] 생의 마지막 순간 사랑의 말을 전해주세요volume.14 2021. 8. 31. 13:13
아버지 임종을 못 보았습니다. 평소 보호자들에게는 오시는 동안 사망할 수 있다고 얘기하곤 했었는데, 막상 아버지가 가시는 순간 손도 못 잡아 주고 귀에다 목소리 한 번 못 들려 드린 것이 이토록 섭섭할 줄은 몰랐습니다. 그리고 아버지 가시는 순간까지 함께 해준 주치의와 간호사들이 그토록 고마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CS팀이 생각 해 냈습니다. 가족의 임종을 못 볼 수 있는 것에 대비해 미리 환자들에게 마음의 편지를 들려 드리기로 했습니다. 가족 모두가 손수 적어 전해주신 사랑의 편지를 임종의 순간이나 평소 외로워할 때 읽어 드리기로 계획했습니다. 막상 임종이 다가와 곁을 지켜도 마음속 깊은 곳에 묻어둔 말은 못 꺼낼 수 있습니다. 특히 아들들은 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떠나신 후에야 후회한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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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진 교수의 '맛있는 집'] 33년간 한결같은 맛을 보여준 '임병주산동칼국수'volume.14 2021. 8. 30. 16:55
한여름 무더위를 씻기 위한 면식 수행지 (麵食 修行地)는 서초동 ‘임병주산동칼국수’입니다. ‘산동’이라는 이름은 산수유가 아름다운 전라남도 구례 산동면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아들놈이 태어난 1988년에 오픈한 칼국수집은 2017년부터 매해 미슐랭 ‘빕 구르망 (Bib Gourmand)’에 선정되며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빕 구루망’은 비싸지 않은 가격에 훌륭한 음식을 제공하는 가성비 높은 레스토랑을 의미하지요. 지난 연초에 늘 붐비던 1층 가게를 허물고, 그 자리에 4층 건물을 지어서 이번 7월 중순에 재오픈했습니다. 우리 부부가 앉자마자 ‘콩 하나, 칼 하나!’라고 외치듯 주문하면 종업원은 단골임을 직감합니다. 칼국수는 손으로 썬 두툼한 면발에 찰기가 오롯이 느껴지며 바지락, 애호박, 김 가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