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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들의 삶’을 입체적으로 들여다보는 연세송내과 (상)ARTICLE 2026. 2. 3. 18:10
다학제 팀 기반의 돌봄 생태계 구현하여
국내 의료계에 한국형 재택의료 시스템 확립할 것!
연세송내과 송대훈 대표원장 과거 의료의 중심은 병원이 아닌 환자의 집이었다. 의사가 직접 환자의 거주지를 찾아가 진료하던 ‘왕진(往診)’은 근대 이전까지 보편적인 의료 형태로, 치료는 가정과 공동체 안에서 이루어졌다. 그러나 산업화와 도시화, 과학기술의 발전과 함께 병원 중심의 의료 체계가 자리 잡으면서 왕진은 점차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20세기 후반 이후 평균 수명이 연장되고, 고령 인구와 만성·복합질환자가 급증하면서 왕진은 ‘재택의료’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과거 왕진이 의사 개인의 이동에 의존한 진료 방식이었다면, 오늘날의 재택의료는 의사를 중심으로 간호사, 사회복지사, 재활치료사, 영양사 등 다학제 팀이 함께 환자의 집을 찾아가는 체계적인 의료 시스템으로 발전했다. 여기에 의료기술과 제도적 장치가 결합되며, 재택의료는 단순한 치료를 넘어 돌봄과 복지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의료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 현재 재택의료는 초고령사회에서 지속 가능한 의료체계를 위한 핵심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그 중심에 연세송내과의 송대훈 대표원장이 있다.
송대훈 대표원장은 우리나라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이 본격화된 2022년 12월보다 앞선 같은 해 2월, 이미 재택의료센터를 개소·운영하며 국내 재택의료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먼저 인식하고 이를 선제적으로 실천해온 인물이다. 그는 방문진료를 도입·운영하는 과정에서 재택의료의 개념을 체계적으로 정립했으며,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다학제 팀 기반의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해 관련 조직을 단계적으로 구성하고 안착시켰다.
특히 현재 국내에서 운영 중인 재택의료센터 관련 수가와 제도 가운데 상당수는 연세송내과가 선행적으로 파일럿 운영을 통해 경험과 데이터를 축적해온 영역으로, 실제 정책과 현장에 활용되고 있다. 연세송내과는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다학제 팀을 기반으로 외래 진료와 방문진료, 재택의료가 분절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연계되는 진료 체계를 구축했다.
아울러 연세송내과는 ‘지역사회 자체가 하나의 병동’이라는 인식 아래, 돌봄 생태계를 함께 만들어가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대부분 신체 건강과 정신 건강을 아우르는 전인적 돌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송대훈 대표원장이 직접 사단법인 ‘파주천사’ 이사장으로 활동하며 지역 내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송대훈 대표원장은 “환자의 삶 전반을 따라가며 진료할 수 있는 시스템이야말로 1차의료의 본질”이라며, “의료진이 먼저 병원의 문턱을 넘어 환자의 삶에 다가가는 것이 진정한 진료 철학”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그는 한국형 재택의료가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현행 수가 체계만으로는 장기적 운영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의사 뿐만 아니라 다학제 팀이 수행하는 돌봄과 관리 활동 전반에 대해 정당한 수가 보상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분석이다. 또한 “재택의료는 더 많은 의료진의 참여를 통해 제도적으로 확장돼야 한다”며, “여러 데이터에서 재택의료가 장기적으로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결과가 제시되고 있는 만큼, 비용이 아닌 ‘투자’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할 영역”이라고 진단했다.
이처럼 환자의 존엄한 노후를 지키기 위해 의료와 돌봄, 재정, 삶의 설계까지 아우르는 한국형 재택의료 시스템이 송대훈 대표원장을 통해 의료계 전반에 확산·확립되기를 기대해본다.
