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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대표의 치과 경영 솔루션] 마케팅을 늘릴수록 왜 더 불안해질까ARTICLE 2026. 11. 3. 17:58
마케팅을 늘릴수록 왜 더 불안해질까
월 마케팅비 800만 원, 매출의 14.8% — 줄이면 신환이 줄 것 같아 못 줄이고, 계속 쓰면 남는 게 없던 윤 원장의 딜레마

신환이 줄면 마케팅을 더 하면 된다. 이 단순한 논리로 윤 원장은 4년간 채널을 하나씩 늘려왔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마케팅에 쓰는 돈이 늘어날수록 오히려 더 불안해졌다. 신환이 조금만 줄어도 '마케팅이 부족한 건 아닐까' 싶었고, 그 불안이 또 다른 채널 추가로 이어졌다. 이 글은 마케팅이 전략이 아니라 의존이 되어버리는 구조를 한 사례로 설명하고, 그 의존에서 빠져나오는 방향을 함께 제시한다.

여섯 채널에 월 800만 원 — 그러나 신환의 60%는 두 채널(350만 원)에서 왔고, 나머지 450만 원은 효율이 불분명했다 ▸ 사례 — 채널은 늘어나는데 불안도 늘어났다
개원 4년차에 신환 유입이 줄어드는 것을 느꼈을 때, 윤 원장이 선택한 해법은 마케팅 강화였다. 블로그 대행 비용을 올렸고, 네이버 플레이스 광고를 추가했다. 유튜브 채널을 열고, 인스타그램 운영을 외부 업체에 맡겼다. 처음 몇 달은 효과가 있었다. 상담 전화가 늘었고 신환 수가 회복됐다. 그래서 더 늘렸다. 카카오 모먼트 광고를 더하고, 지역 생활 정보 앱에 입점하고, 이벤트 콘텐츠 촬영비까지 따로 썼다. 채널이 늘수록 관리하는 업체도 늘었고, 보고서를 받고 회의하는 시간도 늘었다.
“마케팅 비용이 한 달에 800만 원이 넘어요. 매출 대비로 따지면 15% 가까이 되는 것 같은데, 그게 적당한 건지 많은 건지도 잘 모르겠고. 줄이면 신환이 줄어들 것 같아서 못 줄이겠고. 그렇다고 계속 이렇게 쓰면 남는 게 없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윤 원장이 마케팅을 늘려온 방식은 전략적 판단이라기보다 반응적 대응에 가까웠다. 신환이 줄면 채널을 추가하고, 특정 채널의 효과가 떨어진 느낌이 들면 다른 채널로 옮기고, 업체가 '이게 요즘 잘 된다'고 하면 일단 해봤다. 개별 채널의 효과를 정확히 측정하지 않은 채 전체 비용만 계속 늘었다. 그러는 동안 내부에서 기존 환자를 관리하는 데는 거의 에너지를 쓰지 않았다. 리콜 시스템이 없었고, 상담 후 돌아간 환자에게 다시 연락하는 구조도, 소개를 유도하는 장치도 없었다. 모든 관심이 새 환자를 데려오는 데 쏠려 있었고, 이미 온 환자를 남기는 데는 구조가 없었다. 그래서 마케팅은 새는 바가지에 물을 붓는 일이 됐다. 들어오는 환자가 있어도 남지 않으니 계속 새로 유치해야 했고, 그 비용이 쌓여 월 800만 원에 이르렀다.
▸ 메커니즘 — 마케팅이 “전략”에서 “의존”으로 바뀌는 자리
윤 원장이 빠진 함정에도 이름이 있다. '마케팅 의존'이다. 핵심은 마케팅 비용이 많다는 것이 아니라, 줄이면 신환이 줄 것 같아 못 줄이는 상태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 상태는 세 가지 원리로 만들어진다.
첫 번째 원리는 반응적 추가가 만든 고정 지출이다. 마케팅 의존은 한 번의 큰 결정으로 생기지 않는다. 신환이 줄어 블로그를 시작하고, 효과가 있는 듯해 광고를 더하고, SNS도 하면 좋다고 해서 맡긴다. 각 결정은 저마다 논리가 있지만, 이것들이 누적되면서 마케팅 비용이 고정 지출로 굳는다. 그리고 고정 지출이 된 마케팅비는 줄이기 어렵다. 줄이는 순간 신환이 줄 것이라는 두려움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 두려움은 합리적이면서, 동시에 의존을 유지시키는 심리적 기제다. 그 비용이 어느 선을 넘으면, 마케팅은 성장을 견인하는 투자가 아니라 현상 유지를 위한 비용으로 전락한다.

