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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을 핑계 삼아 재미지게 살아보기
어느덧 6월입니다. 한 해의 절반이 거의 차올랐네요. 저에게는 하지가 하나의 기준점입니다. 해가 가장 길다는 그날이 지나고 나면 이상하게도 한 해가 다 지나간 것 같은 허전함이 밀려옵니다. 그래서인지 6월은 늘 묘한 감정을 안겨주는 달입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아직은 견딜 만하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6월이 좋은 이유는 제 생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생일을 알리는 것이 괜히 쑥스럽고 민망했습니다. 축하받는 것도 어색했고요. 그런데 어느 해부터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아마 셋째를 가졌던 해였던 것 같습니다. 그때는 임신 중이었음에도 일이 너무 바빴습니다. 정신없이 일만 하다 보니 정작 제 생일도 잊고 지나갔고, 늘 챙겨주던 사람들조차 모르고 넘어가 버렸습니다. 며칠이 지난 뒤 어머니께서 그 사실을 아시고는 "그게 뭐냐"며 한바탕 나무라시더니 뒤늦게 아주 성대한 생일상을 차려주셨습니다.
그날 이후 깨달았습니다.
생일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알려야 한다는 것을. 그래서 저는 매년 6월이 되면 슬그머니 여기저기에 제 생일을 공지하기 시작합니다. 달력에도 크게 표시해 놓고요. 어쩌면 축하받고 싶어서라기보다 살아낸 시간을 스스로 축하하고 싶어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즘의 제 삶은 진짜 녹록지 않습니다. 하루를 마친다는게 쉽지 않습니다. 마치 바람 빠진 풍선처럼 몸이 축 늘어집니다. 일은 끝이 없고, 점점 아이같아지는 엄마의 걱정도 줄어들지 않습니다.
그래도 저는 틈틈이 즐거움을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제가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짬짬이 노라." 거창한 행복이 아니라도 좋습니다. 잠깐의 산책, 좋아하는 사람과의 식사, 와인 한 잔, 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경 하나만으로도 하루가 조금은 가벼워지니까요.
그래서 이번 생일도 벌써부터 상상 중입니다.
새벽 산행의 산행팀과 산 정상에서의 샴페인, 친한 친구들과 맛있는 음식도 먹고, 내가 좋아하는 석양을 보면서 요트타기. 직원들과 와인바도 가고.. 가족들에게는 오히려 크게 밥사고 술 사야겠네..
누가 생일상을 차려줄까. 누가 선물을 줄까. 이제는 기다리지 않으려 합니다. 그냥 제가 먼저 공지하고, 제가 먼저 밥 사고, 술 사고, 사람들을 불러 신나게 놀아보려고 합니다. 생일은 나이를 먹는 날이 아니라 살아 있음에 감사하는 날이니까요. 6월은 그렇게 보내고 싶습니다.
다가오는 하지를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조금 더 즐겁게 채워가면서.
남은 상반기를 무사히 지나온 우리 모두에게 작은 축하를 보내면서 말입니다.매거진HD 발행인
노태린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