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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 벽을 허물고 소통과 협력을 중시하는 연세송내과 (하)ARTICLE 2026. 2. 3. 18:20
지역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생애 마지막을 ‘함께’할 수 있는
Aging in Community, ‘송스 빌리지’ 완성할 것!
연세송내과 재택의료센터 김상환 센터장_연세송내과 송대훈 대표 원장_연세송내과 박진아 원장 연세송내과에 들어서는 순간, 카페를 연상시키는 따뜻하고 자연친화적인 공간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옐로우 조명과 멜론 톤의 색감, 곳곳에 배치된 초록 식물들이 조화를 이루며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외부 창을 통해 스며드는 오후의 햇살은 내부 공간을 은은하게 밝힌다.
송대훈 대표원장은 집처럼 편안하고 따뜻한 공간을 구현하기 위해 창을 적극 활용한 개방감 있는 설계에 주력했다. 특히 환자 대기 공간에는 창가 테이블을 배치해 카페와 같은 분위기를 조성했으며, 이를 위해 채광이 들어오는 진료실을 과감히 조정했다. 재택의료팀이 근무하는 사무공간과 회의실 역시 벽돌 마감재와 우드 패널을 활용해 안정감을 더하고, 유리 파티션을 적용해 공간 간의 연속성과 개방감을 살렸다. 그만큼 연세송내과는 모든 공간을 환자와 의료진, 직원 간의 원활한 소통과 협업을 돕는 개방적이고 안락한 환경으로 구성한 점이 특징이다.
송대훈 대표원장이 이번 인터뷰에서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핵심 키워드는 ‘함께’였다. 재택의료의 본질이 소통과 협업에 기반한 시스템에 있는 만큼, ‘함께’하는 가치가 공간 디자인 전반에도 충실히 반영된 것이다.
현재 추진 중인 재택의료 환자 주거환경 개선 사업인 ‘송스 홈케어 프로젝트’ 역시 이러한 ‘함께’의 철학과 맞닿아 있다. 송대훈 대표원장은 “환자의 질환과 신체 상태에 따라 생활 공간을 점검하고, 필요한 부분을 처방하듯 개선해 나가는 과정이 ‘재택의료의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올해부터 본격 시행되는 통합돌봄지원사업과 관련해서, 거동이 불편하고 의료 접근성이 낮은 환자가 많은 현실을 고려할 때 “통합돌봄 체계 안에서 재택의료의 개입은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곧 “재택의료는 통합돌봄이 현장에서 실효성 있게 작동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라는 분석이다.
그만큼 송대훈 대표원장은 ‘재택의료’를 기본 바탕에 두고 다양한 사업과 서비스,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함께’하는 의료 본연의 가치를 재정립했다. 이는 훗날 ‘함께’ 늙어갈 수 있는 마을을 만들고자 한 송대훈 대표원장의 오래된 염원이 머지 않았음을 뜻한다. 지역 안에서 사람들과 관계를 유지하며 ‘함께’ 살아가고, 결국 ‘함께’ 생의 마지막을 맞이할 수 있는 공간, 이것이야말로 지속가능한 미래 사회를 이끄는 성장 동력이자 성공적인 ‘에이징 인 커뮤니티(Aging in Community)’의 모델이 될 것이다.

연세송내과 내부(1) 12. 연세송내과는 전체 어떠한 컨셉으로 디자인되었으며, 가장 내세울 만한 공간 디자인이 있다면 어디인지 소개해 주세요.
“집처럼 편안한 공간이자, 재택의료팀을 위한 효율적인 베이스캠프를 지향했습니다.”