인터뷰이. 연세송내과 송대훈 대표원장
글. 박하나 편집장
1. 연세송내과는 2015년 7월 파주에 개원하며, 어느덧 1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지금까지 파주 지역 의료를 책임지며, 묵묵하게 걸을 수 있었던 대표원장님만의 가치와 철학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과거 안성의료원과 파주의료원에서 각각 약 5년간 근무한 바 있습니다. 당시에는 ‘공공의료원의 전문 경영인’을 목표로 경력을 설계했으나, 여러 현실적인 여건으로 인해 뜻한 대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이후 의료원을 나오게 되는 시점을 맞으며 다시 공공의료기관으로 진로를 이어갈 것인지, 혹은 개원을 선택할 것인지를 두고 고민한 끝에 개원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개원 후 어느덧 10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2015년 파주에서 처음 병원을 개원했을 당시에는 환자분들이 병원을 찾아오시기를 기다리며 진료실을 지키는 것이 의료의 전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장애인 건강주치의 사업’에 참여하면서, 병원을 이용하고 싶어도 여러 현실적인 제약으로 인해 방문하지 못하는 환자분들이 지역사회 곳곳에 계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진료에 대한 제 인식에도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제 진료 철학은 ‘환자가 계신 곳이 곧 병원’이라는 신념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환자들이 아픈 몸을 이끌고 병원의 문턱을 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진이 먼저 그 문턱을 넘어 환자들의 삶에 다가가는 것이 진료의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철학은 현재 병원이 지향하는 핵심 가치이기도 합니다. 지난 10년은 이러한 신념을 실천하며 ‘기다리는 의사’에서 ‘찾아가는 의사’로 변화해 온 과정이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연세송내과 송대훈 대표원장 
연세송내과 10주년 워크숍 기념 사진_20250701 2. 연세송내과는 현재 어떤 진료프로그램과 시스템으로 운영 중인지, 또한 타 병원과의 차별화된 강점은 무엇인가요?
“저희 병원의 가장 큰 강점은 탄탄한 진료 역량을 기반으로 한 끊김 없는 ‘연속성’에 있습니다.”
연세송내과는 소화기 내시경과 초음파 검사 등 정밀 진단이 가능한 1차의료기관으로, 단순 방문진료에 그치는 의료기관과 달리 분명한 차별성을 갖고 있습니다. 외래 진료를 통해 만성질환을 관리하던 환자분들께서 거동이 어려워지는 경우에는 자연스럽게 재택의료로 전환해 진료를 이어가고 있으며, ‘방문 진료’ 중 정밀 검사가 필요할 경우에는 병원으로 이송해 정확한 진단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외래’와 ‘재택’이 분절되지 않고 하나의 유기적인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것, 이것이 연세송내과의 가장 큰 경쟁력입니다.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제가 생각하는 1차의료란, 지역사회 안에서 환자분들께서 주치의로 신뢰하고 지속적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회성 진료가 아니라, 평소 건강검진을 시작으로 만성질환 관리, 치료 과정 중간에 발생하는 급성기 질환에 이르기까지 환자분들의 삶 전반을 따라가며 진료할 수 있는 시스템이 1차의료의 본질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환자분들께서 연령을 더해 가는 과정 속에서도, 지역사회 안에서 자신의 건강 문제를 충분히 살펴주고, 필요할 때마다 상담할 수 있는 ‘동네 주치의’ 역할을 수행하는 의료기관이 되고자 했습니다.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외래 진료에 국한되지 않고, 재택의료나 방문진료 역시 하나의 진료 흐름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결과, 우리 병원은 외래 진료와 재택의료, 방문진료가 분절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진료 체계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환자분들의 상태와 생활 환경 변화에 따라 진료 방식이 유연하게 전환되면서도, 의료의 연속성과 일관성이 유지되는 것이 저희 병원이 지향하는 1차의료의 모습입니다.

