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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서울병원의 전신, 보구녀관volume.14 2021. 9. 2. 11:29
보구녀관(普救女館) 은 1887년 미국인 선교사 메리 스크랜튼에 의해 세워진 국내 최초의 여성 전문 의료기관이다. 1886년 한국 최초의 여학교인 이화학당을 설립한 스크랜튼 여사는 당시 남성 의사에게 진료받기 꺼려했던 여성환자들의 치료받을 권리를 지키기 위해 학당 근처에 보구녀관을 설립했다. 1888년 고종이 직접 하사한 병원명에는 '여성을 보호하고 구한다'는 뜻이 담겨있다.
1887년 10월 31일 초대 보구녀관장 메타 하워드가 정동에 위치한 시병원에서 처음 여성환자를 진료하면서 시작된 보구녀관의 역사는 개시한 이래 로제타 셔우드 홀, 릴리안 해리스, 엠마 언스버거, 박에스더, 아만다 힐만 등 여성 의사들의 헌신 아래 많은 여성과 어린이가 치료받았다. 환자진료뿐만 아니라 한국 의학의 발전에도 기여한 보구녀관은 의료선교와 의학,간호 교육에 힘쓰며 한국 최초의 여성의사 박에스더와 최초의 간호사 이그레이스, 김마르다를 배출했다.
본래 정동 이화학당 근처에 위치한 한옥을 개조하여 병원의 구성을 갖추었던 보구녀관. 내부에 대기실, 진료실, 수술실, 약제실과 입원실까지 갖춘 한옥 병원에서 1913년까지 진료를 진행했다. 꾸준히 진료수가 증가함에 따라 동대문에 보구녀관의 분원인 볼드윈 진료소를 설립하고, 그 자리에 동대문 부인병원을 신축하여 이후 보구녀관을 완전히 통합한다.
이후 1921년 이화유치원 건립으로 철거된 한옥건물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가, 2019년 이대서울병원 신축과 함께 보구녀관 건물 복원사업을 통해 133년만에 복원되었다. 보구녀관 3대 병원장이었던 로제타 홀의 일기를 근거로 옛 모습을 그대로 살린 128㎡ 규모의 한옥은 당시 보구녀관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현재는 박물관, 전시실, 영빈관의 기능을 갖춰 환자 및 시민들에게 상시 개방하고 있다.
보구녀관 초대 관장인 김영주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가장 현대적인 이대서울병원 앞에 가장 오래된 여성전문병원을 복원한 것은 이화의료원의 뿌리를 절대 잊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보구녀관의 가치를 발전 계승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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