우리병원의 전체적인 디자인 콘셉트는 ‘따뜻함’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병원 특유의 차갑고 경직된 이미지를 지양하고, 우드 톤의 마감재와 조명을 적극 활용하여 환자분들께서 병원이 아닌 카페나 거실과 같은 편안한 공간으로 느끼실 수 있도록 했습니다. 동시에 직원 업무 공간은 재택의료 장비를 효율적으로 수납할 수 있도록 구성하고, 팀원들이 수시로 모여 회의하고 소통할 수 있는 ‘베이스캠프’로서의 기능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 설계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병원이 병원처럼 느껴지지 않고, 카페와 같은 편안한 분위기를 갖추기를 바랐습니다. 이에 인테리어 디자인은 스페인에서 수학한 지인 디자이너에게 의뢰했으며, 내부 한쪽 면 전체가 창으로 구성되어 공간의 개방감을 살리는 데 주력했습니다. 이 창은 비 오는 날이나 눈 오는 날, 자연광이 깊이 스며들 때, 해 질 녘 노을이 질 때마다 공간의 분위기를 한층 더 풍부하게 만들어 주는 요소로, 해당 창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설계를 진행했습니다. 또한 내부는 벽돌 마감과 식물을 적용해 자연 친화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조명은 옐로우 톤으로 다소 낮춰 환자분들께 따뜻하고 안정적인 이미지를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벽면 역시 순백의 흰색 대신 멜론 톤을 적용해 전체 색감과 조명이 부드럽게 어우러지도록 했습니다.
이처럼 창가 공간을 환자분들을 위한 대기 및 휴식 공간으로 구성하다 보니, 진료실은 상대적으로 안쪽에 배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창가 쪽은 환자 대기 공간으로, 반대편은 진료실 영역으로 구분하였으며, 복도식 구조를 통해 의료진의 업무 동선은 후면으로 자연스럽게 감출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이를 통해 의사와 간호사가 뒤쪽 동선을 활용해 이동할 수 있는 구조가 완성되었습니다. 특히 접수대 뒤편에서 내시경실, 주사실, 검사실까지 한 번에 이동할 수 있도록 동선을 체계적으로 구획해 업무 효율성을 높였습니다.
초기에는 카페와 같은 분위기를 구현하기 위해 창가 앞에 원형 테이블을 배치하고, 테이블 양쪽에 두 분씩 앉을 수 있도록 구성했으나, 환자가 점점 늘어나면서 해당 배치는 현실적으로 유지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이에 원형 테이블을 제거하고, 현재는 의자를 길게 배치하는 형태로 공간을 재구성하게 되었습니다.
13. 환자분들이 가장 만족해하는 공간이나, 특별히 호응이 좋았던 디자인 포인트가 있다면 무엇인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환자분들께서는 대기 공간을, 직원들은 재택의료센터 팀 룸을 가장 선호하십니다.”
환자분들께서는 일반적인 병원 대기실과는 다른, 보다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의 공간에서 심리적인 안정을 느끼신다고 말씀하십니다. 이러한 반응을 접할 때마다 공간이 환자 경험에 미치는 영향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애착이 가는 공간은 재택의료팀이 함께 사용하는 사무 공간 내 회의실입니다. 이곳에서는 환자를 위한 보다 나은 돌봄 방안을 두고 가장 치열한 논의가 이루어지며, 실제 현장에 적용 가능한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자연스럽게 도출됩니다. 재택의료의 방향성과 팀의 정체성이 만들어지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해당 사무 공간은 원래 다른 용도로 사용되던 장소였습니다. 리모델링 과정에서 공사비를 절감하기 위해 기존의 벽 마감을 그대로 살리고, 필요한 부분에만 가벽을 새로 세우는 방식으로 공간을 구성했습니다. 천장은 별도의 마감 없이 오픈 천장 구조로 설계했으며, 회의실로 활용하기 위한 최소한의 공간 구성만을 적용했습니다. 이러한 구조가 오히려 자유롭고 개방적인 분위기를 형성해, 팀원 간의 소통과 협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연세송내과 내부(3) 
연세송내과 내부(2) 
연세송내과 내부(4) 창가 환자 대기실 
연세송내과 내부(6) 직원 식당 
사무공간 내 회의실 14. 현재 연세송내과는 재택의료 환자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송스 홈케어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환자들의 가정을 방문진료하면서 의료적인 문제 뿐 아니라 다학제 케어의 일환으로 주거환경을 개선해 주고 있는데요. 구체적으로 환자들의 안전을 위해 어떤 부분을 어떻게 개선해 주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집이 안전해야 치료도 가능합니다. ‘주거 처방’ 역시 의료의 중요한 일부입니다.”