추운 겨울에도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한 팀으로 재택 의료 다니고 있다(1) 
추운 겨울에도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한 팀으로 재택 의료 다니고 있다(2) 3. 그중에서도 연세송내과는 2022년 2월부터 재택의료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연세송내과는 우리나라 재택의료의 선두주자로, 환자중심의 재택의료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타 병원들의 롤모델이 되고 있는데요. 연세송내과의 재택의료센터 시스템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저희는 의사 개인의 희생에 의존하는 방식이 아닌, ‘시스템’으로 작동하는 재택의료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재택의료가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의료진 개인의 사명감이나 헌신에만 기대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저희 병원은 환자 등록 단계부터 방문 진료 일정 관리, 응급 상황 발생 시 대응 체계, 진료 이후의 사후 관리에 이르기까지 재택의료 전 과정을 표준화하고 매뉴얼화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정기적인 다학제 회의를 통해 환자 상태를 다양한 관점에서 면밀히 검토하고 있으며, 단순한 약물 처방에 그치지 않고 영양 관리, 재활 치료, 복지 서비스까지 연계하는 ‘통합 케어 플랜’을 수립해 실질적인 환자 중심 진료를 구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스템 기반 운영이 재택의료의 지속 가능성과 진료의 질을 동시에 담보하는 핵심 요소라고 보고 있습니다.
정부가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시점은 2022년 12월이지만, 저희 병원은 그보다 앞선 2022년 2월에 이미 재택의료센터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그만큼 재택의료의 필요성을 선제적으로 인식하고 준비해 온 셈이며, ‘재택의료센터’라는 명칭 역시 저희가 먼저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방문진료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재택의료의 개념을 정립하게 되었고, 이를 안정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다학제 팀 기반의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재택의료를 체계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조직을 확대하고 센터 형태로 전환하는 선택을 하게 됐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재택의료센터 관련 수가와 제도 상당수는 저희 병원이 선행적으로 파일럿 운영을 진행하며 경험을 축적해 온 영역입니다. 저희는 재택의료 분야에서 프런티어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목표 아래, 제도와 시스템이 정립되기 이전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현장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아직 수가가 마련되지 않은 재활치료나 작업치료 영역 역시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실제 환자분들께 어떤 임상적 효과와 삶의 질 개선이 나타나는지를 데이터로 축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성과를 학술적으로 발표하고 제도적으로 제시함으로써, 향후 수가 체계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저희가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재택 재활의 경우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작업치료사나 재활치료사뿐 아니라 다양한 직종의 전문가들이 방문진료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고령의 환자분들일수록 단일 질환이 아닌 복합적인 문제를 동시에 안고 계신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분들이 지역사회 안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하실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는 여러 전문 직종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다학제적 접근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4. 연세송내과 재택의료센터는 현재 의사와 간호사를 포함한 총 40명의 전문가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다학제팀은 어떻게 이루어진 팀이며, 어떤 시스템으로 활동하는지 자세히 소개해 주세요.
“저희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협력해 ‘환자분들의 삶’을 입체적으로 살펴보는 진료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현재 저희 팀은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물리·작업치료사, 영양사 등 다양한 전문 인력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의사는 전반적인 의학적 판단과 치료 방향을 결정하고, 간호사는 세심한 처치와 지속적인 상태 모니터링을 담당합니다. 사회복지사는 환자분들께 필요한 지역사회 자원을 연계하며, 치료사와 영양사는 기능 회복과 영양 관리 측면에서 각각 전문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다학제 협업을 위해 매일 아침 브리핑과 주간 증례 토의를 정례적으로 진행하며, 환자분들의 상태와 변화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의사가 환자의 욕창 치료를 계획하면, 영양사는 상처 회복을 돕기 위한 단백질 섭취 계획을 수립하고, 사회복지사는 에어매트리스와 같은 보조기구 지원 여부를 검토하는 방식으로 팀 단위의 대응이 이뤄집니다.
