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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Column] 빛과 온기로 치유하는 그린 라이프 쇼난 요양원ARTICLE 2026. 4. 30. 22:27
빛과 온기로 치유하는 그린 라이프 쇼난 요양원
Green Life Shonan Nursing Home
일본 가나가와현 후지사와에 위치한 ‘그린 라이프 쇼난’ 요양원이 개원 30여 년 만에 새로운 변화를 맞았다. 디자인 스튜디오 MOMENT는 기존 의료·복지시설의 획일적이고 비인간적인 환경에서 벗어나, 빛과 재료, 형태를 통해 ‘마음과 몸을 동시에 치유하는 공간’을 구현하고자 했다. 운영을 유지한 채 단계적으로 진행된 리노베이션은, 일상의 흐름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보다 따뜻하고 감각적인 환경으로 재구성한 사례로 주목된다.
글_박하나 편집장
설계 및 디자인-MOMENT(www.moment-design.com)
사진_Mariko YASAKA
그린 라이프 쇼난은 1996년 가나가와현 후지사와에 설립된 특별 양로시설이다. 개원 이후 약 30년이 흐르며 노후화된 시설을 보수하고, 현대적 요구에 부합하는 환경으로 개선하기 위한 리노베이션이 계획되었다. 전체 리노베이션은 디자인 스튜디오 MOMENT가 맡았으며, 부드럽고 따스한 분위기의 요양원으로 재탄생 시켰다.
시설은 상주 입소자와 활발한 데이서비스 프로그램이 동시에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공사는 단계적으로 진행되었다. 입주자의 일상과 시설 운영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분적인 개보수를 반복하며 점진적으로 시공이 이루어졌다.





MOMENT의 설계는 기존 의료·복지시설에서 흔히 나타나는 전형적인 공간 특성을 재검토하는 것에서 출발했다. 이러한 시설은 위생성과 유지관리의 효율성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어, 화학 기반의 매끄러운 마감재가 널리 사용된다. 이는 관리 측면에서 합리적인 선택이지만, 장시간 머무는 공간으로서는 폐쇄적이고 비유기적이며 감각적 풍요가 결여된 환경으로 느껴질 수 있다.
현장에 대한 반복적인 관찰을 통해, 이 공간에는 인간의 본원적 감각에 기반한 ‘편안함’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이는 곧 설계의 출발점이 되었다. 그만큼 이번 프로젝트는 ‘마음을 열어주는 빛의 힘과, 공간이 지닌 따뜻함’을 기반으로 목표를 설정했다.
입주자들이 모이는 중앙 아트리움은 하루의 흐름에 따라 부드럽게 변화하는 빛으로 채워져, 자연광과 유사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이는 마치 야외의 햇살 아래 서 있는 듯한 개방감과 생동감을 만들어낸다.





주변 벽체는 목재로 구성되어 외부 풍경의 이미지를 추상적으로 구현했으며, 바닥은 밝은 톤으로 마감해 아트리움의 중심성을 강조했다. 보이드 상부의 공간은 안전을 위해 유리로 둘러싸고, 위로 갈수록 시야가 흐릿해지는 그라데이션 필름을 적용했다. 이 역시 자연 현상을 공간 요소로 치환한 설계적 장치다.
재료는 목재와 무유 타일 등, 촉각적으로 따뜻함을 전달하는 소재를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이는 폐쇄적인 환경 속 반복되는 일상 안에서, 작은 온기와 조용한 안락함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벽, 기둥, 가구에는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하는 디자인 전략이 적용되었다. 이는 신체적·심리적 긴장을 완화하고, 낙상 시 부상의 위험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직선 위주의 건축 구조 속에서도 이러한 미세한 곡선은 심리적 안정감과 물리적 안전성을 동시에 제공한다.


어르신들이 신발을 갈아 신을 때 사용하는 아트리움 벤치 역시 MOMENT의 오리지널 디자인으로, 부드러운 곡선 형태를 지닌다. 곡면은 손끝 크기의 작은 타일을 사용해 자연스럽게 구현되었으며, 벤치의 곡선을 따라 설치된 손잡이는 사용자의 체중을 안정적으로 지지한다. 이러한 곡선적 요소들은 가구의 스케일에서 시작해 건축 전반으로 확장되며, 각 요소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공간 전체의 성격을 형성한다.
내부 공간은 우드와 화이트를 기본으로, 톤다운된 카키·블루·레드 컬러를 더해 전체적인 분위기를 구성했다. 이러한 색채 조합은 빈티지하면서도 코지한 감성을 형성하며, 어르신들에게 심리적 안정감과 편안함을 제공한다.
여기에 톤다운된 그레이를 다양한 컬러 사이에 절제 있게 적용해 공간의 균형을 잡고, 부드러우면서 아늑한 분위기를 한층 차분하게 완성한 점이 돋보인다. 번호별 사인 역시 골드 금속으로 심플하게 디자인되었으며,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디테일로 어르신들이 쉽게 구별할 수 있게 했다.
그만큼 MOMENT는 마음과 몸 모두에 부드러운 공간이 되기 위해 곡선의 디테일을 살려냈다. 이처럼 기본적인 요소들을 세심하게 축적함으로써, 이곳에서의 일상이 어르신들에게 조금 더 차분하고 평온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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