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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민 푸드애널리스트의 건강한 맛집] 센슈어스ARTICLE 2026. 10. 1. 16:55
풍요로운 10월, 맛있는 제주를 만나러 가자!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여름의 열기가 잦아들고, 선선한 바람이 기분 좋게 옷깃을 스치는 10월이 찾아왔다. 뜨거운 햇볕을 피하기 바빴던게 언제인가 싶을정도로 이제는 밖에서 가을을 더 느끼고 싶어지는 계절이다. 이맘때면 유독 생각나는 곳이 있다. 억새가 바람을 따라 일렁이는 오름과 한결 깊어진 아름다운 빛깔의 바다, 돌담 사이로 스며드는 가을 햇살이 반겨주는 제주다. 눈앞에 펼쳐진 풍경만으로도 마음이 넉넉해지는 맛있는 음식이 존재하는 제주도!
좋은 풍경을 보고 좋은 음식을 먹는 일은 닮아 있다. 익숙한 일상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지금 내 앞에 놓인 아름다움을 충분히 느끼는 시간이다. 눈으로 담아온 제주의 가을을 식탁에서도 이어갈 수 있다면 그보다 반가운 일이 있을까? 이번 달에는 제주를 찾는 독자들에게 꼭 가봐야 할 레스토랑 ‘센슈어스’를 소개한다. 제주의 계절 식재료와 좋은 재료로 건강하게 조리하는 요리사가 만나, 여행의 기억에 새로운 맛을 더해주는 곳이다.


제주의 자연, 식탁 위에서 또 한 번 만나다
제주는 특유의 자연의 존재감이 뚜렷하다. 바다는 끊임없이 움직이고, 바람은 같은 길에서도 날마다 다른 표정을 만든다. 그래서 제주에서의 식사는 그날의 풍경과 함께 기억될 때 더욱 특별해진다. 바닷길을 걷고 난 뒤 먹는 해산물 한 접시, 다소 서늘하게 느껴지는 저녁에 마주하는 따뜻한 요리는 그 맛에 여행자의 기분까지 추억으로 오래 남는다.
센슈어스는 제주 로컬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이탈리안·프렌치 요리를 선보인다. 오늘의 제철생선과 제주 가브리살, 관자구이 시즌샐러드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바다와 땅에서 온 재료를 서로 다른 조리법으로 즐길 수 있는 구성이다. 이곳에서 눈여겨볼 것은 낯선 요리 이름보다 재료를 어떻게 다루고 조합하는가 하는 점이다. 익숙한 식재료도 굽는 방식과 곁들이는 소스에 따라 전혀 다른 매력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면 누구나 서둘러 다음 한 입을 먹고 싶어진다. 그래도 첫 입만큼은 조금 천천히 즐겨보기를 권한다. 코끝에 닿는 향과 입안에서 느껴지는 온도, 씹을수록 달라지는 맛을 살피다 보면 평소에는 지나쳤던 작은 즐거움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한 접시를 깊이 음미하는 일은 여행지에서 오래 바라본 풍경 하나를 마음에 담는 일과도 같다.

신라호텔에서 갈고닦은 실력, 제주 토박이의 식탁
제주시 노형동에 자리한 센슈어스의 중심에는 한동익 셰프가 있다. 신라호텔에서 실력을 갈고닦은 제주 토박이가 자신의 고향에서 펼치는 요리라는 점이 이곳을 더욱 궁금하게 만든다. 17년 경력의 신라호텔 출신 셰프가 제주의 계절 식재료와 클래식 조리법을 바탕으로 음식을 선보이고 있다.
오랜 경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은 거창한 설명을 들을 때보다 작은 차이를 발견할 때다. 재료의 식감을 살리는 익힘,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맛의 균형, 함께 먹었을 때 더욱 맛있어지는 곁들임. 손님에게는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이러한 요소들이 요리사에게는 수없이 반복하고 조절해야 하는 숙명이다. 호텔 주방에서 쌓아온 경험을 떠올리며 이곳의 요리에 기대하게 되는 것도 바로 그 세심함이다.
여기에 고향을 바라보는 요리사의 시선이 더해진다. 오래 보아온 재료를 익숙하다는 이유로 지나치지 않고, 자신이 배운 조리법으로 다시 표현하는 일. 센슈어스의 식탁을 통해 만나고 싶은 것은 그 과정에서 태어나는 새로운 제주다. 고향의 재료와 오랜 수련이 만나는 접시에는 요리사의 지난 시간과 지금의 선택이 함께 담긴다.


