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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각의 삶, 김마저 작가의 예술과 가구] 조형의 또 다른 얼굴, 가구- 무각의 시작을 알리다ARTICLE 2025. 8. 5. 11:37
조형의 또 다른 얼굴, 가구- 무각의 시작을 알리다
이번 매거진HD 8월호부터 소개될 칼럼니스트 김마저 작가는, 명확하지 않고 보이지 않는 ‘무각’이라는 이미지를 살아 움직이는 자기만의 표현방식으로 작품화하고 있다. 이번 인터뷰는 앞으로 전개될 ‘무각의 삶’에 대한 도입부로, 작품의 철학과 의미, 창작의 시작을 의미있게 전달했다.
Q “당신은 본래 미술을 전공했는데, 왜 ‘가구’를 만들게 되었나요? 작가와 디자인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다고 들었어요.”
A. 저에게 가구는 조형의 또 다른 얼굴입니다. 어쩌면 조형 이전에 가구를 먼저 만들었고, 가구를 통해 조형의 언어를 배웠는지도 모릅니다. 조형물이 기능을 가지기 시작하는 순간, 그것은 사람의 삶 속으로 스며듭니다. 그래서 저는 가구를 조형처럼, 조형을 가구처럼 만들고 있어요. 그 경계에서 무언가를 만들어낸다는 행위는 지금도 제게 가장 흥미로운 창작의 순간입니다.
회화과를 졸업하고 ‘만든다’는 일은 익숙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회사에 들어가 공간을 디자인해야 했고, 처음으로 무언가를 상상하고 가구를 스케치하게 되었습니다. 공사가 마무리되고, 낯설고 텅 빈 공간이 하나의 풍경처럼 바뀌어가는 과정은 말로 다하기 어려운 흥분을 안겨주었습니다. 그것은 회화와는 전혀 다른 종류의 완성도와 감각이었습니다. 그리하여 가구는 더 이상 생활을 위한 물건이 아니라, 삶의 조형이 되었죠.
STRUCTURE No.01 Q “당신 예술작업의 중심 개념인 ‘무각형’은 어떤 뜻인가요?”
A. ‘무각형(無角形)’은 형이 사라졌다는 말이 아닙니다. 고정된 실체가 없다는 뜻이죠. ‘무각’이라고 하면 흔히 ‘각이 없다’, 즉 둥글거나 흐릿한 이미지를 떠올리지만, 제가 말하는 무각은 끊임없이 변하고 관계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형태입니다. 그것은 ‘고정되지 않음’ 자체의 형식입니다.
우리는 보통 동그라미, 세모, 네모 같은 기하학적 도형에 익숙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물들이 그 익숙한 틀 안에서 만들어지고 소비됩니다. 하지만 저는 그 틀 밖, 즉 보이지 않는 관계의 형상에 더 깊은 관심을 가집니다. 그것은 기억이고 감정이며, 때로는 체온과 같은 것입니다. 형태가 없다고 느껴지는 어떤 존재들이 실제로는 가장 강력하게 관계를 형성하고, 우리를 변화시키는 힘이 되죠.
‘무각형’은 그러한 사유의 형태입니다. 형태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고정된 것에서 벗어나려는 시도이자, 어떤 자유로운 상태를 향한 감각의 실험입니다. 그리고 저는 그 속에서 ‘각을 벗어난 삶’을 상상합니다. 예측 가능한 질서에서 벗어나, 관계와 시간, 감정의 흐름에 따라 끊임없이 재구성되는 시간과 조형. 그것이 바로 제가 꿈꾸는 조형적 삶이며, 제가 가구를 만들고 예술을 지속하는 이유입니다.
비워진 울림 Empty ringing 우연한 일화 Accident Episode *작가소개
김마저는 설치미술가이자 가구 디자이너로, 미술과 디자인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동국대 서양화과와 홍익대 동양화과를 졸업한 후, 가구회사에서 가구 스케치를 시작으로 입체 작업을 병행해 왔다. 이를 통해 설치미술과 조형, 퍼포먼스까지 작품 활동의 영역을 넓히고 있으며. 작가 고유의 시선으로 가구 디자인까지 구축하고 있다.
‘MEUMAB(메맙)’이라는 독립 가구 브랜드를 설립하여, 조형성과 기능성을 넘나드는 작업을 전개하고 있다. 다양한 전시를 통해 작가의 고유한 방식으로 조형 언어를 풀어 나가고 있다.
주요 키워드가 되는 작품으로는 ‘무각형(無角形)’, ‘무각섬’ ‘무각무’, 등이 있으며, 보이지 않는 감정과 기억, 흐름을 형상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가구는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존재’라는 신념 아래, 조형을 생활 안으로 끌어들이고, 삶의 리듬에 호흡하는 가구를 만들어내는 디자이너로도 평가를 받고 있다.
*작품 협업
•문화비축기지, 2024년 《무각섬 Zero Degree Island 》 전시 퍼포먼스
•금성출판사, 2024년 미술관 KA S, 건축, 가구 디자인
•우리 옛돌 박물관, 2025년 《꺼내진 조각a》 전시
•교동미술관, 2024년 《무각행》 퍼포먼스
•스페이스 라드, 2024년 《무각무》 퍼포먼스
등 다수의 설치, 퍼포먼스 전시와 건축가와 협업하면서 가구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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