아무리 방문 진료를 통해 치료를 충실히 진행하더라도, 화장실을 이용하다 문턱에 걸려 넘어지는 순간 골절로 이어지고 결국 와상 상태에 이르게 되는 경우를 막지 못한다면 의료는 근본적인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위험 요인을 사전에 차단하지 못하면 치료는 결국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저희는 낙상 예방을 위한 안전바 설치, 미끄럼 방지 매트 시공, 문턱 제거 등 주거 환경 개선을 직접 지원하고 있습니다. 환자의 질환과 신체 상태에 맞춰 생활 공간을 점검하고, 필요한 부분을 ‘처방’하듯 개선해 나가는 것, 그것이 진정한 재택의료의 출발점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현실적으로는 여러 제약이 존재합니다. 방문 과정에서 환자의 주거 환경이 낙상 등 안전사고에 매우 취약하다고 판단될 경우, 의료진이 환자나 보호자에게 개선 필요성을 설명하고 권유합니다. 그러나 독거이거나 경제적·행정적 여건이 어려운 가정의 경우, 이러한 조치가 실제로 실행되기까지는 상당한 장벽이 따릅니다. 일부 지자체에서 관련 지원 사업을 운영하고는 있지만, 활용 가능한 예산이 충분하지 않아 실질적인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특히 자가 소유 주택이 아닌 임차 주거의 경우에는 문턱 하나를 고치는 일조차 집주인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집주인과의 연락이 원활하지 않거나 협조를 얻기 어려운 상황도 많아, 구조적인 개선이 쉽지 않은 경우가 빈번합니다. 문턱이 지나치게 높아 휠체어 이동이 어려운 주택에서는 임시방편으로 테이프를 여러 겹 말아 놓거나, 간이 발판을 높낮이에 맞게 설치해 드리는 정도에 그칠 수밖에 없는 현실도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마주할 때마다 주거 환경 개선이 재택의료에서 얼마나 중요한 과제인지, 또 제도적 뒷받침이 얼마나 절실한지 절감하게 됩니다.
15. 대표원장님께서 앞으로 병원을 짓게 된다면,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개선하고 싶은지 궁금합니다.
“병원의 벽을 허물고, 마을 자체가 병원이 되는 모델을 꿈꿉니다.”
저희는 특정한 의료 건물을 롤모델로 삼기보다는, 일본이나 영국의 커뮤니티 케어 센터처럼 지역 주민들이 언제든 편안하게 드나들며 건강을 상담하고 돌봄을 받을 수 있는 ‘열린 공간’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병원이 반드시 하나의 거대한 건물로 존재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의료는 지역사회 곳곳에 스며든 네트워크 형태로 기능해야 하며, 생활과 돌봄, 의료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의 연장선에서, 제 개인적인 장기 목표 중 하나는 이른바 ‘빌리지’를 만드는 일입니다. 주변에서는 제 이름을 따 ‘송스 빌리지’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단순한 주거 단지나 타운의 개념이 아니라, 함께 늙어갈 수 있는 ‘마을’을 의미합니다. 노년기에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 머무는 삶이 아니라, 지역 안에서 사람들과 관계를 유지하며 함께 살아가고, 결국 함께 생의 마지막을 맞이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오랜 바람이 담겨 있습니다.
