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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31 웨인 티보 전‘The Order of Things’ARTICLE 2026. 11. 3. 20:00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31 웨인 티보 전
‘The Order of Things’
지엔씨미디어와 현대카드는 지난 9월 19일부터 2027년 2월 21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뮤지엄 전시1관에서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31 웨인 티보(Wayne Thiebaud)’ 전시를 개최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미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화가 웨인 티보의 예술 세계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대규모로 조명하는 회고전으로, 초기 작품부터 100세에 제작한 마지막 자화상에 이르기까지 약 75년에 걸친 그의 창작 여정을 폭넓게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전시에서는 회화와 드로잉을 포함한 총 105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대중에게 친숙한 케이크와 파이, 아이스크림 등 달콤한 디저트 정물화를 비롯해 인물화와 도시 풍경, 산과 강을 담은 풍경화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글. 박하나 편집장
제공. 지엔씨미디어

이번 전시는 미셸 푸코의 저서 『사물의 질서』에서 출발해 웨인 티보가 평생에 걸쳐 탐구해 온 사물과 공간, 그리고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의 문제를 깊이 있게 조명한다. 관람객은 작품을 따라가며 무심코 지나쳤던 사물과 공간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비슷한 형태가 반복되는 가운데 드러나는 미세한 차이와 대상마다 지닌 고유한 존재감은 평범한 일상에도 저마다의 질서와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음을 일깨운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티보의 작품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익숙함 속에 가려져 있던 시각적 감각을 되살리며 우리가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 자체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Wayne Thiebaud with his painting Pies, Pies, Pies at his Sacramento studio in 1961. Photographer Betty Jean Thiebaud 웨인 티보(Wayne Thiebaud, 1920–2021)는 케이크와 파이, 아이스크림처럼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사물부터 인물화, 샌프란시스코의 도시 풍경, 미국 서부의 산과 강 등 자연 풍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재를 자신만의 시각 언어로 풀어낸 미국 현대미술의 거장이다. 그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상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강렬한 색채와 두터운 물감의 질감, 정교한 빛과 그림자의 대비를 활용해 독창적인 회화 세계를 구축했다.
그는 흔히 팝아트의 대표 작가로 알려져 있지만, 그의 예술 세계는 대중문화의 이미지를 재현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특히 티보는 언뜻 비슷해 보이는 대상들 사이에서도 색채와 형태, 질감의 미묘한 차이를 포착하고 이를 회화적으로 드러내는 데 주목했다. 반복되는 형태 안에서 차이를 발견하고, 일정한 배열 속에 새로운 리듬과 변주를 만들어내는 그의 작업은 ‘질서 속의 차이’라는 예술적 탐구로 이어졌다. 이러한 접근은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넘나들며, 익숙한 대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하는 티보만의 독창적인 회화적 언어를 형성했다.

Wayne Thiebaud, Dessert Circle, 1992-1994 © 2026 Wayne Thiebaud Foundation / 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 - SACK, Seoul / Collection of Matt and Maria Bult, Sacramento. 
Wayne Thiebaud, Reservoir and Orchard, 2001 © 2026 Wayne Thiebaud Foundation / 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 - SACK, Seoul / Collection of Matt and Maria Bult, Sacramento. 
Wayne Thiebaud, Salads, Sandwiches, and Desserts, 1962 © 2026 Wayne Thiebaud Foundation / 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 and SACK, Seoul / Sheldon Museum of Art, Nebraska Art Association, Thomas C. Woods Memorial, N-138.1962. 
Wayne Thiebaud, Shoe Rows, 1975 © 2026 Wayne Thiebaud Foundation / 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 - SACK, Seoul / Wayne Thiebaud Foundation. 
Wayne Thiebaud, Untitled (City Views), 1993 © 2026 Wayne Thiebaud Foundation / 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 - SACK, Seoul / Wayne Thiebaud Foundation. 
Wayne Thiebaud, Two Wedding Cakes, 2015 © 2026 Wayne Thiebaud Foundation / 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 - SACK, Seoul / Wayne Thiebaud Foundation. 
Wayne Thiebaud, Jolly Cones, 2000 © 2026 Wayne Thiebaud Foundation / 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 - SACK, Seoul / Seth & Jane Waugh. 
Wayne Thiebaud, Stuffed Toys, 2004 © 2026 Wayne Thiebaud Foundation / 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 - SACK, Seoul / Wayne Thiebaud Foundation. 티보의 작품은 일상의 사물을 그리는 데 그치지 않고,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사회의 단면을 비추는 거울이 되기도 한다. 진열대 위에 반복적으로 놓인 화려한 케이크와 파이, 아이스크림은 풍요로움과 소비 욕망이 공존하는 현대사회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매력적인 색채와 정교한 배열로 표현된 디저트는 시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하는 동시에, 끊임없이 무언가를 소유하고 소비하려는 사회의 단면을 환기한다.

Wayne Thiebaud, Betty Jean Thiebaud and Book, 1965-1969 © 2026 Wayne Thiebaud Foundation / 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 - SACK, Seoul / Crocker Art Museum, Gift of Mr. and Mrs. Wayne Thiebaud, 1969.21. 
Wayne Thiebaud, Eating Figures (Quick Snack), 1963 © 2026 Wayne Thiebaud Foundation / 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 - SACK, Seoul / Private Collection, Courtesy Acquavella Galleries. 인물화에서도 티보 특유의 시선이 드러난다. 서로 가까운 거리에 앉아 있으면서도 시선을 나누지 않는 인물들은 복잡한 관계망 속에서도 고립감을 경험하는 현대인의 모습과 맞닿아 있다. 물리적 거리는 가깝지만 정서적 교감은 부재한 장면을 통해 관계의 의미와 인간 사이의 거리를 되돌아보게 한다. 또한 가파르게 솟아오르거나 비스듬히 뒤틀린 도시 풍경은 우리가 익숙하게 받아들여 온 공간을 낯설고 불안정한 시선으로 재구성한다.
이처럼 웨인 티보는 평범하고 친숙한 일상 속에서 욕망과 고독, 질서와 긴장이라는 다양한 감정과 의미를 발견했다. 그가 그려낸 사물과 인물, 도시 풍경은 특정 시대의 모습을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늘날 우리의 삶에도 유효한 질문을 던진다. 익숙한 대상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는 티보의 작품은 일상에 무심코 지나쳤던 장면과 사물에도 저마다의 의미와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음을 일깨운다.




이번 전시는 친숙한 디저트 정물화부터 인물화와 도시 풍경, 자연을 담은 작품까지 폭넓게 아우르며 관람객에게 다채로운 감상 경험을 제공한다. 누구나 편안하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동시에, 작품에 담긴 색채와 형태, 반복과 배열의 의미를 따라가다 보면 일상과 관계, 현대인의 삶을 새로운 관점에서 돌아볼 수 있다. 세대를 넘어 예술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익숙한 세계를 다시 바라보는 기회를 선사한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는 더욱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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