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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병원으로 사람 사는 공간을 만들다 / 이대서울병원 임수미 병원장 인터뷰 (하)volume.14 2021. 8. 31. 14:52
더욱이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촬영지인 ‘율제병원’이 이대서울병원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큰 화제를 모았다. TV에서 보여진 ‘율제병원’은 일반 병원과 다른 모던하고 간결하면서 자연 친화적인 디자인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대서울병원 디자인의 강점은 외래환자와 입원환자가 분리된 동선과 공간이다. 외래환자와 입원환자가 다니는 동선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마주칠 염려가 전혀 없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그 중요성을 절실히 깨달은 만큼, 애초에 시작 단계부터 엘리베이터조차 구역별로 분리해 놓은 설계가 미래지향적이었다고 판단된다.
특히 이대서울병원은 보구녀관과 아트 큐브, 수요음악회 공간이 주요 포인트가 되고 있다. 보구녀관은 '2019년 대한민국 한옥공모전’에서 올해의 한옥상을 수상한 만큼, 섬김과 나눔의 정신을 건물 안에 잘 녹여냈다. 아트 큐브는 두 달에 한 번씩 작품이 바뀔 정도로 작가들 선정에 있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곳은 직원들과 환자들의 힐링 공간으로, 새 작품이 걸리면 환자들이 제일 먼저 알아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아트 큐브 앞 계단에서는 매주 수요일 ‘수요음악회’를 진행한 가운데, 3층 방주교회의 구조물이 라운드형의 천정을 만들어 조형적인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임 원장은 “앞으로 병원은 사람을 위한 공간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면서 “환자들이 아파서 진료를 보러 병원에 오기도 하지만 진료 외에 아트 큐브를 구경하러 올 수 있는 병원, 그리고 잘 늙어갈 수 있도록 도움을 받는 병원, 그러면서 음악회도 즐기는 등 이대서울병원은 미래지향적인 ‘사람 사는’ 공간으로 가꿔나가겠습니다”라며 병원 디자인의 비전을 보여주었다.
6. 앞서 언급해주셨듯, 현재 이대서울병원은 현재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촬영지 ‘율제병원’으로 유명합니다. 병원 내부를 보면 일반 병원과 다른 모던하고 간결하면서 자연 친화적인 디자인으로 눈길을 끕니다. 이대서울병원 전체 디자인 컨셉과 특징은 무엇인지 자세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의료시설은 의학의 발전과 함께 꾸준히 첨단화되고 있으며 의료시설계획 역시 치료와 치유에 대한 개념의 변화를 반영하면서 발전하고 있습니다. 과거 의료시설이 진료 기능 중심의 공간이었다면, 오늘날의 의료시설은 환자 중심으로 환자의 치료와 치유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물리적, 정서적 치유환경까지 고려되고 있습니다. 이대서울병원이 우선적으로 주목한 것은 「세계적인 수준의 지속가능한 병원」을 구현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에너지와 운영비용의 절감은 물론 쾌적한 실내·외 환경, 과학적 공조시스템 마련으로 환자의 치유환경을 조성하고 프라이버시 확보, 스트레스 감소와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는 데 설계 목표를 두었습니다. 더욱이 직원을 위한 개선된 직무환경 조성으로 직원 삶의 질 향상을 통한 환자치유 및 만족도를 제고시키는 데 집중했습니다.
