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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케어트렌드 / ESG] 보이스 AI가 헬스케어 분야에서 중요한 이유ARTICLE 2025. 10. 2. 00:32
병원에 가보면 의사들은 환자와 상담을 하면서 동시에 화면에 진료기록을 입력하고, 처방을 내리느라 매우 바쁘게 움직입니다. 환자의 기록을 남기는 일은 의료 과정에서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죠.
만약 보이스 AI가 환자와 의사의 대화를 듣고 자동으로 진료 내용을 구조화해 준다면 어떨까요? 환자의 주요 증상과 특이증상, 의사의 처방과 치료 계획 등이 정리된다면, 의사는 기록에 쏟는 시간을 줄이고 환자에게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배경 속에서 보이스 AI의 중요성이 헬스케어 분야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보이스 AI는 스스로 의료 데이터를 생성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진의 발화를 기반으로 정보를 구조화해 EMR(전자 의무기록)에 기록하는 과정을 돕습니다. 이는 곧 의사의 행정적 부담을 덜고, 환자 진료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을 수 있게 하는 도구가 됩니다.
최근 국내에서도 관련 움직임이 활발합니다. 네이버는 음성인식 기반 생성형 AI 의료 서비스를 곧 선보일 예정인데요. 의료진과 환자의 대화를 실시간으로 텍스트로 변환하고, 진료 기록과 상담 내용을 자동으로 요약하고 정리하는 기능을 포함합니다.더 나아가 처방 과정 업무까지 지원합니다. 현재 삼성서울병원 등 주요 의료기관과 협력해 실제 진료 환경에서 서비스의 안정성과 유용성을 검증하고 있습니다.
또한 네이버 생성형 AI 기술은 다양한 의료 현장 환경에 맞게 최적화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진료실에서는 모니터 앞에서 상담이 이루어지지만, 응급실에서는 의료진이 여러 환자를 동시에 진료한 뒤 기록을 한꺼번에 작성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핀마이크나 모바일 앱을 통해 대화를 기록하고 입력하는 방식을 고안했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EMR 서비스 ‘의사랑’은 올해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 전시회(KIMES)에서 ‘의사랑 AI 클리닉’ 시제품을 공개했습니다. 환자와 의사의 상담 내용을 자동으로 텍스트화하고 요약해 SOAP 노트를 생성해 주는 것이 특징입니다. SOAP 노트는 진료기록을 체계적으로 남기기 위한 문서 규격인데요, 여기에 더해 처방코드를 추천하거나, 과거 2년간의 환자의 진료 데이터를 요약해 보여주는 기능도 탑재했습니다. 덕분에 여러 기록을 일일이 찾아보지 않고도 환자의 의료 이력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보이스 AI는 의료진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진료 효율성을 높이는 데 있어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실제 현장에서는 어떻게 적용되고 있을까요?
의료현장 속 보이스AI
SELVAS AI - 서울삼성병원 시범적용
[이미지 출처 /SELVAS AI] 셀바스 AI는현재 병원에서 시행중인 대표적인 AI서비스 중 하나입니다. 건강검진 정보를 기반으로 근 미래의 질환 발병 위험을 알려주는 AI질환 발병 확률 예측 제품(SelvyCheckup) , 의료 환경에 특화된 음성인식 기술로 의료 영상검사 판독 결과를 작성하는 AI 의료 음성인식(SELVAS MediVoice), 엑스레이 등 의료 문서 내 텍스트를 인식할 수 있는 AI OCR 솔루션(SELVASOCR), 체력 측정을 통한 운동 처방과 스마트한 회원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마트 피트니스 제품(OnFit)을 헬스케어 주력 상품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해당 칼럼에서는 SELVAS MediVoice에 집중하여 알아보려 합니다.
SELVAS MediVoice는 의료 현장에 특화된 의료음성인식 솔루션입니다. 일반 음성인식 서비스와 달리, 방대한 의학 용어를 학습하여 98% 이상의 높은 인식률을자랑합니다.
