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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년 전 섬김과 나눔의 정신을 잇다 / 이대서울병원 임수미 병원장 인터뷰 (상)volume.14 2021. 8. 31. 14:29
‘섬김과 나눔의 정신이 깃든 메디컬 허브’
사람을 섬세하게 껴안는 공간과 비전으로 의료산업화를 리드하다!이대서울병원 임수미 병원장 현재 이대서울병원은 개원한 지 불과 2년 사이에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2019년 처음 개원할 당시 국내 대학 병원 최초로 기준 병실 3인실, 중환자실 1인실로 새로운 병실 체계를 구축하면서 국내 의료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특히 3인실 경우 코로나와 같은 위중한 감염이 있을 시, 전부 1인실로 바꿀 수 있게 가변형으로 설계된 점도 인상 깊다. 그러던 와중에 2020년 제2대 임수미 병원장의 취임 당시, 코로나19 전파가 확산되어 취임식도 제대로 열지 못했으나, 당시 상황을 교두보 삼아 이제는 성장의 중추적 밑거름이 되었다.
임수미 병원장은 서울시 최초로 드라이브 스루 선별 진료소를 개소해 무려 393일 동안 하루 100대 이상 검사를 실시했으며, 현재 백신위탁센터 및 이상반응 클리닉까지 운영하고 있다. 더군다나 처음부터 감염병이 만연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서 건물 자체 내 공조시설이 분리된 설계로, 병원 내 코로나가 단 한 차례도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또한 이대서울병원 첨단의생명연구원에서 마곡 일대 IT/BT 기업들과 교수들, 사업가들이 함께 연구하고 사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이화 첨단 융복합 메디헬스케어 클러스터’를 구축했다. 그밖에 조혈모세포이식센터, 모아센터, 로봇수술센터, 웰에이징센터, 웰니스건강증진센터 등 차별화된 진료 서비스로 현재 수많은 사람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어려움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외유내강의 힘을 발휘한 임수미 병원장의 곧은 심지가 빛을 발한 결과였다. 임 병원장의 탄력적인 운영과 폭넓은 시각이 이대서울병원을 발전시키는 크나큰 원동력이 되었다.
1. 2019년 정식 문을 연 이대서울병원이 어느덧 개원 2주년을 맞았습니다. 이대서울병원의 설립 취지와 목적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이대서울병원은 1887년 최초의 여성 전문 병원인 보구녀관(普救女館)을 계승합니다. 미국 북감리회 여선교단이 설립한 보구녀관에서는 수십 명의 의료 선교사가 파견되어 조선의 여성과 아동을 돌봤습니다. 보구녀관이라는 이름은 고종 황제가 지어주었고, 영어로는 'House for Many Sick Women'(많은 아픈 여성들을 위한 집)‘이라 불렸습니다. 당시 황제가 내려주는 컬러(블랙)가 따로 있었는데, 저희는 그것을 토대로 보구녀관을 새롭게 구현했습니다.
(좌) 1887년 설립된 보구녀관 / 2019년 복원된 보구녀관 130년 전, 미지의 작은 동양의 나라였던 조선의 여성들을 구하고자 미국 북감리교회에서 ‘로제타 홀’, ‘릴리안 해리스’ 등의 의료 선교사들이 오셨습니다. 그분들의 도전과 개척 정신을 이어받았던 박에스더(1호 한국 의사) 선배님이 보구녀관을 시작한 것입니다. 이대서울병원은 과거 선배님들의 ‘섬김과 나눔’의 정신을 계승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처음 이대서울병원 개원에 맞춰 보구녀관을 당시 모습 그대로 복원했습니다. 보구녀관을 가보시면 그때 사용했던 수술 도구, 약병 등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돈이 없었던 평민들에게 달걀 하나, 병 하나 등을 병원비(?)로 받았으며, 약을 담아줬던 병도 모아놨습니다. 그만큼 의미 있는 공간으로, 현재 일반인들도 들어가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예전 선생님들의 사진과 진료 공간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 지난해 원장님의 취임 이래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대표적인 성과 및 업적은 무엇인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사실 취임 당시(2020년 2월 1일) 코로나19 전파가 시작되었습니다. 그해 설날, 코로나로 인해 병원에서 난리가 난 상황이었던 터라, 긴급회의를 시작했고 취임식도 하지 못했습니다. 지금까지 전 세계가 코로나와의 전쟁 중입니다. 저희는 병원 내 집단 감염 가능성을 차단하고 코로나19 중증 환자 치료 병상 확보와 유지를 위해 애썼습니다.