현재 지역사회에는 가족과 떨어져 홀로 생활하시는 독거 노인분들이 매우 많습니다. 이분들이 가족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고립되거나 불안한 노후를 보내지 않도록, 마음 편히 어울리고, 함께 시간을 보내며, 자연스럽게 돌봄과 의료를 연결받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송스 빌리지’는 그러한 역할을 하는 공동체로, 혼자가 아닌 ‘함께’ 나이 들어가고, ‘함께’ 삶을 정리해 갈 수 있는 장소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장차 그 공간에서 직접 진료를 하며 생활하고 싶습니다. 의료 제공자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지역 주민으로서 함께 늙어가고 살아가는 공동체 안에 머무르고자 합니다.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미래 의료의 한 모습이며, 재택의료와 지역 기반 돌봄이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방향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이 비전을 향해 차근차근 준비해 나갈 계획입니다.

연세송내과 송대훈 대표원장 16.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 재택의료는 앞서 일본이 먼저 시작한 후 제대로 정착하고 있다고 보여지는데요. 우리나라가 일본 재택의료에서 좀 배워야 할 점은 없는지 궁금합니다.
“탄탄한 지역 연계 시스템과 ‘집에서 임종하는 문화’, 일본에서 배울 점이 분명히 있습니다.”
일본은 의료와 요양, 돌봄이 하나의 체계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계된 나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아직 의료와 돌봄이 제도적으로나 현장에서 다소 분절되어 있는 반면, 일본은 ‘지역포괄케어 시스템’ 안에서 의료기관, 요양 서비스, 행정, 지역 자원이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고, 정보 공유 역시 비교적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고령사회에서 반드시 참고해야 할 중요한 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인상적인 점은 병원이 아닌 ‘집’에서 생을 마감하는 것을 사회적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문화와,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시스템입니다. 임종을 의료 행위의 실패로 보지 않고, 삶의 한 과정으로 존중하는 인식은 우리 사회가 앞으로 반드시 고민하고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라고 봅니다.
일본은 우리보다 약 10년에서 20년 정도 먼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국가입니다. 그만큼 돌봄 중심의 시스템이 먼저 구체화될 수밖에 없었고, 지역 자치가 발달한 사회 구조 속에서 지역포괄케어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을 수 있었습니다. 지역 주치의 제도나 방문 진료 환경 역시 우리나라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여건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는 솔직히 부러운 부분도 있습니다. 우리가 분명히 따라가야 할 영역입니다.
다만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재택의료의 성장 속도 또한 매우 빠르다고 생각합니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일본의 재택의료 이야기를 들으면 감탄의 대상이었지만, 지금은 현장에서 체감하기로 상당 부분을 빠르게 따라잡았다고 느낍니다. 제도와 시스템은 아직 정비 중이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이미 많은 의료진이 재택의료를 실행하고 있고, 그 경험과 노하우가 빠르게 축적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짧은 시간 안에 급격히 고령화가 진행된 만큼, 재택의료 역시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아직 기반이 충분하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참여 기관과 인력이 점차 늘어나고, 정책적 관심이 지속된다면 한국형 재택의료 모델 역시 충분히 성숙해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현장에서는 지금도 많은 노력이 이어지고 있으며, 저 역시 그 흐름 속에서 역할을 다하고자 합니다.
17. 올해부터 통합돌봄지원사업이 본격적으로 시행됩니다. 대표원장님이 보시기에 통합돌봄지원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무엇이며, 어떠한 방향성을 갖고 시행되어야 옳은 것인지 설명해 주세요.
“환자를 중심에 두고 의료와 돌봄의 칸막이를 허무는 것이 통합돌봄의 핵심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돌봄 체계는 환자는 한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의료 서비스는 건강보험공단을 통해, 돌봄 서비스는 지자체를 통해 각각 분절적으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환자와 보호자 입장에서는 어떤 서비스를 어디에서,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통합돌봄에서는 파편화된 서비스를 환자 중심으로 조정·연결하는 ‘케어 코디네이터’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의료적 판단을 기반으로 돌봄 서비스를 적절히 배분하고 조정하는 컨트롤 타워 기능이 제대로 작동해야 통합돌봄이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사실 통합돌봄 이전에는 약 6년간 ‘커뮤니티 케어’ 시범사업이 먼저 진행됐습니다. ‘커뮤니티 케어’는 의료가 포함되지 않은 상태에서 돌봄 중심으로 설계된 사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범사업을 운영한 현장에서 공통적으로 “고령 환자는 돌봄 서비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의료가 반드시 결합돼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제기됐습니다. 이러한 인식의 축적이 결국 의료·요양·돌봄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현재의 ‘통합돌봄’ 개념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의료의 참여가 통합돌봄의 가장 중요한 전환점이자 핵심 요소입니다.