이대서울병원 디자인의 강점은 외래환자와 입원환자가 분리된 동선과 공간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그 중요성을 깨달은 만큼 환자와 입원환자가 다니는 동선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마주칠 염려가 없습니다. 또 한 가지 제일 중요한 것은 빛이라고 생각합니다. 호스피털(hospital, 병원)의 어원은 호텔에서 가져왔습니다. 그만큼 병원은 사람들을 편히 쉬게 해줘야 하는 공간입니다. 이를 위해 병원치료에서 체일 중요한 것은 빛이고 공기입니다. 우리 병원은 ‘ㅁ’자 구조로 되어 있고, 중간에 중정이 들어있습니다. 모든 병실마다 창이 있습니다. 안쪽에 계신 분들은 창을 통해 힐링 가든을 보실 수 있고, 바깥쪽에 계신 분들은 외부의 거리를 볼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전체 건물을 빛으로 감쌌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우리 병원의 빛과 푸른 녹음이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어 만족합니다. 더욱이 처음에는 새로운 건물이기에 페인트 냄새나 먼지가 환자들에게 악영향을 미칠까 봐 걱정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중앙공급실에 공기를 넣을 때 피톤치드를 사용했습니다. 돈이 많이 들었습니다(웃음).
마지막으로, 우리 병원 내 개원하지 않는 병동 하나를 ‘슬기로운 의사생활’ 측에 제공하여 자체적으로 세트장을 만들 수 있게 했습니다. 그곳에서 주말에만 촬영하고 있습니다. 드라마 내에서 5명의 의사가 매번 밴드 연습하고 있는 장면을 보셨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수요음악회’ 자리에 모셔서 환자들을 위한 음악회를 해보면 어떨지 요청을 드렸습니다. 고려해 보신다고 하셨는데 아직 모르겠습니다. 저희가 ‘거리두기’를 잘하고 마스크도 잘 쓰고 있을 테니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웃음). 또한 전미도 배우는 우리 이화의료원에 홍보대사를 해주기로 하셨습니다.
7. 특별히 원장님이 보시기에 가장 내세울 만한 공간 포인트가 있다면 어디인지 자세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2020년 서울시 건축상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한 우리 병원의 가장 큰 장점은 ‘볕이 좋다’는 것입니다. 병원 위치가 공항 옆이라 건축물을 높이 세우지 못하는 제약 속에서 모든 병실에 채광이 유입되도록 외부에 면한 창을 냈습니다. 병원은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곳이기 때문에 고유 기능이 아주 중요한데요. 환자들을 위해 너무 먼 이동 거리는 안되고 구조 역시 복잡하지 않고 단순해야 합니다.
건물 로비부터 보이는 아트 큐브는 두 달에 한 번씩 작품이 바뀝니다. 현재 여러 작가가 대기하고 있고, 직원들과 환자들의 힐링 공간으로 너무나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환자들은 새 작품이 걸리면 제일 먼저 와서 보시고 위안을 받으신다고 말씀하십니다. 특히 아트 큐브 앞 계단에서는 매주 수요일 날 앞서 언급했던 ‘수요음악회’를 진행했었습니다. 오케스트라 및 가수, 내부 성가단의 공연도 했었지만, 지금은 코로나가 4단계로 격상되어 운영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또한 우리 병원은 자체적으로 아트맵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트맵은 환자들이 진료를 보기 위해 병원에 오셨다가 기다리는 시간에 작품을 투어 할 수 있는 지도입니다. 예를 들어 30분 정도 기다려야 하면 30분 동안 투어 가능한 A코스, 또 1시간 투어 가능한 B코스 등으로 마련되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스노우맨>입니다. 이대서울병원은 현재 발산역과 연계되어있는데, 아마 우리나라에서 지하철역과 가장 가까이 연결된 병원일 것입니다. 5호선 발산역 8번 출구 계단에서 위를 올려다보면 보면 엄마 눈사람이 아래로 기울어져 있습니다. 밑에는 아기 눈사람이 있습니다. 엄마가 아기를 쳐다보고 있는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럽습니다. 이 눈사람은 사계절 내내 녹지 않아, 영원한 순수함을 상징합니다. 또 마주 보고 교감하는 모습을 통해 사랑과 유대를 보여줍니다. 두 개의 새하얀 눈사람은 맑고 깨끗한 느낌을 주며 행복과 따스함을 일으킵니다.
병원 앞 <호프 버드>는 유명 작가 Jaime Hayon의 조각 작품으로, 손을 이마에 대고 있는 새의 모습입니다. 마치 사람들에게 경쾌한 인사를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며, 혹은 먼 곳을 내다보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관람자마다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데 병원 내방객뿐 아니라 일반 보행자들과도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유쾌한 작품입니다.