이처럼 각 전문 영역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팀워크’가 환자분들의 회복과 삶의 질 향상을 이끄는 핵심 동력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커다란 왕진 가방을 메고 간호사와 함께 환자분 댁에 방문하고 있다(1) 
커다란 왕진 가방을 메고 간호사와 함께 환자분 댁에 방문하고 있다(2) 
커다란 왕진 가방을 메고 간호사와 함께 환자분 댁에 방문하고 있다(3) 5. 특히 연세송내과는 ‘파송송 마음동행’과 같은 파주시 정신건강 협력 사업으로, 신체 건강과 정신건강을 아우르는 전인적 돌봄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어르신들의 몸의 병은 마음의 병과 함께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방문진료를 진행하다 보면 우울감이나 사회적 고립감을 호소하시는 어르신들을 적지 않게 만나게 됩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신체 질환만을 치료해서는 온전한 회복에 이르기 어렵다고 판단하게 됐습니다. 이에 저희는 파주시 정신건강복지센터와 협력해 ‘파송송 마음동행’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우울증 스크리닝을 실시하고,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환자분들을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연계해 심리 상담과 치료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정신질환을 앓고 계신 분들 가운데는 병원 방문 자체를 부담스러워하시거나, 지역사회 안에서 고립된 생활을 이어가시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러한 분들을 대상으로 정신건강복지센터와 협력해 방문 진료 형태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해외의 경우, 정신질환자가 지역사회로 복귀한 이후에도 의료진이 가정을 직접 방문해 진료를 연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 이미 구축돼 있으며, 저희는 이러한 모델을 국내 현실에 맞게 적용하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똑똑 에이징’이라는 파주시 운정종합사회복지관의 고령자복지주택 노인세대 보건복지안전망 구축사업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파주시 공공주택 가운데 저층부에 노인 세대가 입주한 단지가 있으며, 저희는 해당 세대를 대상으로 운정종합사회복지관과 협업해 방문 진료 및 지속적인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현재 약 16명의 어르신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진료와 건강 모니터링을 진행하며, 지역사회 기반의 통합 돌봄 모델을 실현해 나가고 있습니다.

파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 업무 협약식_고령장애인 지역사회 통합돌봄 체계 구축 위한 6. 연세송내과의 재택의료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환자 사례를 설명해 주세요.
“병원에서는 이미 포기해야 했던 일상을, 집이라는 공간에서 다시 회복하시는 순간들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최근 와상 상태에 있던 60세 환자분의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이 환자분은 갑작스러운 발열과 호흡곤란 증상을 보여 폐렴으로 진단됐으며, 초기에는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환자분께서 낯선 병원 환경에 대한 불안과 간병의 어려움을 이유로 입원을 거부하셨고, 보호자분들 역시 장기간 돌봄으로 인해 심신이 모두 지쳐 계신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저희 다학제 팀이 집중적인 방문 진료를 통해 항생제 주사 치료와 영양 공급을 병행하며 환자분의 상태를 면밀히 관리했습니다. 특히 익숙한 가정 환경에서 치료가 이뤄진 덕분에 섬망 증상 없이 회복 과정을 이어갈 수 있었고, 결국 병원 입원 없이 자택에서 폐렴을 완치하셨습니다. 이후 가족분들과 함께 편안한 모습으로 웃으시는 환자분을 보며, 재택의료가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의미 있는 선택이 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신하게 됐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저희는 환자분의 삶의 질을 중심에 둔 재택의료의 방향성이 결코 틀리지 않았다는 믿음을 더욱 굳히게 됐습니다.

재택의료_방문진료 (1) 
재택의료_방문진료 (4) 
재택의료_방문진료 (9) 
재택의료_정신건강 협진 7. 그만큼 현재 연세송내과는 지역내에서 여러가지 사업을 펼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을 하고 계신지 소개해주세요.
