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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주는 건강 코칭] 지혜롭게 산다는 건 뭘까?카테고리 없음 2026. 6. 3. 09:04

살아보지 않은 삶을 준비하는 것
삶이 왜 힘들까?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작은 문제라면 버틸 수 있다. 하지만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큰일이 닥치면 삶은 무너진다. 사랑하는 가족의 갑작스러운 죽음, 전혀 예상 못한 질병, 잘 될 줄만 알았던 투자의 실패, 행복하리라 믿었던 결혼 생활의 위기 — 이런 것들이 인생을 뒤흔든다. 그래서 인생은 결국 트러블 슈팅(trouble shooting), 즉 문제 해결의 연속이다. 그리고 문제는 언제 오는가? 준비하지 않았을 때 온다.
그렇다면 지혜롭게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그것을 한 문장으로 정의한다. 살아보지 않은 삶을 미리 준비하는 것. 경험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는 건 맞다. 그러나 그 무지를 핑계 삼아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경험하지 않고도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있다. 이미 살아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그들의 책을 읽고, 강연을 찾아 듣고, 그 안에서 삶의 지혜를 빌려오는 것이다.
나는 젊어 봤다故 이어령 교수가 젊은이들에게 남긴 말이 있다. "너는 늙어 봤냐? 나는 젊어 봤다." 짧지만 강렬한 일갈이다. 늙음을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늙음을 모른다. 그러나 젊음을 살아온 노인은 젊음도 알고 늙음도 안다. 세월이 쌓아준 앎이다.
인간은 경험한 만큼만 안다. 이 단순한 사실이 나를 오래 붙잡았다. 나는 60세에 처음 운동을 시작했다. 그전까지는 몸을 돌보는 것이 이렇게 중요한 일인지 몰랐다. 직접 해보고 나서야, 근육이 붙고 체력이 살아나는 것을 느끼고 나서야, 운동이 단순한 건강 관리가 아니라 삶을 능동적으로 설계하는 행위라는 것을 알게 됐다. 제주도 해변에서 바디 프로필을 찍은 그날, 나는 아무도 대신해줄 수 없는 것을 스스로 해냈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나는 책을 읽고, 강연을 듣고, 꾸준히 운동을 한다. 이 세 가지는 내가 살아보지 못한 삶을 미리 배우는 방식이다. 어제의 나보다 오늘의 내가 조금 더 준비된 사람이 되기 위한, 조용하지만 지속적인 노력이다.
나는 몇 살까지 이 동작을 할 수 있을까?
나는 매일 새벽 운동을 한다. 그 시작은 언제나 20분간의 스트레칭이다. 주변에서는 의아하게 본다. "무슨 스트레칭을 그렇게 오래 해요?" 나의 대답은 늘 같다. 다치지 않는 운동이 최고다. 무리해서 부상을 입으면 그날의 운동만 날리는 게 아니다. 쌓아온 루틴이 무너지고, 회복하는 데 몇 배의 시간이 든다. 그래서 나는 가장 먼저, 가장 정성스럽게 스트레칭을 한다.
스트레칭 말미에는 반드시 낙상 예방 균형 훈련을 한다. 한 팔로 같은 쪽 발목을 잡고, 반대쪽 팔을 쭉 펴서 상체를 앞으로 숙인 채 1분을 버틴다. 그리고 발을 바꿔 똑같이 반복한다. 이것을 시작한 지 5년이 넘었다. 처음에는 30초도 버티기 힘들었는데, 지금은 흔들림 없이 1분을 넘긴다.
이 동작을 하면서 나는 가끔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몇 살 때쯤 이 동작을 더 이상 못 하게 될까?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그날이 반드시 온다는 것을 나는 안다. 백세 인생을 살기 위한 나만의 실험이다.
이 훈련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다. 의학적으로는 FRA(Fall Risk Assessment), 즉 낙상 위험 평가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전방 균형 능력과 중심 이동 조절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노화 수준을 측정하는 검사다. 미국 재활의학회의 Tracy Espiritu McKay 교수는 한 발로 서는 능력이 뇌의 반응 속도, 일상생활 수행 능력, 감각 기관으로부터 정보를 통합하는 속도를 반영한다고 말한다. 더 나아가 한 발 서기 훈련이 균형 조절 능력을 크게 향상하고, 실제 뇌 구조까지 변화시킨다고 한다(BBC, 2026).
브라질의 운동 의학 전문의 클라우지우 아라우주 박사는 더 직접적인 데이터를 내놓았다. 2008년부터 2020년까지 51세에서 75세 성인 1,702명을 추적한 결과, 10초 한 발 서기를 수행하지 못한 중장년층은 약 7년의 관찰 기간 동안 통과한 사람들에 비해 전체 사망 위험이 84% 더 높았다(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 2022). 한 발로 10초를 버티는 것이 단순한 균형 감각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는 뜻이다. 다행인 것은, 훈련을 통해 이 능력을 크게 향상할 수 있고, 그것이 노화 지연과 수명 연장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언젠가는 못 하는 날이 온다 — 그래서 오늘 한다
지혜는 거창한 데 있지 않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오늘 하는 것, 그리고 언젠가 못 하게 될 날을 알기에 오늘 더 정성껏 하는 것 — 그것이 지혜다. 나는 《자기 인생의 각본을 써라》에서 이런 말을 했다. 인생은 남이 써준 각본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설계하고 스스로 연출하는 것이라고. 내가 새벽마다 스트레칭을 하고, 균형 훈련을 하는 것은 바로 그 각본의 한 장면이다.
준비되지 않은 사람에게 나이는 좀도둑처럼 온다. 어느 날 갑자기 무릎이 말을 듣지 않고, 계단이 두려워지고, 익숙했던 동작이 낯설어진다. 하지만 준비한 사람에게 나이는 예고된 손님이다.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기에, 두렵지 않다.
故 이어령 교수는 젊어봤기에 늙음을 알았다. 나는 늙어가고 있기에, 더 늙어갈 날을 안다. 그 앎이 오늘 새벽을 깨운다. 균형을 잡고, 한 발로 버텨낸다. 이 동작을 못 하는 날이 오기 전까지, 나는 계속할 것이다.
지혜롭게 산다는 건 결국 이것이다. 언젠가 못 하게 될 것을 알기에, 할 수 있는 오늘에 최선을 다하는 것. 그리고 그 오늘들이 쌓여,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내일을 만들어낸다. 나는 그 내일을 향해, 오늘도 한 발로 버틴다.
가정행복코치, 건강칼럼니스트
이수경 Dream
이수경 원장
기업 경영자이자 가정행복코치이며 건강칼럼니스트.
직장생활을 28년간 했고, 그 후 기업 경영자로 16년째 살아오면서 저술, 강의, 방송 출연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자기경영, 가정경영, 일터경영의 세 마리 토끼를 찾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가정행복코칭센터 원장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자기 인생의 각본을 써라」, 「차라리 혼자 살 걸 그랬어」, 「이럴 거면 나랑 왜 결혼했어」 가 있다.
이메일 : yesoks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