‘통합돌봄지원사업’은 그동안 분절적으로 제공돼 왔던 의료·요양·돌봄 서비스를 하나의 체계 안에서 통합적으로 제공하고, 이에 대해 지자체와 의료기관, 요양·돌봄 기관이 공동으로 책임을 지는 구조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자체가 지역 단위에서 책임을 갖고 조정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이 중요한 특징입니다.
돌봄이 필요한 환자들의 상당수는 거동이 어려워 의료기관 접근성이 낮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할 때, 통합돌봄 체계 안에서는 재택의료의 개입이 필수적이며, 그 중심 역할을 수행하는 주체로서 ‘재택의료센터’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재택의료는 통합돌봄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라고 생각합니다.

보건복지부 장관 재택의료 선도 모델 현장 방문(1) 
보건복지부 장관 재택의료 선도 모델 현장 방문(2) 18. 요즘 초고령화 시대에 맞게 돌봄 로봇을 비롯해, AI가 결합된 의료로 점점 나아가고 있는 추세입니다. 대표원장님은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평가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기술의 발전보다 중요한 것은, 이를 어떻게 통합해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방향성과 제도적 시스템입니다.”
현재 등장하고 있는 로봇 기술은 아직까지는 개별적인 ‘서비스’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봅니다. 이동 로봇이나 감성 돌봄 로봇은 일정 부분 사람의 업무를 대체하거나 보조할 수는 있지만, 사람을 돌본다는 행위 자체는 보다 총체적이고 체계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영역입니다. 결국 돌봄에는 명확한 방향성과 이를 뒷받침하는 시스템 설계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 역시 핵심은 사람 중심의 서비스 디자인입니다. 가장 우선되어야 할 목표는 ‘환자가 집에서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며, 이를 위해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들을 통합해 제공하는 구조가 먼저 갖춰져야 합니다. 환자분들이 일상에서 겪는 반복적이거나 부담이 되는 부분은 로봇이나 AI가 충분히 보조할 수 있지만, 이 모든 서비스를 조정하고 관리하는 총괄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지속 가능한 돌봄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기술보다 먼저 제도적 시스템의 정립이 필수적입니다.
예를 들어, 어르신의 복약 관리는 로봇이나 챗봇이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영역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복약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환자의 상태 변화에 따라 다른 서비스와 어떻게 연계할 것인지를 판단하고 조정하는 역할은 별도의 관리 체계가 담당해야 합니다. 즉, 개별 기능을 수행하는 기술보다 이를 유기적으로 엮는 구조와 체계가 훨씬 중요합니다.
사람에 비유하자면, 이 역할을 수행하는 존재가 바로 ‘코디네이터’입니다. 이 ‘코디네이터’의 역할은 사람이 직접 수행할 수도 있고, 일정 부분은 시스템이나 기술이 담당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누가 하느냐가 아니라, 의료·돌봄·생활 지원 전반을 포괄적으로 통합해 관리하는 기능이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 역할을 로봇이 하느냐, 챗봇이 하느냐는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라 부차적인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재택의료와 돌봄의 미래는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사람을 중심에 둔 통합적 시스템을 어떻게 설계하고 제도화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19. 연세송내과는 올해 어떤 계획과 목표를 갖고 있는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난해가 시스템을 다지는 시간이었다면, 올해는 ‘교육’과 ‘확장’을 본격적으로 모색하는 해가 될 것입니다.”
