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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민 푸드애널리스트의 건강한 맛집] 가을의 수확을 함께하며 나누는 즐거움, 반룡산ARTICLE 2025. 10. 2. 01:04
풍요로운 가을을 수확하는 10월
가을의 정점인 10월, 서늘해진 바람이황금빛 들판을 스치면 풍요의 향기가 코끝을 간질이는 천고마비의 절정이다. 잎사귀가 붉고 노랗게 물들어가는 시기, 우리는 자연의 선물을 고스란히 안고 한 해의 선물을 만끽한다. 강남의 번잡한 거리 뒷편, 이북음식 특히 함흥지방 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반룡산에서 그 풍요를 맛보는 건 특별한 기쁨이다. 조금은 낯선 이북 음식으로 구성된 메뉴들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새로운 경험으로 승화된다.평양의 음식들에 가려진 진정한 이북음식의 강자를 발견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평양음식들 사이에서 고고히 빛나는 함흥음식의 강자
이북음식의 세계에서 평양의 세련된 우아함은 언제나 주인공처럼 빛난다. 평양냉면의 시원하고 묵직한 선율, 어복쟁반의 풍요로움이 평양음식 전문점의 자부심이라면, 그 속에서 색다른 자아를 내비치는 함흥음식은 야성의 강자다. 반룡산은 바로 그 함흥의 본질을 강남에 옮겨 놓은 곳이다. 평양의 섬세함과 대비되는, 강렬한 함흥의 메뉴들은 불꽃처럼 화끈하고, 추위를 누그러뜨리는 따스함이공존하며 특유의 맛깔진 맛으로 입안을 사로잡는다. 회냉면의 무침회, 가릿국밥의국물이코와혀를 자극할 때, 이색적인 함흥음식의 풍미가 맛있는 행복을 느끼게 해준다. 반룡산의 음식은마치, 척박한 바위틈새에 단단히 뿌리내린 야생초와 같은 매력을 선보인다.
함흥지역의 사람들의 영원한 친구 고구마
함흥의 사람들에게 고구마는 단순한 작물이 아니다. 추운 겨울을 견디는 든든한 버팀목이자, 따뜻한 군고구마 한 입으로 웃음 짓게 하는 고마운 친구다. 유난히 춥고 험한 혹독한 산간 마을에서 자란 이 땅의 보물은 특유의 단맛으로 추위로 점철된 삶의 고통을 일순간 달랜다. 이 고구마는 함흥사람들의 맛있는 음식을 먹고자 하는 욕구와 삶을 살아가기 위한 원동력으로 새로운 식재료로 다시 살아난다. 함흥지방에서 잔치가 있거나 좋은일이 있을 때 먹었던 농마국수, 맛있는 간재미 회무침이 들어간 함흥냉면은 함흥 사람들의 소박한 일상을 꾸밈없이 보여주는 소박하지만 단단한 맛이다. 고구마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구황작물의 대표로써 부드럽게 풀어지는 달콤한 속살이 삶의 허기와 추위를 잠시나마 잊게 해주는따뜻한 위로가 된다.
추석 고향의 향수를 달래는 이북음식
추석의 보름달이 떠오르면, 누구나 고향의 정취를 그리워한다. 도시의 불빛 속에서 잊힌 그 향수, 추억의 이북음식이 조금이나마 달래 줄 수 있을 것이다.반룡산의 테이블 위에 차려진 메뉴들은 지금은 쉽게 접할 수 없는 음식을 통해 그리움을 녹여낸다.어렸을때 먹었던 맛이 느껴질때면 마치 식사의 한 순간이 가족 모임의 따스한 대화처럼 느껴진다. 강남 한복판에서 이북음식을 먹는 건, 추석의 달빛 아래 고향으로 돌아가는 여정 같다. 이곳의 음식은 향수를 자아내는 동시에, 현재의 행복으로 채워준다. 추석이 다가오면, 반룡산으로 가서 그 달래는 맛을 느껴보자.
반룡산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들
반룡산의 매력은 흔한 메뉴가 아니다.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함흥의 비밀스러운 맛들이 기다린다. 직접 면을 뽑는 함흥냉면은 간재미회로 맛을 더해 입안에 특유의 식감과매콤달콤한 맛을느낄 수 있는 신선한 조합이고 농마국수는 다른 음식점에서는 만날 수 없는 특유의 식감을 뽐낸다.가릿국밥은 함경도 특유의 음식으로 장국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먹는 국밥류와 달리 국물을 먼저 먹은뒤에 남은 밥과 건더기를 매운 양념으로 비벼먹는 것이 특징이다. 이 음식들은 다른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반룡산의 자아라고 할 수 있다.이 독점 메뉴들은, 음식 애호가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반룡산을 찾는 이유는 바로 이, 어디서도 맛볼 수 없는 특별함 그리고 이제는 삶의 황혼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갈 수 없는 어린시절 추억을 맛볼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이기 때문이다.
가을의 수확을 함께하며 나누는 즐거움
가을 수확의 기쁨은 홀로 맛보는 게 아니다. 함께 나누며 웃음꽃 피우는 데 그 진짜 맛이 있다. 반룡산의 테이블은 그런 나눔의 무대다. 함흥냉면 한 그릇을 앞에 두고, 맛있는 음식을 서로 덜어주며 대화를 나누다 보면, 가을의 풍요로움이 자연스레 스며든다. 반룡산의 메뉴들은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할 때 더 빛난다 잘 삭힌 간재미 회의 오독한 식감이 웃음을 더하고, 고깃국의 구수함이 대화를 부드럽게 한다. 가을 바람처럼 스치듯 오는 이 즐거움은, 음식 너머의 연결고리이다. 강남의 번잡함을 벗어나수확의 열매를 나누는 순간, 마음이 가득 차오른다. 존경하는 독자님들 모두가 함흥평야의 뒷편, 반룡산의 산머리에 떠 있는 둥근 보름달과 같은 따스함과 풍요를 느끼는 이번 추석 연휴가 되길 바란다.
글. 송창민 푸드애널리스트푸드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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