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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경 원장의 행복을 주는 건강 코칭] 갈등의 뇌, 확신의 뇌 (1)ARTICLE 2025. 10. 2. 00:55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을 오랫동안 유지하며 많은 분들께 '어떻게 그렇게 꾸준히 하세요?'라는 질문을 받곤 합니다. 그때마다 제가 드리는 대답은 '갈등의 뇌를 확신의 뇌로 바꿨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단순히 의지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순간의 유혹과 싸우는 '갈등의 뇌'는 끊임없이 에너지를 소모하며 우리를 지치게 만듭니다. 하지만 '확신의 뇌'는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바탕으로 옳은 결정을 내리게 합니다.
배고픔의 유혹을 이겨낸 저녁 식사
건강한 생활을 시작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것 중 하나는 바로 저녁 식사 후 찾아오는 허기였습니다. 보통 저녁 6시 반 식사 이후 물 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 것이 습관이 되었지만, 처음에는 '먹을까? 참을까?' 하는 갈등이 자주 저를 괴롭혔습니다. 늦은 밤 냉장고 문을 열고 한참을 서성이는 일이 다반사였죠. '이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내일 더 열심히 운동하면 되지' 같은 자기 합리화와 싸우는 과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수년째 이 습관을 유지하면서 이제 저의 뇌는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이제는 배고픔을 느껴도 '먹을까?'하는 질문 자체가 떠오르지 않습니다. 대신 '왜 먹어? 이걸 먹으면 내일 분명 후회할 텐데...'라는 확고한 생각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배고픔은 그저 자연스러운 신호일 뿐, 더 이상 먹고 싶은 욕망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과거의 저는 미래의 후회를 잊고 현재의 만족을 좇는 갈등의 뇌였다면, 지금의 저는 미래의 나를 위해 현재의 작은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하는 확신의 뇌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 변화는 단순히 참는 것을 넘어선, 건강한 삶에 대한 깊은 믿음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망설임 없이 나서는 새벽 운동
새벽 운동도 마찬가지입니다. 매일 새벽에 울리는 알람 소리는 수많은 사람에게 '갈등'의 시작을 알립니다. '조금만 더 잘까?', '피곤한데 그냥 쉴까?' 하는 유혹이 달콤하게 속삭입니다. 예전의 저 역시 그랬습니다. 따뜻한 이불 속에서 헬스장으로 향해야 하는 이유와 집에서 쉬어야 하는 이유를 저울질하며 시간을 허비했습니다. 몇 번의 승리와 패배를 반복하다 결국 운동을 포기하는 날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꾸준한 노력을 통해 이제 저의 새벽은 갈등이 아닌 확신으로 시작됩니다. 새벽 5시45분. 알람이 울리면 몸은 반사적으로 일어나 운동복을 찾습니다. '갈까? 말까?'라는 물음 자체가 사라진 것입니다. 새벽 운동을 통해 얻게 될 개운함과 활력, 그리고 하루를 주도적으로 시작했다는 뿌듯함이 늦잠의 달콤함보다 훨씬 더 크다는 것을 몸이 기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새벽 운동은 해야 할 의무가 아니라, 하루를 성공적으로 시작하기 위한 당연한 과정이 되었습니다.
이런 변화는 하루아침에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수년 동안 반복된 선택과 경험이 뇌에 새로운 신경 회로를 만들어낸 결과죠. 뇌과학에서는 이를 '신경 가소성 (neuroplasticity)'이라고 부릅니다. 우리 뇌는 나이와 상관없이 새로운 연결을 만들고 기존 연결을 강화하거나 약화시킬 수 있어요.
보상회로와 전전두엽의 힘겨루기
우리 뇌 속에는 두 가지 시스템이 늘 부딪칩니다. 하나는 즉각적인 쾌락을 원하는 보상회로이고, 다른 하나는 장기적인 목표와 가치를 통제하는 전전두엽입니다.
밤늦게 뭔가를 먹고 싶은 충동은 보상회로에서 비롯됩니다. 달콤한 음식을 먹으면 도파민이 분비되어 순간의 기쁨을 주지만, 그 뒤에는 무거운 몸과 흐트러진 컨디션이 기다리죠. 반대로 전전두엽은 이렇게 말합니다. “내일의 후회를 막기 위해 오늘의 유혹을 참아라.” 처음에는 이 둘이 팽팽하게 맞섭니다. 하지만 반복 훈련을 거치면 전전두엽의 힘이 점차 강해지고, 보상회로의 충동은 약해집니다. 결국 뇌는 새로운 균형을 찾게 되죠. 그것이 바로 ‘확신의 뇌’입니다.
갈등의 뇌는 에너지를 소모한다
갈등하는 뇌의 가장 큰 문제는 엄청난 에너지 소모입니다. 매번 '할까, 말까'를 고민하는 것은 결정 피로(decision fatigue)를 일으키죠. 하루 종일 크고 작은 선택들로 인해 뇌가 지치면, 정작 중요한 순간에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 어려워집니다.
반면 확신의 뇌는 효율적입니다. 이미 정해진 패턴에 따라 자동으로 행동하므로 별도의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죠. 스티브 잡스가 매일 같은 스타일의 옷을 입었던 이유도 이와 같습니다. 사소한 결정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고 정말 중요한 일에 집중하기 위함이었죠.
(다음 호에 이어집니다)
가정행복코치, 시나리오 플래너
이수경 Dream
이수경 원장
기업 경영자이자 가정행복코치이며 시나리오 플래너.
직장생활을 28년간 했고, 그 후 기업 경영자로 16년째 살아오면서 저술, 강의, 방송 출연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자기경영, 가정경영, 일터경영의 세 마리 토끼를 찾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가정행복코칭센터 원장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자기 인생의 각본을 써라」, 「차라리 혼자 살 걸 그랬어」, 「이럴 거면 나랑 왜 결혼했어」가 있다.
이메일 : yesoksk@gmail.com728x90'ARTICLE'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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