지난해에는 3개년 성장 계획의 초석을 마련하며 재택의료팀의 시스템과 운영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부터는 재택의료에 대한 교육 기능을 본격화할 계획입니다. 세브란스병원 등 상급종합병원 전공의들이 저희 병원에 직접 와서 재택의료를 경험하고 배울 수 있는 수련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후배 의사들에게 재택의료의 비전과 실제 현장을 전달하는 ‘티칭 센터’로서의 역할을 확대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재택의료에 새롭게 진입하는 의료기관들을 지원하는 인큐베이션 역할도 함께 수행해, 우리나라 재택의료가 일시적 시범사업에 머무르지 않고 건전하고 지속 가능한 의료 모델로 정착하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재택의료센터를 설립하며 창립식 자리에서 가장 먼저 선언한 가치 역시 ‘다학제 팀’이었습니다. 재택의료의 핵심은 특정 직업이나 개인이 아니라, 다학제 팀에 있으며 이를 반드시 구축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렸습니다. 실제로 ‘재택의료센터’에 대해 논의하다 보면, 일부에서는 “사회복지사를 왜 채용해야 하느냐”는 질문부터 제기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는 재택의료는 의사 혼자 수행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며, 반드시 팀 단위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복지사는 물론이고, 작업치료사, 재활치료사, 영양사 역시 필수적인 역할을 담당합니다.
더 나아가 향후에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심리상담사, 치과위생사, 나아가 재정관리사까지도 재택의료팀의 중요한 구성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인력이 모두 병원 내 상근 인력일 필요는 없으며, 다양한 형태의 협업 구조를 통해 유연하게 구성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병원은 2022년부터 약 3년에 걸쳐 이러한 다학제 팀을 구축해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재활팀과 영양사까지 포함한 팀 구성이 완성됐고, 지난 3년은 ‘다학제 팀’이라는 개념을 실제로 구현해 온 시간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다음 단계는 재택의료센터가 수행할 수 있는 역할과 영역을 확장하는 것입니다. 동시에 다학제 팀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이러한 교육을 받은 저희 의료진과 직원들이 다시 다른 의료기관과 센터를 교육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를 통해 재택의료가 특정 기관의 시도가 아닌, 의료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왼쪽부터 노태린 발행인, 연세송내과 송대훈 대표원장, 박하나 편집장 20. 앞서 재택의료센터가 할 수 있는 역할과 영역들을 확장한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신지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재택의료센터가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을 확장하는 핵심 영역 중 하나는 이른바 ‘전환기 의료’입니다. 이는 병원에서 퇴원한 환자를 지역사회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재입원을 예방하는 의료 모델로, 향후 재택의료센터가 반드시 담당해야 할 중요한 기능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는 이러한 전환기 의료를 보다 구체화하고, 실제 운영 모델로 정착시키는 데 집중할 계획입니다.
제가 주로 사용하는 표현 중 하나가 ‘재택 입원’입니다. 미국에서는 이를 ‘Hospital at Home(호스피탈 앳 홈)’이라고 부르는데, 이를 우리나라 상황에 맞게 ‘재택 입원’이라는 용어로 정리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재택 입원’이란, 환자가 병원에 입원하지 않고도 자택에서 병원 수준의 진료와 모니터링을 받는 의료 서비스 모델을 의미합니다. 즉, 입원이 필요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물리적인 병원 입원 대신, 집에서 동일한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는 방식입니다.
