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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규 건축사 칼럼] 수대울카테고리 없음 2025. 11. 3. 06:46

수대울주택 2025 이식(移植)
나무가 마당으로
이사를 왔다
이 산 저 들에 살던
나무들의 서먹한 거리
뿌리가 잡은 흙의 낯설음에
해지는 타향의 하늘이
서글프다 생각했다
그 산에 두고 온 소쩍새는
오늘 밤이 외로울까
뿌리째 드러나
이 동네 저 동네에 심긴
우리도 그 밤이 서글펐을까
뿌리가 흙에 있으니
다 같은 거라고
하루를 견디면 영겁이라고
나무가 잎을 흔든다
글. 조병규 / 건축사
사진. 최진보

조병규 건축사2014년부터 양수리에서 투닷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커튼콜’로 경기도건축문화상 동상을, ‘진화산방’으로 울산시건축상 우수상을 수상하였고 그 외 다수의 수상 경력이 있다. 현재 인하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추상의 공간 보다는 사람, 사건, 기억이 담보되는 장소에 건축적 의미를 두고 계획의 수단으로서 스케치가 아닌 글을 사용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계간지 ‘문예창작’에서 시 부문 신인상을 받아 등단했으며, ‘보통의 건축가’, ‘장소의 발견’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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