고기국수와 갈치조림을 두고, 왜 센슈어스인가?
제주에 왔으니 고기국수도 먹어야 하고, 갈치조림과 흑돼지도 놓치기 어렵다. 여행 일수는 짧은데 먹고 싶은 음식은 많으니, 식사 시간이 부족하다는 행복한 고민부터 시작된다. 이런 제주 여행에서 양식 레스토랑을 위해 한 끼를 비워두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답은 우리가 아직 만나지 못한 제주가 식탁 위에도 있기 때문이다. 토속음식에는 제주 사람들이 오랫동안 살아온 방식과 지혜가 담겨 있다. 그리고 이곳에서 살아가는 요리사가 새롭게 만드는 음식에는 오늘의 제주가 담긴다. 전통의 맛을 충분히 즐긴 뒤, 같은 지역의 재료가 다른 요리로 표현되는 모습을 만나는 것 역시 여행의 큰 즐거움이다.
센슈어스는 그러한 발견을 기대하며 찾아갈 만한 곳이다. 익숙한 음식으로 편안함을 얻는 식사가 있다면, 새로운 조합을 통해 미각의 폭을 넓히는 식사도 필요하다. “이 재료가 이렇게도 맛있을 수 있구나.” 좋은 요리 앞에서 떠오르는 그 생각 하나만으로도 여행의 한 끼는 충분히 특별해진다. 제주에서 먹어야 할 음식 목록에, 내가 새롭게 좋아하게 될 음식의 자리도 하나쯤 남겨두자.

가장 빛나는 순간, 건강을 위해 맛있는 것을 먹자!
우리는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종종 무장해제된다. 바쁘게 돌아가던 생각이 잠잠해지고, 굳어 있던 표정이 풀리며, 마주 앉은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말을 건넨다. “이것 참 맛있네요.” 어렵지 않은 그 한마디에 하루의 기분이 달라진다. 음식을 찾아다니며 내가 오래도록 소중하게 생각해온 것도 바로 이러한 순간이다. 맛을 아는 기쁨이 사람을 향한 다정함으로 이어지는 시간 말이다.
건강을 위해 잘 먹는다는 것은 내 몸에 맞는 음식과 양을 살피고, 자신의 식사를 정성껏 챙기는 일에서 시작된다. 여기에 천천히 맛을 느끼고 함께한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여유까지 더해보자. 배가 부른 것과 잘 먹었다는 느낌 사이에는 생각보다 많은 것이 놓여 있다. 좋은 재료를 다루는 사람의 수고, 내 취향에 맞는 맛을 발견한 기쁨, 함께 식사한 사람과 나눈 웃음이 한 끼를 오래 기억하게 만든다.
풍요로운 10월, 제주로 향한다면 아름다운 풍경을 담는 일정만큼 맛있는 식사를 위한 시간도 넉넉히 마련해보자. 센슈어스에서 새로운 요리를 만나고, 마음에 드는 한 입을 소중한 사람과 함께 나누어보기를 권한다. 바다를 바라보며 느낀 감탄이 식탁 위의 행복으로 이어진다면 그 여행은 돌아온 뒤에도 오래도록 우리를 미소 짓게 할 것이다.


글. 송창민 푸드애널리스트
푸드 애널리스트
ANA DRONE 맛집 칼럼 2018~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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