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의 글

여름의 한가운데에서

 

 

더운 여름입니다.
한낮의 열기와 밤까지 식지 않는 공기가,정말로 여름 한가운데에 들어섰다는 걸 실감케 하네요.
기후위기 시대의 한복판에서, 더위도 어느덧 예측 가능한 재난처럼 다가옵니다. 이제는 ‘여름’ 그 자체가 공간과 건축의 주제가 되어버린 시대니까요.

문득 어린 시절이 떠오릅니다. 여름방학이 시작되면 제일 먼저 꺼내들던 ‘탐구생활’ 노트. 이번엔 절대 미루지 말고 매일매일 써야지! 다짐하곤 했지만… 결국 계곡에서 수박 먹고, 시골 외갓집 다녀오고 나면 한 장도 안 채운 채로 개학 전날 몰아 쓰던, 그 웃픈 기억 말이에요.

요즘 아이들은 ‘탐구생활’ 대신 인기 강사의 선행학습 강의를 예약해두고, 방학에도 쉴 틈 없이 바쁘게 지낸다죠. 어쩐지 그 느긋하고 무더운, 게으른 여름이 더 귀하게 느껴집니다.

저희 매거진HD 구독자분들은 올 여름 어떻게 보내고 계실까요? 혹시라도 폭염 속에 지치지 않으셨기를, 냉방병에 시달리거나 마음이 번잡해지지는 않으셨기를 바랍니다.

8월입니다.
기운 잃지 마시고, 틈틈이 그늘을 찾아 쉬어가시길 바랍니다. 이 계절의 중심에서, 무탈하게, 건강하게. 그것이면 충분합니다. 늘 감사한 마음을 담아, 8월의 편지를 부칩니다.

 

매거진HD

발행인 노태린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