현재 저희는 폐렴을 중심으로 이러한 재택 입원 모델을 운영해 왔으며, 올해는 몇 가지 질환으로 그 범위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다만 아직까지 이에 대한 별도의 수가 체계는 마련돼 있지 않아, 현재는 방문 진료 수가를 활용해 운영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예를 들어, 저희가 주로 진료하는 환자분들은 와상 상태이거나 병원 방문 자체가 매우 어려운 분들입니다. 콧줄을 통해 식사를 하던 환자분이 기침 이후 발열 증상을 보이는 경우, 보호자분들은 과거 폐렴 경험을 떠올리며 급히 병원을 찾으려 하십니다. 이 과정에서 저희 의료진은 방문 진료 일정 중이라도 즉시 대응 체계를 가동합니다. 병원에 포터블 엑스레이와 의료 장비를 들고 의료진들이 환자 자택으로 모여 필요한 검사를 시행합니다. 이후 흡인성 폐렴이 의심될 경우, 즉시 항생제 치료를 시작하고 경과를 면밀히 관찰합니다. 치료에 호전이 확인되면 주사 치료에서 경구 약물로 전환하며 치료를 마무리합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저희는 ‘재택 입원’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러한 시스템이 없었다면, 대부분의 경우 초기에는 단순 감기 처방에 그쳤을 가능성이 큽니다. 보호자 입장에서는 환자를 병원으로 데려가는 것 자체가 큰 부담이기 때문에, 상태가 악화될 때까지 집에서 경과를 지켜보다가 결국 119를 통해 응급실로 이동하게 됩니다. 이 경우 실제 폐렴 치료는 증상 발생 후 수일이 지나서야 치료가 시작되며, 그만큼 환자의 상태는 악화되고 회복 기간도 길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재택 입원 모델에서는 포터블 엑스레이 등 장비를 의료진이 직접 지참해 자택을 방문하기 때문에, 빠른 진단과 조기 치료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와 같은 ‘Hospital at Home’ 모델은 폐렴뿐만 아니라 상부 요로 감염, 욕창 감염, 봉와직염, 심부전의 급성 악화, 만성 폐쇄성 폐질환의 급성 악화 등 비교적 짧은 입원 치료만으로도 호전이 가능한 질환군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병원 입원이 필요하지만 입원 자체가 부담스러운 이러한 질환들에 대해, ‘재택 입원’이라는 치료 방식으로 재택의료의 영역을 확장하고자 합니다.
또 하나 중요한 확장 영역은 일반적으로 호스피스로 불리는 분야입니다. 다만 저희는 이를 ‘지역사회 생애 말기 돌봄’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존의 호스피스와는 다소 다른 개념으로, 특정 말기 질환에 국한되지 않고 언제 임종을 맞이할지 예측하기 어려운 고령 환자들이 집에서 자연스럽게 생의 마지막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돕는 돌봄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많은 환자분들이 집에서 임종을 맞고 싶어 하시지만, 대부분 두 가지 이유로 병원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나는 임종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증상에 대한 두려움이고, 다른 하나는 사망 이후의 행정적·실무적 절차에 대한 막연한 불안입니다. 이러한 부분을 의료진이 사전에 설명하고, 실제로 함께 관리해 준다면 집에서 생을 마무리하고자 하는 분들은 훨씬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러한 ‘지역사회 생애 말기 돌봄’ 역시 재택의료센터가 반드시 담당해야 할 역할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환자가 병원이 아닌 자신의 집에서, 가족과 함께 존엄하게 삶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의료적·정서적·실무적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것, 이것이 앞으로 재택의료센터가 나아가야 할 중요한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역할을 점진적으로 확장해 나가는 것이 향후 제가 재택의료 영역에서 수행해야 할 과제라고 보고 있습니다.
21. 마지막으로 공통된 질문을 드립니다.
1. 10년 후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지치지 않고 여기까지 잘 왔다. 초심 잃지 않고 환자 곁에 머물러줘서 고맙다.”
2. 10년 전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을 거야. 하지만 네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보람과 행복을 느끼게 될 거야.”
3. 10년 후 대표원장님께서 꿈꾸는 미래병원은 어떤 병원일지 궁금합니다.
”병원이 필요 없는 세상을 꿈꿀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환자가 병원에 갇히지 않도록 돕는 병원. 환자가 가장 편안한 곳에서, 사랑하는 사람들 곁에서 삶을 영위하도록 돕는 ‘친구 같은 병원’이 되기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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