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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팀장의 병원디자인 라운딩] 대학병원 디자이너의 “일”카테고리 없음 2026. 6. 4. 06:56
대학병원 디자이너의 “일”
병원에서 디자인한다는 것디자이너라면 자신의 직업을 소개할 때 보통은 전공 분야나 직무에 따라 스스로를 설명하기 마련이다. 편집디자이너, 인테리어디자이너, 패션디자이너처럼 말이다. 필자 역시 편집디자이너였고, 전시디자이너였으며, 한때는 ‘연구원’’이라는 타이틀이 적힌 명함을 사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학병원에 근무하게 되면서 직업을 소개하는 방식이 조금 달라졌다. 이제는 스스로를 특정 분야의 디자이너라고 설명하기보다 “대학병원에서 디자인하고 있습니다”라고 이야기하는 편이 더 자연스럽다. 다소 모호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오히려 나의 ‘일’을 가장 정확하게 설명하는 표현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보통 경력이 쌓일수록 디자이너는 더욱 세분화된 전문성을 갖게 된다. 그러나 병원에서의 디자인은 하나의 분야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특수성이 있다. 공간, 사이니지, 그래픽, 사용자 경험, 브랜드, 운영 환경까지 다양한 요소들이 동시에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대학병원의 공간디자인팀에서 일하고 있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흔히 인테리어 디자인을 떠올릴 것이지만 실제 업무의 본질은 단순히 공간을 꾸미는 일과는 조금 다르다. 물론 인테리어적 요소도 포함되지만 공간을 구성하는 물리적 요소는 물론, 앞서 설명한 다양한 요소들을 연결하여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경험까지 함께 설계해야 하기 때문이다. 병원은 환자와 보호자, 의료진, 운영 부서와 시설 환경까지 수많은 요소가 동시에 작동하는 공간이며, 디자인은 그 복잡한 필요와 요구 사이에서 균형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가깝다. 해서 병원 디자이너에게는 하나의 분야를 깊게 고민하는 스페셜리스트의 역량만큼이나 다양한 영역을 이해하고 연결할 수 있는 제너럴리스트의 시선이 중요하다.




▲ 울산대학교병원 공간디자인팀은 Wayfinding, Digitalinterfacedesign, Spacedesign, Graphicdesign 등 다양한 분야의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다. 병원 디자인의 또 다른 특징은 프로젝트마다 다양한 사용자와 끊임없이 조율해야 한다는 점이다. 의료진은 진료/검사 등을 수행함에 있어 업무 효율과 동선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운영 부서는 유지관리와 비용을 고려해야 하며, 신체적, 심리적으로 스트레스 환경속에서 환자와 보호자는 직관성과 편안함을 필요로 한다. 디자인팀은 그 사이에서 가장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 결과물로 구현해야 한다. 공간 개선시는 물론 작은 표지판 하나, 안내 게시물 하나에도 여러 부서와 협업하며 다양한 의견을 듣고 반영하고자 하는 이유다.

▲ 울산대학교병원 25 년 비전실현 프로젝트 중 병동 개선 프로젝트에 참여한 유관 부서와 실무자의 수 
▲ 23년 전면적인 사이니지 개선 작업 시 프로젝트 참여 의료진과 실무자가 목업을 확인 하는 모습 

그래서 병원 디자이너는 모니터 앞보다 현장에서 배울 때가 더 많다. 환자들이 어디에서 멈추는지, 안내판의 어떤 문구를 어려워하는지, 어떤 공간에서 피로감을 느끼는지 직접 관찰하다 보면 디자인 파일이나 도면만으로는 보이지 않던 문제들이 드러난다. 또한 현장의 의료진과 인터뷰하며 사용자들이 실제로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확인해 나가다 보면, 단순한 환경 개선을 넘어 경험을 변화시키는 해결의 실마리를 발견하게 된다.
대학병원 특히 중증도 높은 환자들이 방문하는 3차 병원에서 병원 디자인이 가져야할 지향점은 미적 세련됨보다 사람을 배려하는환경을 만드는데더 가깝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병원디자이너는 단순히 ‘디자이너’라는 정체성만으로는 설명되기 어렵다. 오히려 ‘병원’이라는 공간과 환경에 더 중심을 두고 사고해야 하는 직업에 가깝다. 앞으로도 병원의 복잡한 환경 속에서 사용자들의 경험을 세심하게 관찰하며, 더 이해하기 쉽고 편안한 의료 환경을 만드는 디자인을 고민해 나가고자 한다. 또한 그 과정 속에서 마주한 다양한 경험과 생각들을MagazineHD독자들과 함께 공유해보고자 한다.
글. 김지혜 팀장 (울산대학교병원 공간디자인팀)

김지혜 팀장
- 울산대학교병원, 공간디자인팀 팀장 (2020-현재)
- 울산과학기술원, 과학문화융합 전시 컨텐츠 개발 연구원 (2018-2020)
- Solidlight, INC. Experience Designer (2013-2017)
- The Philadelphia Zoo Exhibit Design Intern (2012)
- Fireman's Hall Museum Exhibit Design Intern (2011)
AWARD & HONORS
- 부산국제디자인어워드 심사위원 (2026)
- 국제과학관심포지엄, 우수논문상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