이렇게 좋은 작품들이 이대서울병원에 포진되어 있습니다. 작가들 선정은 조형예술대학 학장님이 저희 아트 큐브의 운영을 맡아주시면서 진행하고 계십니다. 특히 고가의 작품이 아니더라도 우리 건물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8. 환자 중심 디자인에 있어 다른 병원과 다른 특화된 설계 시스템이나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공간은 어디인지 말씀해주세요.
환자들이 가장 만족하는 공간으로 4층 힐링 가든과 보구녀관을 뽑고 싶습니다. 병원 4층에서 뻥 뚫린 중앙 정원인 힐링 가든은 환자들이 휴식을 취하는 옥상공원입니다. 울창하고 푸르른 자연의 모습과 늦은 밤 노을이 지는 모습이 어우러질 때는 장관이 연출됩니다. 특히 비움 속에 편안함이 느껴지며, 치유되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한 가치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힐링 가든에 있는 작품 <꿈꾸는 새>는 도시의 삶 속에서 안식과 휴식, 생명과 행복의 이미지를 보여줍니다. 꿈꾸는 새는 평화와 풍요, 건강을 전달하는 희망의 메신저 같은 역할입니다.
또 한 곳은 보구녀관입니다. 보구녀관은 의과대학과 병원을 연결하는 브릿지 너머에 있습니다. 의과대학 학생들은 병원에 들어오기 전, 보구녀관을 통해 ‘섬김과 나눔’의 정신을 다시금 되새기게 됩니다. 사실 지금 세대는 남보다 개인을 먼저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의과대학 학생들은 보구녀관의 정신을 이어받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특히 '2019년 대한민국 한옥공모전’에서 올해의 한옥상을 수상한 '보구녀관(普救女館)'에 대해, 국토부의 심사평가단은 “현대적인 건축물과 외부 공간 속에서 적응해나가는 한옥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보구녀관은 한옥에 새로운 용도와 맥락을 결합한 좋은 사례”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보구녀관 복원 후에는 유경하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님을 포함한 역사고증팀이 구성되었고, 역사바로찾기 모임을 매주 열고 있습니다.
9. 직원들의 편의를 위한 공간은 어디이며, 어떤 컨셉으로 디자인했는지도 궁금합니다.
직원도 또 다른 고객이라고 생각합니다. 환자들은 병원에 단기간 있다가 가시지만, 2,000명이 넘는 우리 직원들은 이곳에서 사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자기 인생에 3분에 1을 병원에서 보낸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직원들을 위한 공간에도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현재 부서별로 ‘부서 건강 챙기기’ 실천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보험팀의 경우, 온종일 컴퓨터에 앉아 있는데 점심에 유튜브를 틀어놓고 스트레칭을 합니다.
지하 2층에는 대나무밭으로 둘러싸인 중정이 있는데,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근무하다가도 틈틈이 산책하면서 리프레시 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그 옆에는 큰 규모의 체력단련실이 있어 직원들이 점심 식사를 마친 후 탁구도 치면서 헬스도 하는 알짜 공간입니다. 또한 제일 좋은 공간은 아마도 카페거리일 것입니다. 현재 지하에는 커피숍들이 많이 들어서 있습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도 나왔듯이 직원들은 카페에 가서 차 한 잔 하면서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보구녀관 앞에 텃밭도 만들어놨습니다. 텃밭은 직원들에게 분양해놓은 상태입니다. 어느 부서는 가지를 키우고 다른 부서는 바질을 키우는 등 점심시간에 나와서 뜯어가기도 합니다. 그런 것들이 직원들에게도 상당한 시너지를 주고 있습니다.
