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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삭막한 거리에 활기를 띠우고 풍부한 표정을 입힌 의료복합시설Marivan Medical BuildingARTICLE 2026. 11. 3. 19:41
삭막한 거리에 활기를 띠우고 풍부한 표정을 입힌 의료복합시설
Marivan Medical Building
이란 서부의 도시 마리반, 주요 대로변에 초록빛 박스 하나가 눈길을 끈다. 약국과 진료실, 카페가 한 건물에 모인 마리반 메디컬 빌딩(Marivan Medical Building)이다. 좁은 골목 안쪽에 숨어 있던 출입구는 사선형 동선과 녹지 통로를 통해 보행자의 시선 앞으로 끌어내졌고, 건물 전체를 감싼 그린 컬러와 목재 타일은 삭막했던 거리에 새로운 표정을 입혔다. 환자의 기다림까지 세심하게 배려한 이 건물은 의료 공간이 도시와 사람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지 조용히 보여준다.
글_박하나 편집장
설계 및 제공_AsNow Design
수석 건축가_Sonia Tatari, Ehsan Tavasoli
디자인 팀_Nila Shahmohammadi, Farid Rajabi
그래픽 디자인_Masoomeh Samadi, Neda Jahantab
사진_hamzehlouei
마리반 메디컬 빌딩(Marivan Medical Building)은 이란 서부 마리반의 주요 대로변에 자리한 연면적 약 1,050㎡ 규모의 의료복합시설이다. 건물은 약국과 진료실, 카페를 한곳에 집약해 의료서비스의 접근성과 공간 활용도를 높이는 동시에, 방문객들이 머무는 시간까지 고려한 복합적인 공간 구성을 선보인다.
마리반 메디컬 빌딩은 의료시설의 기능을 수직적으로 배치하면서도 각 공간의 성격을 유기적으로 연결한다. 약국과 진료실이라는 필수 의료 기능에 휴식과 교류를 위한 공간을 더함으로써, 병원을 단순히 치료를 받는 장소가 아닌 다양한 경험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확장한 점이 돋보인다. 이는 제한된 면적 안에서도 효율적인 공간 활용과 이용자 중심의 환경 조성이 충분히 양립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리모델링 이전, 건물의 출입구와 주 계단은 좁은 골목 안쪽에 자리해 외부에서 쉽게 인지하기 어려웠으며, 방문객의 접근성 또한 충분히 확보되지 못했다. 설계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의 진입 구조를 재해석하고, 건물의 측면 파사드(façade)를 새로운 접근 공간이자 시각적 중심으로 활성화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이를 위해 엄선된 마감재와 독창적인 조형 언어를 적용하고, 지상층에는 폭이 좁은 녹지 통로를 조성해 보행자의 시선과 발걸음이 자연스럽게 건물로 이어지도록 유도했다. 특히 재료의 질감과 형태적 요소를 유기적으로 결합함으로써 기존에는 부차적인 면으로 인식되던 측면 입면에 새로운 존재감을 부여했다. 여기에 1층의 작은 녹지 공간을 더해 건물과 거리 사이의 경계를 부드럽게 연결하고, 방문객이 출입구를 보다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했다.




외관은 7층 규모의 단정한 박스형 매스로 계획됐으며, 건물 전체를 감싸는 그린 컬러가 무채색 위주의 삭막한 주변 환경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는다. 특히 외벽에는 직사각형 목재 타일을 층별로 서로 다른 면적과 패턴으로 배치해 계단식으로 변화하는 독특한 입면을 완성했다. 이러한 구성은 단순한 상자 형태의 건물에 시각적인 리듬과 깊이감을 더하며, 재료의 질감과 색채가 어우러져 외관에 풍부한 표정을 만들어낸다. 또한 그린 컬러는 자연을 연상시키는 색채적 특성을 통해 이용자에게 심리적인 편안함과 안정감을 전달하고, 의료시설이 지닌 차갑고 경직된 이미지를 부드럽게 완화한다.
저층부에서는 보행자의 눈높이에서 시작되는 사선형 공간 구성이 시선을 자연스럽게 건물 안쪽으로 유도한다. 이러한 동선은 출입구와 계단으로 연결되며, 방문객이 진입 방향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외관의 조형적 특징과 실제 이동 경로를 유기적으로 결합한 설계는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건물의 시각적 인지도를 강화한다.






1층과 메자닌(mezzanine)에는 약국을 배치해 거리에서의 접근성을 확보했으며, 상층부는 진료실을 중심으로 구성해 의료 기능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최상층과 옥상에는 카페를 마련해 진료를 기다리는 환자와 동행인들이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여유로운 공간을 제공한다. 특히 옥상에서는 도시의 탁 트인 전경을 감상할 수 있어, 일상적인 진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긴장과 피로를 덜어주는 역할을 한다.
약국 내부는 외관과 일관된 그린 컬러를 중심으로 신선하고 활기찬 분위기를 연출한다. 바닥과 천장은 물론 가구에도 그린 컬러를 적용해 공간 전체에 통일감을 부여했으며, 색채가 지닌 자연 친화적인 이미지를 통해 일반적인 약국에서 느껴지는 경직된 분위기를 한층 부드럽게 완화했다. 특히 서로 다른 높이로 구성된 메자닌 구조는 내부 공간에 입체감을 더하고, 시각적으로도 개방적인 인상을 형성한다.
또한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통창을 설치해 외부와의 시각적 연결을 강화하고 자연광이 실내 깊숙이 유입되도록 했다. 풍부한 자연광은 공간을 밝고 쾌적하게 만드는 동시에 그린 컬러의 생동감을 한층 부각하며, 방문객에게 편안하고 긍정적인 첫인상을 전달한다. 이러한 개방적인 입면 구성은 내부 공간의 가시성을 높여 거리와 약국 사이의 심리적 경계를 낮추는 역할도 한다.


건물 곳곳에 배치된 대형 창 역시 자연광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 위한 장치다. 시간과 빛의 변화에 따라 실내의 색감과 분위기가 다채롭게 드러나며, 그린 컬러를 중심으로 한 공간 디자인에 자연스러운 깊이감을 더한다.
그만큼 마리반 메디컬 빌딩은 세심한 시공 품질과 체계적으로 계획된 공용 공간, 특히 환자와 방문객이 머무는 대기 공간에 주목함으로써 보다 편안하고 친근한 의료 환경을 구현했다. 약국과 진료실, 카페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자연광과 녹지, 색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의료시설 특유의 긴장감을 완화했으며, 진료를 기다리는 시간마저 쾌적한 공간 경험으로 전환하고자 했다. 이는 의료 공간의 가치가 진료 기능과 운영 효율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의 심리적 안정과 일상적인 경험까지 세심하게 배려하는 데 있음을 보여준다.
좋은 건축은 건물 자체의 완성도를 넘어 주변 환경에 새로운 생기를 불어넣고, 익숙했던 도시 풍경을 새롭게 변화시킨다. 기존에 눈에 띄지 않던 진입 공간을 재구성하고, 색채와 재료, 녹지를 통해 거리와의 관계를 새롭게 설정한 마리반 메디컬 빌딩은 건축이 도시의 인상을 바꾸는 방식을 잘 보여준다. 나아가 이러한 변화는 건물을 이용하는 사람뿐 아니라 거리를 오가는 보행자에게도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결국 마리반 메디컬 빌딩은 의료시설이 지역사회와 소통하며 일상에 활력을 더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기능과 미학, 실용성과 배려가 조화를 이루는 이 건물은 주변을 밝히고 사람들의 마음에 희망과 온기를 전하는 좋은 건축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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