매출 대비 마케팅비의 적정선은 5~8% — 12%를 넘으면 투자가 아니라 현상 유지 비용이라는 신호다 두 번째 원리는 측정하지 않으면 생기는 일이다. 윤 원장이 800만 원을 쓰면서도 그것이 적정한지 몰랐던 이유는 각 채널의 기여도를 측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ROI 측정은 복잡한 작업이 아니다. 이 채널로 온 환자가 몇 명이고, 그들이 실제로 얼마의 수익을 냈으며, 그 수익이 이 채널에 쓴 비용을 넘는가. 이것을 보지 않으면 효과 없는 채널에 계속 돈을 쓰게 되고, 효과 있는 채널이 무엇인지 몰라 선택과 집중을 못 한다. 결국 '혹시 몰라서' 여러 채널을 동시에 끌고 가는 방식으로 비용이 팽창한다. 윤 원장의 병원에서 채널별 기여를 처음 추적해보니, 신환의 60% 이상이 네이버 플레이스와 블로그 두 채널(합 350만 원)에서 왔다. 나머지 채널들은 다 합쳐도 40%가 되지 않았고, 거기 쓰인 450만 원은 효율이 낮거나 사실상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세 번째 원리는 새는 바가지다. 마케팅 비용을 이야기할 때 빠지면 안 되는 비교가 있다. 새 환자를 데려오는 비용과 기존 환자를 유지하는 비용이다. 통상 신규 고객 유치 비용은 기존 고객 유지 비용의 5~7배에 달한다. 한 명의 신환을 데려올 돈으로 기존 환자 대여섯 명을 다시 부를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윤 원장 병원에서 이 둘에 쓰는 비용의 비율은 약 95 대 5였다. 95%가 새 환자를 데려오는 데 쓰였고, 이미 온 환자를 남기는 데는 5%뿐이었다. 바가지에 난 구멍은 그대로 둔 채 물만 더 붓고 있었던 것이다.
그 구멍은 숫자로도 드러났다. 신환 1명당 유치 비용은 약 15만 원인데, 이들의 첫 방문 평균 수익은 약 12만 원. 게다가 신환의 절반은 첫 방문 뒤 돌아오지 않았다. 15만 원을 들여 데려온 환자의 절반이 12만 원짜리 진료 한 번만 받고 사라진 것이다.

신환 1명당 유치 비용 15만 원, 첫 방문 수익 12만 원 — 절반이 재방문하지 않으면 마케팅은 투자가 아니라 소모다 그래서 마케팅은 병원의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가 아니라, 좋은 병원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수단이다. 이 순서가 뒤바뀌면 문제가 생긴다. 상담 동의율이 낮은 병원에서 마케팅을 늘리면 상담 건수만 늘 뿐 치료로 이어지는 환자는 크게 늘지 않는다. 재방문율이 낮은 병원에서 신환을 늘리면 1회 방문 후 사라지는 환자만 쌓인다. 윤 원장 병원의 비급여 초진 상담 동의율은 약 38%였다. 100명이 상담받으면 62명이 돌아갔다. 이 수치를 그대로 둔 채 마케팅으로 상담 건수만 늘리면, 더 많은 사람이 왔다가 돌아가는 구조가 반복될 뿐이다. 마케팅을 줄이면 신환이 줄어드는 불안, 그것이 이 구조가 만드는 함정이다.
▸ 자가 점검 — 다섯 가지 질문
마케팅을 늘려도 불안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문제는 마케팅의 양이 아니라 병원 내부의 구조일 수 있다. 아래 다섯 질문에 셋 이상 '예'라면, 윤 원장과 같은 의존 구조에 들어섰을 가능성이 높다.

목표는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마케팅에 의존하지 않아도 환자가 유지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그 구조의 핵심은 세 가지다.

이 셋이 작동하기 시작하면 신환 유치에 들어가는 마케팅비의 절대량이 줄어든다. 마케팅 없이도 병원이 유지되는 기반이 생기고, 마케팅은 그 위에서 추가 성장을 도모하는 역할로 돌아간다. 그때의 마케팅이 의존이 아니라 진짜 전략이다.
윤 원장이 먼저 시작한 것은 마케팅비 조정이 아니었다. 상담 후 미결정 환자를 위한 팔로업 연락 구조를 만들고, 단순한 리콜 문자 발송을 시작했다. 둘 다 추가 비용이 거의 없었다. 3개월 후 상담 동의율은 38%에서 47%로 올랐다. 마케팅 비용을 한 푼도 줄이지 않았는데, 같은 비용으로 더 많은 환자가 치료를 결정하기 시작했다. 바가지의 구멍을 먼저 막자, 같은 물로 더 많이 남은 것이다.

▸ PART 1을 마치며 — 다섯 개의 착각, 하나의 구조
PART 1에서 다룬 다섯 사례는 서로 다른 이유로 시작됐다. 고정비가 너무 빠르게 늘었거나, 단가가 낮아졌거나, 직원이 자꾸 나가거나, 비급여에만 의존하거나, 마케팅비가 과도하게 쌓였거나. 그러나 다섯을 나란히 놓으면 밑에 같은 원인이 보인다. 병원의 구조를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은 채, 더 많이 하고 더 많이 쓰는 방향으로만 움직였다는 것. 각 사례의 '착각'은 모두 '더 ○○하면 된다'는 한 문장으로 요약되고, 그 문장이 가린 것은 언제나 구조의 질문이었다.

매출이 오르거나 환자가 늘어도, 병원의 내부 구조가 그것을 수익으로 바꾸지 못하면 아무 의미가 없다. 이것이 PART 1이 다룬 다섯 착각의 공통된 교훈이다. PART 2부터는 이 구조들을 항목별로 더 깊이 들어간다. 돈의 구조, 환자의 흐름, 사람과 조직, 운영 시스템. 각 영역에서 어떤 문제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다시 실제 사례를 통해 살펴본다.
마케팅은 병원을 알리는 도구다. 병원을 대신할 수는 없다.

글. 정재훈 대표
(㈜코엘파트너스, 대한치과직무교육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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