특히, 의료진이 사용하는 전문 용어·약어·영문 혼용 표현까지 정밀하게 인식해 자동으로텍스트화할 수 있습니다. 해당 상품의 주요기능과 장점에는 의사와 환자의 대화, 영상의학 판독 소견 등을 실시간으로 받아쓰고 기록하는 실시간 음성기록, EMR이나PACS시스템과 연동되어, 커서를 음성으로 제어하며 진료기록을 입력할 수 있는 보이스 타이핑 기능, 환자와 의료진의 발화를 분리해 정확한 대화 기록을 남길 수 있는 화자 분리 인식 기능이 있습니다. 해당 기능들을 활용하고 있는 사례를 현재 병원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나 서울삼성병원을 비롯한 대형병원에서도 도입하여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SELVAS AI] 삼성서울병원은 최근 의료진의 업무 효율을 높이고 환자 진료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음성 인식 기반 솔루션을 적극 도입하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방대한 의학 용어와 전문 표현을 학습해 높은 정확도를 제공하며, 실제 진료 현장에서 의료진의 문서 작성 부담을 크게 줄여주고 효율은 높여주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에서는 이미 MediVoice를 활용하여 CT나 MRI 판독 소견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판독 내용을 의사가 직접 키보드로 입력하거나 녹음 후 전사 과정을 거쳐야 했지만, MediVoice를 도입한 이후에는 의사가 음성으로 판독 소견을 말하면 실시간으로 텍스트로 변환됩니다. 예를 들어, "좌측 폐 상엽에 2cm 가량의 결절이 관찰됨"과 같은 전문 용어가 포함된 문장도 거의 오류 없이 기록됩니다. 결과적으로, 보고서 작성 시간이 기존보다 30% 이상 단축되었고, 환자 대기 시간 역시 줄어드는 효과를 보였습니다.
외래 진료 현장에서도 MediVoice적용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한 환자가 약물 복용 부작용을 호소한 상담 내용이 자동으로 기록되어, 추후 다른 진료과협진 시 중요한 참고 자료로 활용된 사례가 있습니다. 기능을 통해 상담 기록 누락은 줄어들고, 환자의 진료 이력은 더욱 명확하게 관리되고 있습니다.
또한, 보이스 타이핑 기능을 통해 의료진은 EMR이나PACS와 같은 시스템을 음성으로 제어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영상의학과 의사가 "이전 CT 영상 열기"라고 말하면 해당 환자의 과거 영상이 즉시 화면에 나타나고, "판독 소견 입력"이라고 지시하면 바로 기록창이 열립니다. 이러한 기능은 키보드와 마우스 조작을 최소화해 의료진이 환자에게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삼성서울병원에서의MediVoice 활용은 단순히 기록 자동화에 그치지 않고, 실제 의료 현장의 효율과 환자 만족도를 동시에 높이고 있습니다. 의료진의 피로도는 줄이고, 환자 중심의 진료를 강화하는 동시에, 병원이 추진하는 스마트병원 전략을 가속화하는 중요한 기반이 되고 있습니다.
AI는 제3의 의료진인가?
이렇듯, 보이스AI 시스템들은 업무 효율화와 반복적인 진료 기록 자동화 등에 활발히 도입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제기되는 질문은 “AI는 제3의 의료진인가?”입니다. 법적 의료인은 아니지만, 인간 의료진과 병원 인프라 사이에서 능동적 역할을 수행하는 존재로 간주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합니다. 다만, ‘제3의 의료진’이라는 표현은 현재 정책적·제도적으로 명확히 규정된 용어는 아니며, AI의 역할을 비유적으로 설명한 것입니다.
제3의 의료진으로서의 조건
AI의 역할은 자동화 수준에 따라 단계적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1단계는 제안 및 보조 수준으로 인간의 최종 판단을 필요로 하며, 2단계는 경고와 알림을 통한 위험 감지, 3단계는 문서 작성과 같은 반복 업무의 자동화입니다. 현재 보이스 기반 AI는 주로 1~3단계 역할에 머무르고 있으며, 일부 AI 솔루션은 의료기기법에 따라 ‘AI 기반 의료기기’로 법적 책임과 역할이 일부 정의되는 사례도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의료진 지원 AI’와 ‘AI 기반 의료기기’는 구분되어야 합니다.
