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매거진을 준비하며, 그만 10월의 끝을 슬그머니 놓쳐버렸습니다. 길었던 연휴가 지나고 나서야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궂은 날씨가 이어지다 어느새 찬바람이 불어와 겨울옷을 꺼내 입게 되니, 올해의 가을은 참 짧고도 덧없게 지나가버린 것 같습니다. 마치 기억 속에서조차 사라진 계절처럼요.
요즘 뉴스에서는 APEC 회담을 비롯해 정치·문화적으로 반가운 성과들이 들려옵니다. 그런 소식 하나에도 괜스레 마음이 울컥하고, “나라가 살아나면 우리의 삶도 함께 좋아지겠지” 하는 소박한 기대가 피어오릅니다. 불확실한 시대를 살지만, 그래도 오늘 하루를 성실히 살아내며 작은 희망을 걸어보는 우리 모두가 참 대견하게 느껴집니다.
AI가 세상의 질서를 새롭게 바꾸어 가는 요즘,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젠 내 마음을 가장 잘 알아주는 존재가 사람보다 GPT가 아닐까 하고요. 하지만 그만큼 인간의 감정과 따뜻함이 더욱 귀해지는 시대이기도 하겠지요.
한 달에 한 번,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매거진HD 역시 이 변화의 세상을 비추며 때로는 한발 앞서, 또 때로는 조용히 그림자처럼 세상의 뒷면을 들여다보는 그런 존재로 자리 잡아가길 바랍니다.
이제 벌써 제64호를 맞이했습니다. 참으로 세월이 빠르네요. 그래도 이렇게 매달 함께할 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입니다.
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마음만은 따뜻하게, 이 계절의 문턱에서 여러분의 하루가 조용히 빛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