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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진 교수의 '맛있는 집'] 감자적 1번지volume.36 2023. 7. 4. 16:12
시골길 여기저기에 하얗고 예쁜 감자 꽃들이 수수하게 얼굴을 내미는 5월의 마지막 주말에 지인들과 강원도 강릉을 찾았다. 점심 식사로 선택한 메뉴는 ‘감자 요리’였고, 검색을 해보니, ‘감자적 1번지’가 유명한 맛집이라고 한다.
‘옹심이’는 ‘새알심’의 강원도 사투리인데, ‘새알’은 어릴 적 동짓날 팥죽에 들어 있던, 나이만큼 먹으면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고 좋아했던 (지금과는 달리) 그 ‘찹쌀 알갱이’이다. 감자 옹심이는 감자를 갈아서 동그랗게 빚어 멸치 육수에 끓인 강릉 향토 음식인데, 고소한 맛에 쫀득하면서 서걱거리는 식감에 입안에서 행복 시그널이 피어오른다.
‘감자적’은 ‘감자전’의 강릉 지역 말 이라는데, 강판에 직접 갈아서 부드럽지만, 쫄깃한 식감이 느껴지고, 감자 본연의 고소한 맛이 더해져 저절로 엄지 척이 나온다. 갓 부쳐낸 따뜻한 감자적에 강릉산 시원한 생 막걸리를 자연스럽게 한 사발 걸치게 된다.
도토리 들깨 수제비는 도토리의 쫄깃한 식감에 고소한 들깨향이 잘 어우러져서 순식간에 국물까지 클리어했다. 음식들이 다 고소해서 느끼하지 않을까 고민할 필요도 없이 뒤이어 나온 고추장 양념의 얼큰하고 진한 국물의 장칼국수는 입안을 개운하게 하는 별미이고, 감자 음식들과 환상적인 조합을 이루었다.일상을 살맛 나게 해주는 것들 중 하나가 여행간 지역의 ‘찐 맛집’에 가서 향토 음식을 맛보는 것이 아닐까 한다. 덤으로 ‘착한 가격’이면 더할 나위 없을 듯하다.
글. 박효진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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