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사가 들려주는 병원경영 이야기] 일본의 미츠기 종합병원카테고리 없음 2025. 11. 3. 15:20

짜장면이 배달되듯 의료 배달 서비스도 필요하다
일본의 미츠기 종합병원노인들을 위한 ‘의료배달’
의사는 병원에 가만히 앉아서 병원으로 찾아오는 환자들을 진료한다는 생각은 의사뿐만 아니라 환자들에게도 여전히 깊숙하게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관습을 깨고 1974년부터 ‘의료 배달’이라는 혁신적인 서비스를 시행하는 병원이 있다. 일본의 미츠기 종합병원이다. 1966년 당시 병원장으로 부임한 야마구치 노보루 원장의 인터뷰 9를 보면서 비스를 기획하게 된 배경을 알 수 있다.“당시 뇌졸중 노인 환자가 특히 많았는데 밤새 진행된 개두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뿌듯해했지만 결국 아무 소용이 없는 일이란 걸 깨달았다. 재활치료를 거쳐 지팡이를 짚고 퇴원하게 된 노인이 일 년도 채 안 돼 등창이나 재입원한 것이다. 그때 퇴원 후의 케어가 충분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깨달었다.”
야마구치 원장은 전화 한 통이면 짜장면이 배달되듯 ‘의료 배달’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먼저 퇴원 후 상태 악화로 재입원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방문 간호를 시작했고 물리치료사, 약사, 영양사 또한 직접 방문해서 환자를 돌보는 통합 서비스를 제공했다. 방문간호에 대한 개념이 없던 시대에 미츠기 병원은 이러한 사후 케어를 통해와 상노인 비율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현재는 방문간호제도가 일본의 국책으로 자리 잡으면서 많은 병원에서 시행되고 있다. 작은 병원의 선구적인 움직임 이사회의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미츠기 종합병원 내 보건복지 종합시설 전경. (출처: 미츠기 종합병원 홈페이지)
원스톱 서비스를 위해 병원에 보건행정기관을 설치하다야마구치 원장의 환자 중심 사고는 ‘의료 배달’에서 그치지 않았다. 미츠기 병원은 공립병원이기 때문에 병원에 방문하는 고령 환자들은 지역 보건소나 행정기관을 찾아 행정처리를 해야만 했다. 모든 행정절차가 그렇듯이 행정처리 후 실제 의료 서비스를 받기까지는 실로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야마구치 원장은 환자들이 행정처리 때문에 시의적절한 의료서비스를 받기 어려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미츠기쵸御調町자치 단체장에게 행정기관을 병원 내로 이관하는 아이디어를 제안하게 되었다. 그 결과 보건·복지·의료보험 및 노인 케어 담당 행정기관인 ‘보건복지센터’가 병원 내에 설치되면서 노인들을 위한 보건·복지·의료 서비스의 행정업무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보건복지센터를 시작으로 통합된 보건 의료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많은 관련 기관들이 들어서게 되었고 마침내 미츠기쵸 일대는 넓은 의료타운을 형성하게 되었다.

보건 의료복지통합 시스템의 모델이자 노인 케어의 모델
인구 9,000명의 작은 산골 마을인 히로시마현 미츠기쵸의 노인들은 노후를 불안해하지 않는다. 심지어 다른 지역의 환자들이 이 마을로 이사를 오기도 한다. 이 마을에는 미츠기 병원과 더불어 노인보건시설, 만남의 장, 노인재활병원 시설, 현립 특별양호 케어하우스 등 11 보건, 의료, 복지가 완벽히 통합된 지역 포괄 케어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시스템의 명성은 일본에서 그치지 않고 복지 선진국인 스웨덴, 핀란드를 포함한 전 세계의 전문가들이 벤치마킹을 위해 방문할 정도로 노인의료의 롤 모델 역할을 하고 있다.
다양한 요양시설
• 사회복귀를 위한 단기입소 생활훈련_ 미츠기 원
• 독립생활이 힘든 고령자의 자립생활을 유지하는 집합주택_ 케어 하우스
• 방문간호와 방문재활 서비스제공_ 재택개호지원센터
• 치매가족을 위한 치매 관리기술을 지도_ 치매그룹 홈
• 의료적 문제가 없으나 도움을 받아야 하는 노인_ 미츠이요코엔
벤치마킹을 위해 방문한 이들은 개인이나 기업 관계자가 아닌 어느 한 국가의 정책 입안자 또는 국가의 요청을 받은 연구자일 것이다. 국가가 나서서 환자를 생각하고 국민의 건강증진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이유는 어느 한 단체(특히 병원)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뜻을 모으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츠기 병원은 그 반대였다. 노인의료의 롤 모델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정부의 체계적인 계획과 지원이 아니라 야마구치 원장의 노인 환자들에 대한 순수한 고민과 추진력이었던 것이다.
Doctor’s view
우리나라 노인의학의 제도상의 문제가 2005년 노무현 정부가 재활의학에서 요양의학으로 의료제도를 결정한 후 우리나라에서는 제대로 된 노인재활의료시설이 전무하다시피 한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앞으로 초고령화 사회가 다가오는 21세기에 노인들의 질병을 없앨 수는 없겠지만 노인에 대한 제대로 노인재활 시설의 필요성은 점점 더 중요 해져 갈 것이라고 봅니다.
글. 김우성 | GF 소아청소년과의원 대표원장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