10. 병원이 다 지어진 후 그동안 설계 과정을 지켜보시면서 완성도에 있어 어느 정도 만족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병원 설계는 2014년부터 시작했고 저는 2015년에 교육수련부장을 하면서 같이 팀에 합류했습니다. 제가 영상의학과 의사이기에 영상진료를 위한 아이디어를 계속 같이 진행했었습니다. 현재 병원 내부를 살펴보면 환자들이 많이 보이지 않아서 궁금해 하실 수도 있습니다. 아마도 ‘왜 이렇게 휑하지?’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환자들이 어딘가에 다 들어가 계십니다. 그만큼 스트리트가 따로 나뉘어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 외래환자가 다니는 스트리트가 따로 있고, 입원환자가 다니는 스트리트가 따로 있습니다. 절대 섞이지 않고 복잡해 보이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대서울병원은 기본 병실이 3인실입니다. 아마도 3인실 병원은 어디에도 없을 것입니다. 특히 3인실도 코로나와 같은 위중한 감염이 있을 때는 전부 1인실로 만들 수 있게 가변형으로 구축했습니다. 처음 모든 병실에 1인실을 계획했을 때, 다들 의아해했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전부 1인실이면 저희가 지금 이렇게 운영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가변형 아이디어를 누군가 내주시고 3인실로 가게 됐습니다. 물론 처음 의도한 대로 되지는 못했지만, 언제든 저희가 가변형으로 1인실을 만들 수 있어서 굉장히 만족스럽습니다. 이렇게 코로나로 감염이 확산될지 그때는 머리로만 생각했지만, 몸으로는 느끼지 못했습니다. 이런 시기에 3인실 만으로도 충분히 잘 운영되고 있음에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현재 격리실과 음압실까지 들어 있는 1인실들이 많이 있어 코로나 환자들도 보고 있습니다. 중환자실은 전부 1인실로 운영 중입니다. 그런 시스템하에서 가장 힘든 점은 의료 인력일 것입니다. 모든 환자에게 의료진이 각각 한 명씩 담당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모든 의료진이 ‘섬김과 나눔’의 정신을 이어받아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전부 운동화를 신고 다니기도 했습니다. 병실을 한번 라운딩하면 7천 보, 8천 보 정도로 넓다 보니 교수님들도 운동화로 바꿔 신는 게 오히려 운동도 되고 편하다고 하십니다.
11. 이대서울병원을 한 번쯤 와본 이들이라면, 디자인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을 만큼 압도적입니다. 원장님이 생각하시기에 앞으로의 미래 병원은 어떻게 변화되고 설계될 것으로 예상하시는지 개인적인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앞으로 병원은 사람을 위한 공간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환자들이 아파서 진료를 보러 병원에 오기도 하지만, 진료 외에 아트 큐브를 구경하러 올 수 있는 병원, 그리고 잘 늙어갈 수 있도록 도움을 받는 병원, 그러면서 음악회도 즐기는 등 말 그대로 ‘사람 사는’ 공간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옛날 병원은 꼭 아파야 오는 곳이고 다시 오고 싶지 않을 정도로 삭막한 분위기였다면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환자도 사람이고 의사도 사람인 만큼, 같이 상생하는 ‘사람 사는’ 공간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정말 감염만 잘 컨트롤 할 수 있다면 누구나 언제든지 들어올 수 있는 병원이 많아질 것입니다. 그러면서 자기가 스스로 힐링 받고, 필요할 때는 의사의 도움을 받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병을 치유하는데 의료진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환자입니다. 환자가 이겨내려는 의지와 평화로운 마음이 있다면 같은 상황에서도 훨씬 빨리 쾌유하는 경우를 수 차례 경험했습니다. 우리 병원 내 아름답고 평화로운 환경이 환자분들에게 잠시나마 위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환자를 섬세하게 껴안을 수 있는 공간을 조성했습니다.