먼저 우리나라의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은 노인장기요양 등급을 받은 환자분들을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노인장기요양 등급은 건강보험과는 별도로, 거동이 불편해 일상적인 돌봄이 필요한 만 65세 이상 어르신들께 부여되는 제도입니다. 해당 등급을 받은 환자분들을 대상으로 매월 의사가 1회 이상, 간호사가 2회 이상 방문해 진료와 간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기본 구조입니다. 이 사업의 궁극적인 목적은 환자분들께서 가능한 한 오랜 기간 자신의 집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하실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있으며, 이른바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를 실현하기 위한 대표적인 재택의료 모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의 중요한 사업으로는 ‘장애인 건강주치의 사업’이 있습니다. 이 사업은 장애인 환자분과 주치의 관계를 형성해 지속적으로 건강을 관리하는 제도로, 방문진료 역시 가능합니다. 현재는 중증장애인과 경증장애인으로 구분돼 운영되고 있으며, 방문진료는 주로 중증장애인 환자분들을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경증장애인의 경우에는 연간 최대 네 차례까지 의사와 간호사가 방문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로 설계돼 있습니다. 저희 병원에서는 이 두 가지 사업, 즉 ‘노인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과 ‘장애인 건강주치의 사업’을 중심으로 재택의료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1차의료기관 방문진료 시범사업’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1차의료기관이 거동이 어려운 환자분들을 대상으로 방문진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수가를 인정해 주는 제도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은 장기요양 등급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이 사업은 등급이 없는 환자분이라 하더라도 갑작스러운 신체 기능 저하 등으로 외래 방문이 어려운 경우 신청이 가능합니다.
특히 정신과 질환 환자분들 가운데 조현병이나 우울증으로 인해 외출 자체가 어려운 분들이 대표적인 대상입니다. 이러한 환자분들 중 상당수는 과거 시설에 입소했다가 지역사회로 복귀한 경우가 많습니다. 퇴소 이후 지역사회에서 이뤄지는 관리 방식은 주로 전화 상담이나 사례 관리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데, 환자분이 “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말하더라도 실제 복약 여부나 치료 지속성을 확인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습니다. 병원 방문 여부는 확인할 수 있지만, 실제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는 파악하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방문진료 과정에서 기존에 발견되지 않았던 정신과적 문제가 의심되는 환자분을 새롭게 발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치료 개입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더라도, 저는 내과 전문의이기 때문에 정신과 약물 처방에 한계가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파주시정신건강복지센터 부설 자살예방센터 센터장이신 동국대학교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탁 교수님과 뜻을 모아 협력 체계를 구축하게 됐습니다.
현재는 두 의료진이 함께 방문진료에 동행하며 환자분들을 진료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파송송 마음동행’ 사업은 이러한 공동 방문진료를 의미하는 것으로, 약 2주에 한 번씩 일정을 맞춰 환자분 댁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필요에 따라 환자를 상호 의뢰하기도 하며, 조현병 환자분의 경우에는 주사 치료 등 보다 적극적인 치료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 안에서 정신질환 환자분들께 보다 연속적이고 실질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연세송내과 재택의료센터 개소식 현장_20220222 
지역 사회 활동(1) 
지역 사회 활동(2) 8. 그만큼 연세송내과는 파주 지역의 환자들을 책임지고 있는데요. 현재 환자들과 소통의 판로를 넓히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저희는 지역사회 자체가 하나의 병동이라는 인식 아래, 돌봄 생태계를 함께 만들어가는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저희 병원은 단순한 기부 활동에 그치기보다, 지역사회가 스스로 돌봄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지역 내 여러 자원봉사 단체와 협력해 다양한 사업을 함께 진행하고 있으며,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냉·난방 지원 사업과 식자재 지원 사업 등에 병원 직원들도 직접 참여하고 있습니다. 의료기관이라는 울타리를 넘어,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 함께 호흡하며 나아가고자 하는 취지입니다.
실제 방문진료를 하다 보면, 어르신들 가정에 계단 난간이나 안전바와 같은 최소한의 안전 설비만 갖춰져 있어도 사고를 예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자주 듭니다. 특히 사회복지사가 직접 가정을 방문해 위험 요소를 평가한 뒤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더라도, 지자체 예산으로 지원이 가능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나뉘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필요성은 분명하지만 재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병원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바자회를 열자는 제안을 하게 됐고, 실제로 직원들이 물품을 내놓고 서로 구매하는 방식의 바자회를 진행한 적도 있습니다. 형식상 후원이지만, 직원들이 함께 참여하며 지역을 돕는 과정 자체가 의미 있고 인상적인 경험이었습니다.
