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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대표의 치과 경영 솔루션] 비급여만 하면 된다는 착각ARTICLE 2026. 10. 1. 17:19
비급여만 하면 된다는 착각
급여 진료가 고정비를 감당할 만큼 탄탄하면, 비급여가 흔들려도 병원은 버틴다 — 어느 정 원장의 5년
임플란트와 교정만 잘하면 된다고 믿었다. 보험 진료는 수가도 낮고 손만 많이 가니, 될 수 있으면 받지 않았다. 개원 초 몇 년은 그 판단이 옳아 보였다. 별다른 마케팅 없이도 소개로 비급여 환자가 꾸준히 들어왔고, 병원은 안정적으로 굴러갔다. 그런데 개원 5년을 넘기면서, 잘 굴러가던 그 구조가 통째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임플란트 환자가 줄자, 고정비를 받쳐줄 바닥이 병원에 없었다.

정 원장 병원의 5년 — 소개만으로 정점까지 올랐다가, 시장이 돌아서자 반 토막까지 내려앉았다 ▸ 사례 — 개원 5년차 정 원장의 선택
정 원장은 개원하면서부터 원칙 하나를 세웠다. '보험은 최소화하고, 임플란트와 교정으로 간다.' 나름의 셈이 있었다. 보험 진료는 수가가 낮고 회전이 빨라야 하는데 손은 많이 간다. 반면 임플란트는 1개에 100만 원 안팎, 교정은 200만~400만 원. 비급여 몇 케이스면 보험 수십 건 매출과 맞먹는다. 그의 눈에 비급여 집중은 가장 효율적인 운영이었다.
개원 초 몇 년은 그 판단이 맞아떨어졌다. 임플란트 시장이 커지던 시기였고, 치과 수도 지금보다 적었다. 입소문과 소개만으로도 비급여 환자가 들어왔고, 병원은 안정적이었다.
금이 간 건 개원 5년을 넘기면서였다. 임플란트 환자가 줄기 시작했다. 처음엔 계절 탓이려니 했다. 그런데 회복이 없었다. 월 30개이던 임플란트가 22개로, 다시 15개로 내려앉았다. 교정 상담도 함께 줄었다. 마케팅을 더 밀어봐도 예전 같은 반응이 없었다. 그제야 그는 자신의 수익 구조가 얼마나 좁은 기반 위에 서 있었는지 실감했다.
“비급여 위주로 가면 수익이 좋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임플란트 환자가 줄고 나니, 버텨줄 게 아무것도 없더라고요. 보험을 거의 안 받아왔으니 그쪽 기반도 없고. 지금 보면 너무 한쪽으로만 갔던 것 같아요.”
돌아보면 그동안의 선택은 모두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 보험 환자는 오면 치료만 해주고, 관계로 발전시키지 않았다. 재방문을 유도하거나 추가 상담을 붙이는 일도 거의 없었다. 마케팅도 블로그도 검색 광고도 임플란트와 교정에만 맞춰졌고, 진료실 장비와 연수, 기공소 관계까지 비급여 쪽으로만 깊어졌다. 그렇게 병원은 비급여에 특화됐지만, 매달 나가는 고정비를 받쳐줄 급여 기반은 거의 남지 않았다. 정기적으로 오는 환자는 적었고 소개도 뜸했다. 대부분 한 가지 치료를 목적으로 왔다가, 끝나면 떠났다. 충성 환자층이 얇았다.
임플란트 시장이 포화되자 이 구조는 빠르게 무너졌다. 케이스가 반 토막 난 시점의 숫자는 이렇다.

문제는 매출이 빠지는 속도를 고정비가 따라오지 못한다는 데 있었다. 장비 리스료, 인건비, 임대료는 환자 수와 무관하게 매달 4,100만 원씩 빠져나갔다. 만약 급여 수익이 이 고정비의 상당 부분을 감당하고 있었다면, 비급여가 줄어도 병원은 고정비 걱정 없이 버틸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정 원장의 급여 수익은 고정비의 10%를 겨우 넘는 수준이었다. 비급여가 흔들리자 곧바로 고정비가 위협받았다. 매출이 4,900만 원으로 내려앉자 고정비를 떼고 남는 여유는 800만 원. 반년 전만 해도 3,000만 원을 넘던 여유가 그렇게 사라졌다.

▸ 메커니즘 — 병원을 받치는 것은 “급여로 다진 바닥”이다
정 원장이 놓친 것은 비급여의 크기가 아니라, 그 아래를 받치는 바닥이었다. 병원이 흔들림 없이 서 있으려면, 시장 경기와 무관하게 매달 들어오는 급여 수익이 고정비를 감당할 만큼 두터워야 한다. 이 바닥이 있는 병원과 없는 병원은 같은 충격 앞에서 완전히 다르게 반응한다.

