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ume.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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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의 편지volume.23 2022. 7. 2. 03:25
엔데믹 시대 병원건축의 변화 세계를 휩쓴 코로나19가 감소세를 유지하면서 이제는 팬데믹에서 엔데믹의 시대로 조금씩 변화의 물결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물론 여전히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을 휘젓고 있지만 유럽과 미국 등 각국이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완화 또는 해제하며 일상으로의 복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세상이 변했듯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들도 그 모습이 많이 변했습니다. 그중에서도 팬데믹과의 전쟁에서 최전선에 있었던 병원건축은 무수한 시행착오와 수정을 거쳐 또 다른 단계로의 진화를 이뤄냈습니다.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는 과거 군대 병영문화의 연장선에서 병원을 바라보았고, 감시와 관리가 용이한 의료진 중심의 공간으로 빠르고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병원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고 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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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관된 꾸준함으로 전성시대를 맞다 / 울산병원 (상)volume.23 2022. 7. 2. 03:25
일관된 ‘꾸준함’으로 전성시대를 맞은 울산병원 ‘인화와 활인’의 고귀한 이념의 가치가 오늘에서야 빛을 발하다! 울산병원은 지금이 전성기다. 울산병원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현재의 울산병원이 ‘진짜 우리의 전성기’라고 말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1995년부터 현재 2022년을 맞이하기까지 울산병원은 잘 될 때나 힘들 때나 ‘꾸준함’이 버팀목이 되어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꾸준함’은 울산지역이 지나온 세월의 더께를 함께 해오고, 어려움 가운데서도 변치 않는 믿음으로 굳건히 버텨온 울산병원의 향취가 아닐까 한다. 지역을 품고 사람을 살린 울산 병원의 온기는 설립이념인 ‘인화와 활인’에 담겨있다. ‘인화와 활인’을 꾸준하게 지켜 온 울산병원은 올 초 통합 증개축으로 병원을 확장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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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의 깊이로 병원의 완성도를 높이다 / 울산병원 (하)volume.23 2022. 7. 2. 03:25
병원 설계의 현실을 체감하며 얻은 통찰력으로 울산병원의 완성도를 높이다! 울산병원은 통합 증개축 공사로 2개였던 병원 건물이 하나로 통합됐으며, 규모도 공사 전 연면적 1만 4,181㎡에서 준공 후 2만 3,163㎡로 약 1.6배 확장됐다. 대대적인 변화를 감행한 울산병원은 앞서 언급했듯 대략 10년간 적어도 우리나라 안에 있는 병원들을 전부 찾아가서 견학하고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지 조언을 구하며 설계사를 선정했다. 특히 임성현 이사장은 공사 시작 전 몇 년간 병원 건축 관련 세미나는 모두 다 참석했고, 설계 및 시공 단계 역시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아마도 병원 책임자 중에서 공사나 설계하는 데 있어서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사람은 자신밖에 없을 것이라고 자부하며, 병원 확장에 혼신의 열정을 다했다. 이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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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린의 헬스케어 이야기] 비대면이 바꾼 집의 풍경volume.23 2022. 6. 3. 07:28
“나만의 유튜브 방송실을 만들어 주세요.” 의뢰가 들어온 것은 2020년 겨울쯤이었다. 비대면 수업이 확산하면서 지방에서 학교를 다니던 의뢰인 딸이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고, 두 아들과 부모를 포함해 총 5명의 가족이 30평대 아파트에 함께 살게 된 것이다. 방이 부족하다 보니 컨설팅이 주 업무인 의뢰인 부부는 주로 거실에 모니터를 놓고 줌 회의를 했고, 음악을 하는 아들은 연습실을, 딸아이는 자기만의 방이 더 필요했던 상황이었다. 이러한 니즈들이 맞물리면서 가족들은 결국 도심을 벗어나 근교의 주택으로 이사를 계획하게 되었다. 살기 편하고 통학이 수월한 도심 아파트라는 여건을 과감히 떨쳐버릴 수 있었던 것은 더 넓고 많은 사적인 공간들에 대한 필요성이었을 것이다. 다행히 도심 아파트를 팔고 교외의 더 넓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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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넓은 밀밭에 세워진 마을의 랜드마크volume.23 2022. 6. 1. 21:33
위치 : Hjørring, Denmark 면적 : 680m² 설계 : Reiulf Ramstad Arkitekter 사진 : Reiulf Ramstad Arkitekter, Axel S¢gaard 덴마크의 주틀랜드는 전통적인 농업지역이며 해당 부지가 위치한 예링은 덴마크에서 가장 오래된 정착지가 있는 곳이다. 드넓은 평야 위에 세워진 예술적인 벽돌 건물은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이 지역의 유구한 역사와 확립된 농경 문화를 알리는 공간으로 작용한다. 2017년 Kornets Hus의 초대로 Reiulf Ramstad Arkitekter는 방문자 센터 현상설계에 참여하고 해당 프로젝트에 당선된다. 이후 2020년 12월, 완공과 함께 사람들에게 선보였다. 전반적인 디자인은 이 지역의 자연경관과 민속문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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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숙 간호부장의 노인병원 애상] 최선을 다하라고?volume.23 2022. 6. 1. 21:20