또한 저희 병원 건물 3층에는 취약계층 지원을 목적으로 한 사단법인 ‘파주천사’가 자리하고 있으며, 제가 이사장을 맡고 있습니다. ‘파주천사’는 앞서 언급했듯, 지역 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식자재 지원 사업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으며, 여름철에는 에어컨 지원 사업을, 겨울철에는 연탄 지원 사업을 수년째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연탄을 사용하는 가구들이 적지 않지만, 연탄 생산이 점차 줄어들고 있고 비용 부담과 안전사고 위험 또한 커지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개선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특히 주거 환경이 노후해 구조적인 개선이 어려운 가구들도 많아, 이러한 현실 속에서 ‘파주천사’는 가능한 범위 내에서 다양한 지원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저희는 의료 서비스를 넘어 지역사회 돌봄의 한 축으로서, 현장의 필요에 귀 기울이며 지속 가능한 지원 방식을 함께 만들어가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9. 특히 연세송내과의 재택의료는 무엇보다 직원들의 참여가 적극적입니다. 직원들을 한마음으로 이끌기 위한 연세송내과만의 특별한 전략이나 노하우가 있다며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저희는 우리가 하는 일의 ‘가치’를 함께 공유하고, 구성원 서로를 보호하는 조직 문화를 만드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재택의료는 육체적으로나 감정적으로 모두 큰 소모가 따르는 영역입니다. 그래서 저는 직원들에게 늘 “우리는 단순히 주사를 놓으러 가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존엄한 노후를 지키기 위해 현장에 나가는 것”이라는 비전을 반복해서 공유하고 있습니다. 업무의 의미와 가치를 명확히 인식할 때, 어려운 현장에서도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또한 방문진료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안전 문제에 대비해 사전에 충분한 준비를 하고 있으며, 직원들이 심리적으로 소진되지 않도록 서로를 격려하고 고충을 나눌 수 있는 시간도 자주 마련하고 있습니다. 자율적인 판단과 현장 권한은 최대한 존중하되, 그에 따른 책임은 제가 지겠다는 신뢰를 구성원들에게 주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실 재택의료를 처음 시작했을 당시에는 참고할 만한 자료조차 거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국내에서 이를 본격적으로 시도한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제도적 근거는 물론, 조언을 구할 곳도 마땅치 않았습니다. 해외 사례를 살펴보기도 했지만, 재택의료는 의료 제도와 보험 구조에 따라 운영 방식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유럽이나 미국의 모델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그중에서는 의료·보험 체계가 비교적 유사한 일본의 사례가 가장 참고할 만한 대상이었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뜻을 같이하는 몇몇 의료기관들이 모여 스터디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약 5개 의료기관이 참여해 3년 이상 매달 정기적으로 모이며 재택의료 전반에 대해 공부하고 경험을 공유했습니다. 예를 들어 호스피스 진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 때는 관련 전문가를 초청해 세미나를 열어 많은 도움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학습과 교류가 약 3년간 이어지면서 모임은 ‘재택의료 연구회’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고, 이후 여러 단체와 통합되며 현재의 ‘재택의료협회’로 발전하게 됐습니다. 돌이켜보면 당시 현장에서 부딪히며 공부하고 토론했던 모든 과정들이 차곡차곡 쌓여, 오늘날 저희가 재택의료 분야에서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이 됐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신건강 세미나_ 내부 교육 중 10. 현재 해외에서는 재택의료를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미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PCMH(Patient-Centered Medical Home, 환자 중심 의료가정) 모델을 접했을 때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국내 재택의료와 유사한 형태임에도 불구하고 의료진 외에 재정관리사까지 포함돼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들은 환자분께서 돌봄을 받는 과정부터 임종에 이르기까지, 자산을 어떻게 관리하고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전반적인 계획을 함께 설계합니다. 신체 기능 저하로 요양시설이나 장기요양 서비스로 전환하게 될 경우에도, 보유 자산을 어떻게 분배하고 운용해야 하는지를 미리 정리해 주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례를 접하며 우리나라에도 이와 같은 시스템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문제의식을 갖게 됐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70~80대 어르신들은 전반적으로 경제적 여유가 크지 않은 세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일본의 단카이 세대, 즉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인 1947년에서 1949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는 이미 75세 이상의 후기 고령기에 접어들었습니다. 일반적으로 75세 이상을 후기 고령인으로 분류하는데, 우리나라의 베이비붐 세대는 약 10년 뒤인 2035년경에 본격적으로 후기 고령인에 진입하게 됩니다.