먼저 서울시 최초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를 개소해 무려 393일이나 운영했습니다. 강서구 주민뿐만 아니라 주변인까지 하루 100대 이상 검사를 시행했습니다. 드라이브 스루 선별 진료소는 차에 탄 채 코로나 검사를 하기에 바이러스 노출 우려가 없고 검사 시간을 단축하다 보니 많은 분께 호응을 얻었습니다. 이것은 모두 병원 구성원 전체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방역을 잘 진행했기 때문에 병원 안에는 전혀 코로나가 들어오지 못했습니다. 저희는 강서보건소, 강서구청과 함께 방역 활동들을 꾸준히 했고 현재는 백신위탁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백신을 맞고 난 후의 이상반응 클리닉까지 운영하게 됐습니다.
이대서울병원에 마련한 선별 진료소 두 번째는 처음 개원해서 아주 기본적인 진료만 시작했습니다. 이후 대학병원으로서의 준비로 조혈모세포이식실, 고위험 산모실, 신생아 중환자실 등 중환자 진료를 위한 병실 확장, 또한 웰에이징센터, 웰스테이 병동 등의 특수진료시스템을 오픈했습니다. 사실 처음부터 감염병이 만연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하고 이 건물을 지은 것입니다. 그런 가운데 공조시설이 다 분리되어 있다는 점을 높이 사고 싶습니다. 대부분의 병원은 한 곳에서 뽑은 공기가 병원 내에서 돌고 흐른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전체 구역이 바깥으로 공기를 빼도록 설계한 것입니다. 이렇게 코로나가 터질 것이라고 생각지 못했는데, 설계 당시부터 계획되었던 일이라 모두 감탄할 지경입니다. 엘리베이터도 구역별로 나뉘어있으며, 격리실, 음압실 등도 갖추어져 차근차근 오픈한 상황입니다. 현재는 코로나 중환자들도 오고 있어 이를 위한 준비도 체계적으로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우리 병원은 아직 상급종합병원이 아닙니다. 현재 대학병원이 상급종합병원이 되려면 기본 5년 정도의 기간이 필요합니다. 그만큼 상급종합병원으로서의 자질을 갖추기 위한 준비 기간이 필요한 것이죠. 저희는 이 기간 동안 중증환자들을 위한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갖추었다고 자부합니다. 특히 원장실이 있는 7층이 웰스테이 병동이자 VIP 병동으로 사용 중이며, 1층에는 웰에이징센터를 만들었습니다. 웰에이징센터는 신경과, 재활의학과, 성형외과, 피부과, 가정의학과가 참여해 신체균형, 미용성형, 피부미용, 인지기능, 평생건강관리의 5개 분야 앞 영어 글자를 따 조합된 ‘로열 프로그램(ROYAL Program)’을 개발해 제공합니다. 쉽게 말해, 비만 치료나 디톡스 케어, 도수치료 등 사람들이 나이 들면서 필요한 모든 부분을 한꺼번에 진료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더구나 올해는 이화여대가 창립한 지 135주년이 되었습니다. 그만큼 이화여대 출신 선배님들이 매우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나이 드신 선배님들은 이곳을 굉장히 필요로 하십니다. 그런 선배님들이 오시면 7층 웰스테이 병동에서 숙박하시면서 건강검진을 편안하게 보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화인들과 선배님들 포함, 사회에 공헌하신 분들을 위한 웰에이징센터는 다른 대학병원과 달리 차별화된 시스템을 자랑합니다.
3. 원장님께서 개원 2주년 온라인 기념식에서 1천 병상 시대를 선포하셨습니다. 1천 병상 시대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오셨는지 궁금합니다.