같은 높이라도 바닥이 다르다 — 급여로 쌓은 바닥이 고정비 선을 넘으면, 비급여가 흔들려도 병원은 무너지지 않는다 첫 번째 원리는 급여가 만드는 바닥 수익이다. 흔한 오해는 '보험은 수가가 낮아 비효율적'이라는 것이다. 단건 단가만 보면 맞는 말이다. 그러나 병원 경영에서 급여의 역할은 단건 수익이 아니라 수익 구조의 안정성에 있다. 스케일링은 6개월마다, 잇몸 치료는 주기적으로, 충치는 생기면 다시 온다. 이렇게 반복 내원하는 환자가 쌓이면 경기와 시장에 둔감한 '바닥 수익'이 생긴다. 이 바닥이 두터울수록, 비급여가 일시적으로 흔들려도 병원 전체가 휘청이지 않는다. 급여 비중이 탄탄한 병원이 위기에 강한 이유가 여기 있다.
두 번째 원리는 객단가라는 렌즈다. 객단가는 치료 한 건의 단가가 아니라, 한 명의 환자가 병원과 맺는 관계의 총합이다. 급여로 시작해 관계가 붙은 환자는 몇 년에 걸쳐 반복 수익을 남기고, 임플란트가 필요해지면 그 병원에서 하고, 가족까지 데려온다. 게다가 신뢰가 쌓인 환자의 비급여 전환은 동의율이 높고 가격 저항이 낮으며, 마케팅비가 들지 않는다. 즉 탄탄한 급여 바닥은 그 자체로 안정적일 뿐 아니라, 그 위에서 가장 질 좋은 비급여를 길러낸다. 반대로 정 원장의 병원은 비급여 유입의 90% 이상이 외부 마케팅 신환이었고, 매달 새 환자를 돈 주고 사와야 하는 구조였다. 마케팅 효율이 조금만 떨어져도 수익이 곧장 위협받았다.
세 번째 원리는 고정비를 감당하는 급여 수준이다. 그렇다면 급여 비중은 얼마가 좋은가. 답은 '몇 퍼센트'라는 고정된 숫자가 아니라, 하나의 기준선에 있다. 급여 수익만으로 매달 고정비를 감당할 수 있는가. 급여 수익이 고정비를 넘어서면, 설령 비급여가 0이 되는 달이 와도 병원은 적자를 보지 않는다. 이 지점을 넘긴 병원이 탄탄한 병원이다. 물론 급여만으로 병원을 키울 수는 없다. 급여 수익만으로는 성장의 천장이 낮고, 이익을 내려면 환자 수를 과도하게 늘려야 해 직원이 지치고 진료 질이 흔들린다. 그래서 비급여는 여전히 병원을 높이 올리는 힘이다. 다만 그 높이는 고정비를 감당하는 급여 바닥 위에 얹혀야 안전하다. 정 원장의 병원은 그 바닥이 고정비의 10%대에 머물러 있었다.

기준은 비급여 비중이 아니라 급여의 고정비 감당률 — 급여만으로 고정비를 넘기는 병원이 탄탄하다 하필 임플란트 시장은 2010년대 중반 급여화와 함께 커졌다가, 이제는 공급이 넘쳐 100만 원이던 단가가 70만, 50만 원까지 밀리는 중이다. 급여 바닥 없이 비급여에만 기댄 병원은 환자 수 감소와 단가 하락이라는 두 압박을 동시에 맞는다. 정 원장이 맞은 게 정확히 그것이었다. 결국 이 사례의 뼈대는 투자에서 말하는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와 같다. 진료 포트폴리오를 나누는 건 더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한 수익원이 흔들릴 때 병원이 버티게 하기 위해서다. 정 원장이 개원 초부터 고정비를 감당할 급여 바닥을 쌓아뒀다면, 임플란트가 반 토막 나도 그 바닥이 시간을 벌어줬을 것이다.
▸ 자가 점검 — 다섯 가지 질문
내 병원의 바닥은 탄탄한가. 아래 다섯 질문에 셋 이상 '아니오'라면, 정 원장과 같은 취약한 구조일 가능성이 높다.

먼저 급여 수익과 월 고정비를 나란히 놓아본다. 급여만으로 고정비를 감당하지 못한다면, 병원은 매달 비급여 실적에 생존을 의존하고 있다는 뜻이다. 다음으로 급여 환자의 재내원 층이 두터운지, 그 환자들에게서 비급여로 이어지는 내부 경로가 살아 있는지 확인한다. 대부분의 비급여가 외부 마케팅 신환뿐이라면 내부 경로가 비어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보험 환자를 '오고 가는 환자'에서 '관계를 맺는 환자'로 바꾸는 장치를 만든다. 초진 때 구강 상태를 충분히 설명하고, 정기 내원을 권하고, 리콜 시스템으로 다시 부른다. 바닥은 이렇게 한 명씩 쌓인다. 단기 매출은 크게 움직이지 않지만, 이 층이 고정비 선을 넘어설수록 비급여가 흔들려도 병원이 흔들리지 않는다.
정 원장이 다시 놓기 시작한 것은 병원의 바닥이었다. 예전엔 보험 환자가 오면 치료만 하고 돌려보냈지만, 이제는 초진에서 구강 상태를 꼼꼼히 짚고 정기 내원을 권했다. 처음으로 리콜 시스템도 들였다. 즉각적인 매출 변화는 크지 않았다. 그러나 6개월 뒤, 정기 내원 환자가 늘면서 급여 수익이 조금씩 고정비를 향해 올라왔다. 더 큰 변화는 마음 쪽이었다. 임플란트 케이스가 적은 달에도 예전처럼 불안하지 않다고 그는 말했다. 고정비를 받쳐주는 바닥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 사례가 남기는 건 분명하다. '잘 되는 전략'과 '오래가는 전략'은 같지 않다. 비급여 집중은 좋은 시장에서는 훌륭히 작동하지만, 급여로 다진 바닥이 없다면 시장이 돌아설 때 고정비를 감당할 방법이 없다. 비급여는 병원을 높이 올리는 힘이고, 급여로 쌓은 관계는 그 높이를 받치는 바닥이다. 그 바닥이 고정비 선을 넘어설 때, 병원은 어떤 계절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높이 올라가려면, 먼저 바닥이 단단해야 한다.

글. 정재훈 대표
(㈜코엘파트너스, 대한치과직무교육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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