저희가 현재 유튜브를 굉장히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나오는 ‘99즈’처럼, TV에 나오는 5명의 의사와 실제적으로 나이가 똑같은 우리 병원 의사들이 모여서 유튜브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진료적으로 도움을 드리고 있습니다. 사실 ‘수요음악회’ 공간이 계속 오픈될 수 없다면, 저기서 하는 음악회들을 온라인으로 선보일 계획도 하고 있습니다. 출연진들의 ‘수요음악회’ 공연이 꼭 실현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렇게 ‘사람 사는’ 공간이 필요합니다.
◎ 이화여자대학교 의료원 YOUTUBE 채널 Link
12. 2020년 취임하시고 벌써 1년 반이 지났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부분과 만족스러웠던 부분이 있으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각각 어떤 부분이었는지 말씀해주세요.
만족스러운 부분은 코로나 시대에 정말 방역을 잘했다는 점입니다. 이 거대한 건물에 어떻게 하면 코로나가 들어오지 못하게 할 것인지가 관건이었습니다. 엘리베이터가 병원 내 40개 정도 되고 문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처음에는 그것을 다 차단하면서 한 곳만 오픈했습니다. 이후 자체적으로 관리하는 노하우가 생기면서 두 개, 세 개정도 더 오픈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만큼 정말 방역은 잘한 것 같습니다. 또한 1000병상 시대를 준비하는 일반 종합병원이 아니라 대학병원이 상급종합병원으로 향하기 위한 조혈모세포이식실, 신생아중환자실 등을 운영한 것이 제가 한 일 중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아쉬운 점은 의료진들이 피로도가 심하다는 점입니다. 전공의가 없다 보니 교수님들이 당직을 서고 계십니다. 밤새워 응급실을 들락날락하는 교수님들이 많습니다. 그만큼 상당히 피로도가 쌓여있고 더 좋은 의료진을 많이 모셔서 하는데 여건상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 것들에 아쉬움이 있지만, 나름 많이 확장했고 처음 제가 원장이 됐을 때 400병상이었습니다. 지금은 750병상으로 늘릴 정도로 간호사들부터 의사, 그 외에 도와주시는 업무팀, 청소하시는 분들 등 모두 좋은 분들로 채울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13. 마지막으로 이대서울병원의 올해 목표와 비전은 무엇인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대서울병원의 비전은 의료산업화를 리드하는 병원이 되는 것입니다. 이대서울병원은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2021 의료데이터 중심병원 지원사업' 컨소시엄에 2년 연속 선정됐는데요. ‘의료데이터 중심병원 지원사업’은 임상 빅데이터 활용 및 공동연구 활성화를 위해 의료기관, 제약사, ICT 기업 등 산·학·연·병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우리가 가진 지식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래 대한민국 의료의 먹거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병원이 될 것입니다.
가장 기본으로 돌아가서, 병원의 존재 이유는 치료와 건강입니다. 이대서울병원은 지난 해 개원 2주년 만에 모아센터가 500번째 분만을 달성했고, 신생아 중환자실을 확장했습니다. 구멍 하나로 수술하는 SP로봇수술 분야에서 산부인과 영역 최초 500례, 비뇨의학과 영역에서도 아시아와 국내 최초로 100례를 돌파하는 등 단일공 로봇수술 분야를 이끌어나가고 있습니다.
우리 병원은 심평원 적정성 평가에서도 위암, 유방암 분야에서 100점 만점에 100점을 맞아 1등급을 획득했습니다. 중증 질환에 강한 이대서울병원으로서 자리매김해 향후 상급종합병원으로 나아가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입니다.
특히 우리 병원은 김포공항과 가까워 김포에서 환자도 많이 오시고 제주도에도 오고 계십니다. 사실 국제선들이 주로 내리는 김포공항을 생각하면서 마곡지구에 이대서울병원을 설립한 것입니다. 일본이나 중국에서 가까이 오실 수 있도록 준비해놨는데, 지금 코로나 때문에 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강서 미라클 메디 특구’로 지정되었습니다. 이대서울병원이 들어선 이후 현재 이 지역이 많이 개발되고 변화되고 있어 앞으로 기대가 큽니다.
인터뷰이. 이대서울병원 임수미 병원장
글. 헤렌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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