이대서울병원은 본격적인 천 병상 시대를 앞두고 '진료 시스템 효율화 및 혁신' '연구지원 시스템 선진화를 통한 기술사업화' '지리적 이점을 활용한 국제진료 활성화' 등의 주요 중점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1,014병상을 만들어놨으며, 현재 750병동만 운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1천 병상을 모두 사용하기 위해서는 분야별 전공의가 필요합니다. 아직 우리 병원은 전공의가 없습니다. 올해부터 처음으로 인턴 선생님들이 근무를 시작했고, 내년부터 전공의 선생님들을 맞이할 계획입니다. 특히 교육도 진행하면서 환자 치료도 병행할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은 아마 2025년이 되어야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때는 전공의가 1년 차부터 3년 차까지 들어와 있기 때문에 1014병상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이를 위해서 올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고민했습니다. 제일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병원이 환자만 보는 것만이 아니라 연구도 병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연구를 정말 제대로 해서 환자 치료에 적용하고, 그것을 또 산업화하면서 병원에서 이익도 얻고, 그 수익으로 다시 환자 치료에 투자하는 선순환이 되어야 하죠. 단순히 병실만 크다고 좋은 병원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이대서울병원 VIP특실 이대서울병원 VIP특실 그래서 이대서울병원은 연구중심 병원으로서 이대목동병원, 이화여자대학교와 협업해 ‘이화 첨단 융복합 메디헬스케어 클러스터’를 구축했습니다. 특히 이대서울병원 첨단의생명연구단은 지난 5월, 한승호 신임 연구원장을 영입했습니다. 그러한 연구의 산업화를 위해서 저희는 M벨리(마곡 벨리)라는 이름으로 차근차근 준비 중입니다. 첨단의생명연구원은 마곡 일대 IT/BT 기업들과 교수들, 사업가들이 함께 연구하고 사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많은 교수가 필요로 하는 곳에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나아가 사업에 기여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코로나19 상황이 여전히 심각하긴 하지만 백신 접종이 활발한 만큼 희망을 품고 있습니다. 우리는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이대서울병원에 오실 많은 해외 환자들을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대서울병원은 양 국제공항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아시아뿐 아니라 전 세계 환자들을 치료하는 ‘메디컬 허브’가 될 것입니다. 이대서울병원의 국제진료소에서 그 역할을 확실히 해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대서울병원 임수미 병원장 4. 또한 타 병원과 다른 이대서울병원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나 특화된 진료 시스템이 있다면 무엇인지 자세히 소개해주세요.
이대서울병원은 처음 지을 때부터 암센터, 심뇌혈관센터, 관절·척추센터 등 총 11개 센터를 중심으로 관련 임상과 교수가 이동하면서 진료하고 있습니다. 환자는 다른 임상과 진료를 위해 이동할 필요 없이 같은 공간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무릎이 아파서 온 환자의 원인을 찾아보니 허리 때문으로 밝혀지면, 바로 옆에 허리 전문치료를 할 수 있는 교수님께 갈 수 있도록 센터화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센터 중심 진료를 통해 의료진이 환자의 정보 공유와 협진을 빠르게 할 수 있어 편리합니다. 이는 곧 진정한 환자 중심의 다학제 진료 시스템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가족들과 연계된 암일 경우 설명해드리고 다학제 진료에 대한 컨설팅과 유전자 검사를 해볼 수 있도록 권유하고 있습니다.
5. 이대서울병원은 신생 대학병원으로 설립된 지 얼마 안 된 만큼, 어려움도 따랐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어떠한 어려움이 있었는지 어떻게 극복했는지에 대해서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코로나19였습니다. 신생 병원으로서 병원을 알리고 많은 분과 네트워크를 쌓는 것이 중요한데 ‘거리두기’가 시작된 것입니다. 지역 사회 내 봉사나 건강 강좌도 열지 못했고, 꼭 만나 뵈어야 할 중요한 분들께 인사드리기도 어려웠습니다.
다행히,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장소 협찬을 하게 되면서 아름다운 이대서울병원을 많은 분께 알리게 된 것 같아 기쁘게 생각합니다. 드라마 장소 협찬뿐 아니라 조정석 배우가 연기하는 간담췌외과 이익준 교수 역할은 우리 이화의료원 간담췌외과 홍근 교수가 자문했습니다. 사실 드라마 속 많은 에피소드는 실제 우리 병원의 이야기입니다. 저 역시 외부에서 ‘이대서울병원장’이라고 밝히면 “아! 율제병원!” 하며 반가워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인터뷰이. 이대서울병원 임수미 병원장
글. 헤렌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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