AI가 제공한 정보가 잘못되었을 때 최종 책임은 의료진에게 있습니다. 따라서 AI는Responsible(수행) 역할을, 의료진은 Accountable(책임) 역할을 맡아야 합니다. 계약과 제도 차원에서 벤더, 병원, 의료진 간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문서화해야 하며, 입력 데이터와 출력 결과를 포함한 전 과정의 기록과 감사 체계를 갖추어야 합니다. 이때 로그 기록과 데이터 드리프트(환경 변화에 따른 성능 저하) 감지 등 지속적인 감사 및 모니터링 체계가 필요합니다.
AI는 불확실성 표기, 설명 가능성, 분포 이탈 감지 기능을 갖추어야 의료 현장에서 신뢰할 수 있습니다. 또한 AI가 도출한 결과에 대해 데이터 출처, 성능 지표, 제한 사항 등이 투명하게 공개되는 ‘모델 팩트시트’ 제공이 필요합니다.
한계 및 리스크
기술적 리스크: 할루시네이션, 데이터 편향, 환경 변화에 따른 성능 저하, 개인정보 유출 위험 등이 존재합니다. 특히 AI가 반복적으로 경고와 알림을 제공할 때 의료진의 경고 피로(alertfatigue) 현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경고의 우선순위 설정 등 사용자 경험 개선이 중요합니다.
제도적 리스크: 의료법과 의료기기법의 불명확성, IT 인프라 연계 문제, 의료진의 수용성 저항, 사용자 경험 부족 등이 있습니다. 또한 AI 의존성(risk of over-reliance)도 고려해야 하며, 의료진이 직접 임상 판단 역량을 유지할 수 있도록 단계적 도입과 교육이 필요합니다.
평가 지표
의료 AI의 평가는 임상 성과, 업무 효율성, 안전성, 수용도, 형평성 등 핵심 범주별로 이뤄집니다. 임상 성과는 진단 정확도, 오류율, 부작용 및 재입원율, 민감도/특이도/ROC-AUC 등 구체적 지표를 활용해 AI 개입 전후의 변화를 측정합니다. 업무 효율성은 문서 작성 시간, 클릭 수, 환자 대기 시간뿐만 아니라 의료진 피로도와 사고율 등도 중요 지표로 포함할 수 있습니다. 안전성 평가는 유해사건 발생률, 근접사건 보고율 등과 함께 예기치 않은 결과(AdverseEvent) 및 AI 사용 중단 사례 등을 분석하며, 수용도는 만족도뿐 아니라 현장 재사용 의도나 신뢰도 분석까지 고려됩니다. 형평성은 성별, 연령, 언어뿐 아니라 인종, 사회경제적 변수, 데이터 출처 등 다양한 그룹별 오류율과 편향 검증을 요구합니다. 최근 국제 권고안(FUTURE-AI 등)은 평가 과정에서 설명 가능성, 추적성, 다양성 분석 등 신뢰성·투명성 확보 원칙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평가 설계 시 위와 같은 세부 항목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결론
AI는 법적 의미의 의료진은 아니지만, 문서화, 요약, 경고와 같은 업무를 담당하면서 사실상 제3의 의료진처럼 기능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AI의 법적 지위와 역할에 대한 명확한 구분, 책임 구조 정립, 신뢰성 확보, 해석 가능성 강화, 그리고 규제 정비가 필수적입니다. AI는 의료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반복적이고 구조화된 업무를 분담하여 인간 의료진이 공감, 설명, 복잡한 판단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보완적 동료로 자리매김해야 하며, 의료진의 임상적 전문성 유지 및 환자 안전 확보를 위한 지속적인 정책적 노력이 동반되어야 합니다.
AI WELLNESS TEAM,
백지연, 구영인, 장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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