최선을 다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영어로는 “Do your best”. 간혹 최선(best)이라는 단어가 "모든 힘을 다 기울인다“라는 의미로 사용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최선을 다하라는 말은 모든 힘을 기울이라는 말과는 결이 다릅니다. 어쩌면 최선은 힘을 다 쓰는 것이 아니라 힘을 적절하게 사용하는 걸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결과를 위해서이죠. 운동선수는 몸에 있는 힘을 사용해 결과를 만들어 내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모든 운동선수에게 통하는 공통된 조언이 하나 있습니다. 몸에서 힘을 빼라는 것이죠. 가정 좋은 결과를 내는 방법은 힘을 다 쓰는 것이 아니라 힘을 남겨 놓고 사용하는 것입니다. 수영을 처음 배울 때 물에 안 빠지려고 안간힘을 쓸수록 더 몸이 가라앉는 것을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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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병원 마케터의 짧고 얕은 문화이야기] 디지털 아트를 넘어선 NFT ART를 바라보며volume.23 2022. 6. 1. 20:12
'그리드 아일랜드' 전시회 & 'NFT ART 101' 전시회 미디어 아트 하면 떠올리는 백남준. 비디오와 음악, 퍼포먼스를 곁들인 그의 작품들은 어린 시절 나에게 새로운 예슬을 바라보는 시각을 가져다주었다. 디지털 아트는 컴퓨터 프로그램의 이용이 편해지고, 인터넷의 보급이 활성화되면서 많이 활성화되었지만 내가 느낀 건 거기까지였다. 그런데 몇 년 사이에 찾은 전시회에는 일반적 회화 작품뿐 아니라 미디어 아트 작품들이 자연스럽게 전시공간들을 차지하고 있었고, 예술의 범위도 더욱 확장되고 있구나 하는 걸 크게 체감할 수 있었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그리드 아일랜드’는 한 단계 더 나아간 미디어에서 데이터로 변화해 나가는 미술 형식에 따른 새로운 제작 플랫폼까지 보여주는 전시였다. 시공간의 제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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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g x UMA WANG New Concept Storevolume.23 2022. 6. 1. 03:04
위치 : Chengdu, China 면적 : 485m² 설계 : ATMOSPHERE Architects 아티스트 : Uma Wang, Ziggy Chen, Xander Zhou, SHAW STUDIO, OUDE WAAG 사진 : Chuan HE from Here Space 은유를 통한 개척 정사각형의 공간은 사방에 문이 달린 벽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체스판 같은 레이아웃으로 도시를 가로지르고 있다. 이것은 베수비오 화산 때문에 파괴되어 영원히 사라진 폼페이와 같다. 폼페이가 UMA WANG의 해체 이론과 디자인에 따른 기록으로 복원된 것이라면, 이 공간은 모든 재료를 이용해 허망하게 잃어버린 문명을 거슬러 올라간 것이다. 또한 죽은 자에게 바치는 헌사이자 역사를 돌아본 뒤 만들어낸 영적인 재생이다. 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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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우 건축가의 '함께 떠나고 싶은 그곳'] 우즈베키스탄의 유적지, 사마르칸트(Samarkand)와 히바(Khiva)volume.23 2022. 5. 30. 22:00
우즈베키스탄의 유적지, 사마르칸트(Samarkand)와 히바(Khiva) 중앙아시아의 터줏대감 격인 우즈베키스탄은 신 실크로드의 중심이자 신 북방정책의 주요 파트너로 국내 기업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나라다. 4년 전쯤에도 다녀왔지만, 최근 ODA(공적개발원조) 프로젝트의 타당성을 조사하기 위해 건축분야 책임자로 다시 방문하게 되었다. 이 나라의 경제 여건은 우리나라에 비해 한참 뒤떨어져 있지만 정책 변화를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최근에는 농업, 자동차, 에너지 인프라, 의료 분야에 진출을 유망분야로 꼽고 있다. 역사가 깊은 도시라서 수도인 타슈켄트 시내에 보존되어 있는 궁전이나 사원과 같은 전통건축들은 건축적 완성도가 높은 편이지만 이에 비해 대부분의 일반적인 현대 건축물들의 수준은 과장된 건축어휘와 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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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경 원장의 행복을 주는 건강 코칭] 잠, 잘 주무십니까?volume.23 2022. 5. 30. 21:04
'잠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잠이 건강에 중요하다는 말이다. 잠을 제대로 못 자면 신체적으로 많은 문제를 일으킬 뿐 아니라 일상생활에도 큰 지장을 초래하곤 한다. 밤에 숙면을 취해야 낮에 제대로 활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수면 장애, 이른바 불면증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불면증이라 함은 잠잘 수 있는 조건과 적당한 환경이 조성되었으나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불면증 환자는 쉽게 잠을 들지 못하거나, 잠이 들어도 자주 깨거나, 혹은 새벽녘에 일어나 잠을 설치는 증상을 보인다. 이게 어쩌다 하루 이틀 정도 겪다 곧 회복되면 괜찮지만 수면주기의 변화, 스트레스, 단기 질병 등으로 인해 2~3주까지 지속되는 단기 불면증을 겪거나 수 주 이상 지속되는 장기 혹은 만성 불면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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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Column] 미래지향적 병원이라구? / 박원배volume.23 2022. 5. 30. 20:55
‘미래지향적’. 병원건축에 있어서 이 단어처럼 지겹게 들어보는 클리셰는 없을 것입니다. 이는 늘 반복되어 강조할 정도로 중요하지만, 역설적으로 제대로 반영하기 힘들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위의 그림에서 보듯이, 우리 인간은 미래에 대해서 예상하는 데에는 늘 젬병임을 입증해왔습니다. 그래서 병원건축에 있어서도 ‘미래지향적’이기 위해 무던히 노력해왔지만, 결국은 병원은 어디에선가는 증축과 리모델링 공사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물론 이는 설계자만의 잘못이 아닙니다. 가장 큰 이유는 병원의 프로그램이 계속 바뀌기 때문입니다. “프로그램이란, 낡은 데이터와 곧 구식이 될 기술을 근간으로, 지금은 없는 전임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기획의 결과물”이란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사회적 요소나 기술 등 의료환경이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