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경숙 간호부장의 노인병원 애상] 요즘은 노동자 천국인 것 같다.volume.40 2023. 11. 1. 18:31
젊은 간호사들... 요즘은 노동자 천국인 것 같다.
간병인이 왔다 그냥 바로 가도 임금을 지급하라고 한다.
간호사들도 입사하면 바로 업무를 하기보다는 경력자라도 일주일 정도는 프리셉터를 붙여 주어 적응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아무래도 노인병원이다 보니 젊은 간호사가 있으면 분위기도 밝아지고 활력이 있어 보여 나이 먹은 간호사보다 우선으로 채용했었다. 특히 급성기 병원서 적응 못하고 뛰쳐나온(?) 간호사들을 면접을 볼 때 일단 앞으로의 목표가 무엇인지 왜 노인 병원에 지원했는지 물어보는데, 이력서 상 몇 개월 못 버티고 나왔거나 여기저기 단기간으로 근무한 간호사들은 역시 적응에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남자 간호사가 지원을 했는데 급성기서 더블 근무가 많아서 힘들어 2개월, 그러나 요양 병원서 나이트를 2년간 했고 최근 다시 급성기서 근무 시 8개월 엑팅하다 코로나 전담 부서에서 1년을 있었다. 처음 면접 시 이력서 상 사진의 모습과는 반대로 눈에 초점이 없고 착한 건지 기가 죽은 것인지는 모를 정도로 활력이 없어 보였다. 목표를 물어보니 그냥 하루하루 잘 사는 것이라 한다. 그러나 형이 의사라고 하기에 채용을 했는데, 며칠 못 가서 병동에서 보고하기로는 표정이 없고 어떤 일을 시키면 한참을 가만히 있다 재촉하면 그제야 하긴 하는데 무척 느렸다고 한다. 의욕도 없어 보이고 일어나는 상황에 공감 능력이 부족하고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일의 돌아가는 상황을 파악하지도 않고 가만히 있기도 했다.
전에도 신규 간호사가 인계시간에 졸고 자주 지각을 해서 상담 결과 역시 우울증 약을 복용하고 있었다. 아들 같은 마음에 너무도 마음이 아팠지만 그래도 본인이 자신을 알고 병원이란 특성상 근무할 수 없으면 다른 방향을 찾아보는 것이 좋은데 요양 병원이라고 쉽게 생각하고 지원한 것 같아 한편으로는 화가 나기도 한다.
이런 간호사들이 입사하면 병원 측에서는 근무하는 동안 거의 아무것도 못해도 월급은 줘야 한다. 심지어는 하루 일하고 다음날 요양병원이 안 맞는다고 안 나온 경우도 있었다. 이럴때도 하루 일당은 주어야 하는데 병원 측에서는 너무도 아까운 돈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30대 간호사들도 몇 명 뽑았는데 하나같이 근무에 어려움을 겪었다. 큰 대학 병원서 적응 못해 심지어는 쓰러진 경우도 있고, 여러 사람 있는데서 멱살을 잡힌 적도 있다고 한다. 처음 겪는 큰 충격으로 마음의 병이 온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예방 의학이 중요하듯이 지금 우리 병원에 실습 나오는 간호학과 학생들에게 버티기 교육을 해서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심지어는 역할극을 해서 어떻게 대응하는지도 교육시키고 있다. 진료부에서는 이론으로만 배우는 막연한 처치들을 실제로 직접 시범으로 보이고 경험하게도 한다. 경험이 실력이고 힘들어도 훈련받는다 생각하고 무조건 버티다 보면 후배 간호사들이 몇 개월 못 가 많이 생길 것이라고 희망도 준다.
고민이다. 요즘 유독 젊은 간호사들의 지원이 많다
현재 적응을 못하는 남자 간호사도 조만간 상담해야 하는데 차리리 우울증이면 괜찮은데 다른 정신 질환이면 은근히 겁이 날 것 같기도 하다.
인사가 만사라는데 좋은 젊은 인재 뽑기가 쉽지가 않다. 무엇보다 요즘 요양 병원이 여러 가지로 힘든데 이렇게 아무것도 일하지 못하고, 심지어는 가르치는 수고도 있는데 월급을 준다는 것이 너무도 불합리한 것 같기도 하다. 일 한 만큼 받는 것은 없고 일 안 해도 단지 근무시간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월급을 준다는 것이 역시 노동자 천국인 셈이다.
글. 최경숙 서울센트럴 요양병원 간호부장
최경숙 간호부장
현) 서울센트럴 요양병원 간호부장
현) 요양병원 인증 조사위원
전) 대한간호협회 보수교육 강사
전) 요양병원 컨설팅 수석팀장'volume.40'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임진우 건축가의 '함께 떠나고 싶은 그곳'] 문화의 메카 대학로 (0) 2023.11.01 [Special Column] 함혜리의 힐링여행 #3 (0) 2023.11.01 건강한 삶으로 건강한 병원 만드는 뉴연세치과의원 (하) (0) 2023.11.01 편견 없는 소통으로 차별화를 준 뉴연세치과의원 (상) (0) 2023.11.01 [양재혁의 바이오Talk 헬스Talk] 디지털 권리장전과 병원 (0) 2023.11.01 [이수경 원장의 행복을 주는 건강 코칭] 나는 몇 살까지 살까? (0) 2023.11.01 [인천가톨릭대학교 바이오헬스디자인전공] 제약회사의 도약, 디지털 치료제 (0) 2023.11.01 [박효진 교수의 '맛있는 집'] 묘미 妙味 레스토랑 (0) 2023.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