이 베이비붐 세대는 지금의 고령층과는 분명히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비교적 충분한 경제력을 갖추고 있으며, 뚜렷한 소비 성향과 구매력을 보유한 세대이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기존의 요양원이나 요양병원, 혹은 현재의 재택의료 서비스와는 다른 수준과 형태의 서비스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이미 예견된 흐름이며, 지금부터 미리 준비가 이뤄져야 할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소수의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실버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중간 계층을 폭넓게 포괄하면서도 점차 고급화되는 서비스 모델이 필요해질 것입니다. 구매력을 가진 고령 인구가 사회의 다수를 차지하게 될 미래를 대비해, 향후 10년간은 이러한 시장 변화에 어떻게 적응할 것인지에 대한 준비와 시행착오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의료·돌봄 서비스와 함께 재정 컨설턴트와 같은 전문 인력이 다학제 팀에 포함돼야 할 필요성도 점차 커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저희 재택의료센터는 고령화 사회에서 지역사회 안에서 나이 들어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다양한 다학제적 접근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에 대비해 의료를 넘어 돌봄과 재정, 삶의 설계까지 아우르는 시스템을 하나씩 준비해 나가는 과정에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11. 국내 재택의료센터를 대표하는 병원으로서 한국형 재택의료가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이며, 정부 차원에서 보완할 점은 무엇인지 말씀해 주세요.
“희생에 기댄 시범사업을 넘어, 본사업으로서의 합리적 보상과 제도화가 시급합니다.”
재택의료는 의료진이 환자의 집을 직접 방문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상 이동 시간과 인력 투입이 많을 수밖에 없는 의료 서비스입니다. 그러나 현재의 수가 체계로는 이러한 비용과 노력을 충분히 보상받기 어려워,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운영에 한계가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의사의 방문 진료뿐만 아니라, 간호사·사회복지사 등 다학제 팀이 함께 수행하는 돌봄과 관리 활동 전반에 대해 정당한 수가 보상이 반드시 이뤄져야 합니다.
정부와도 지속적으로 논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만, 결국 재택의료가 제도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더 많은 의료진의 참여가 필수적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합리적인 보상 체계가 전제돼야 하며, 현재 미비한 제도적·정책적 장치들에 대한 정비와 제도화가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단순히 의료계의 요구가 아니라, 앞으로 필연적으로 증가할 고령 환자에 대비한 사회 전체의 과제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유럽과 미국, 일본은 물론 우리나라의 여러 연구와 데이터에서도 재택의료가 장기적으로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결과가 이미 제시되고 있습니다. 고령 환자가 급증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의료 시스템의 과부하와 재정적 부담을 완화하는 데 있어, 재택의료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재택의료는 비용이 아닌 ‘투자’로 바라봐야 할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예정된 제도 변화에 발맞춰, 현장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된 유연한 규제 적용과 제도 설계가 이뤄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과 함께, 충분한 보상이 가능한 수가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현재 저희 역시 이러한 방향성을 바탕으로 제도 개선을 제안하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재택의료협회’를 중심으로 자문과 연구 용역 등 다양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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