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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헌법’을 지속가능한 공간으로 증명하는 소리의원 (하)ARTICLE 2026. 10. 1. 15:56
흔들리지 않는 북극성처럼 비전 중심의 가치를 결과로 보여주어,
다음 세대가 온전히 뿌리내리고 확장해 나가는 병원 구축할 것!
외관 정면 병원의 공간은 그 병원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를 가장 정직하게 드러낸다. 2024년 면목동에 지하 2층~지상 6층, 연면적 약 400평 규모로 신축 이전한 소리의원 본원은 그 명제를 그대로 증명하는 공간으로 손꼽힌다. 청담동에서 군자동을 거쳐 면목동에 이르기까지, 전영명 대표원장이 직접 다섯 차례 병원 공간을 고민하고 바꿔온 끝에 도달한 결론이기 때문이다.
신축의 출발점은 규모가 아니라 지속가능성이었다. 개인병원은 원장이 손을 놓는 순간 함께 문을 닫는다는 현실 앞에서, 그는 소리의원이 한 사람의 병원으로 끝나지 않을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1층을 다른 진료과에 임대하라는 제안이 끊이지 않았지만 단 한 층도 내주지 않았다. 판단의 기준은 언제나 병원이 처음 세운 ‘비전 헌법’이었다.
레이아웃은 전 대표원장이 직접 종이에 그렸다. 환자의 동선과 각 공간에 필요한 최소 면적은 진료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자신이 아니면 판단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청각재활을 방해하는 소리를 막기 위해 각 실의 칸막이벽은 건물 상부까지 끝까지 올렸고, 공조 설비 역시 같은 기준으로 계획했다. 반면 색과 마감, 벽에 걸린 그림은 전적으로 아내의 몫이었다. 병원 같지 않고 편안하다는 환자들의 반응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가장 아끼는 공간으로 그는 6층 ‘아카데미 홀’을 꼽는다. 임대를 주는 편이 훨씬 효율적일 규모의 공간을, 그는 거쳐온 모든 병원마다 세미나실을 만들었다. 최상의 진료를 표방한 이상, 의료진 역시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는 원칙 때문이다. 이 홀에 먼지만 쌓인다면 병원이 비전에서 멀어진 것이라고 그는 잘라 말한다.
소리의원의 다음 10년은 이미 움직이고 있다. EAS와 부분 난청 임상 연구를 전담할 연구팀 구성, 대학병원과는 다른 방식의 이명 전문 연구소 설립, 세계 각국의 환자가 찾아오는 외이도 폐쇄증 치료의 고도화가 올해의 과제다. 매거진HD는 이번 인터뷰에서 소리의원의 공간 전략과 설계 원칙, AI 시대에 지켜야 할 의료의 가치, 그리고 다음 세대에게 넘길 병원의 청사진을 집중 조명했다. 북극성을 바라보며 여기까지 왔다는 그의 말처럼, 그 청사진이 완성되어 갈 발걸음에 깊은 기대를 모은다.
인터뷰이. 소리의원 전영명 대표원장
글. 박하나 편집장
사진. 백승휴 작가
9. 소리의원은 지난 2024년 면목동 본원을 지하 2층~지상 6층, 연면적 약 400평 규모로 확장 이전했습니다. 새 본원은 어떤 디자인 콘셉트로 조성되었으며, 공간을 기획하실 때 가장 중점을 두신 의도는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병원을 처음 시작한 2002년부터 지금까지 병원의 디자인을 다섯 차례 정도 직접 고민하고 변화시켜 왔습니다. 병원을 운영하면서 디자인은 늘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현실적인 여러 제약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병원의 정체성과 진료 방식에 맞는 공간을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이를 단순히 외부 전문가에게 맡기기만 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제가 직접 고민하고 참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병원을 처음 시작할 때는 무엇보다 입지를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당시 청담동에 병원을 열었는데, 입지를 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조건은 주변에 이비인후과가 없는 지역이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비인후과가 없는 지역이라고 해서 모두 좋은 입지는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다른 병원이 많은데도 이비인후과가 없다면 그만큼 해당 진료과가 자리 잡기 어려운 지역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소아과가 없는 지역을 찾았습니다. 소아과조차 없다면 이비인후과가 자리 잡기 어려운 지역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환자의 접근성이었습니다. 지방에서 올라오는 환자들이 편하게 찾아올 수 있어야 했기 때문에 강남고속버스터미널과의 접근성이 좋아야 했고, 강북에서 오는 환자들도 불편하지 않도록 한강 남쪽으로 너무 내려가지 않는 지역을 선택했습니다. 그런 기준으로 청담동에 병원을 자리 잡게 됐습니다.
그런데 이후 갑작스럽게 그곳을 나오게 되면서 새로운 입지를 찾아야 했습니다. 기존 환자들이 계속 편하게 찾아올 수 있어야 했기 때문에 지하철 7호선을 따라 이동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고려했고, 그렇게 군자동으로 옮기게 됐습니다. 당시 군자동 병원은 임대면적이 약 500평 정도였고, 그곳에서 10여 년간 진료를 이어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순간 건물이 매각되면서 다시 새로운 공간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이때부터는 병원을 바라보는 생각도 조금 달라졌습니다. 소리의원은 단순히 한 개인이 운영하다가 사라지는 병원이 아니라, 앞으로 지속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개인병원은 원장이 손을 놓는 순간 병원도 함께 문을 닫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실제로 주변에서도 그런 사례를 많이 보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개인병원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침 한 후배가 서울에 이런 규모의 대지가 거의 없을 것 같다며 지금의 건물을 소개해 주었습니다. 직접 와서 살펴보니, 주변의 환자 발생 규모나 인근 병원과의 경쟁 부분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오히려 이곳에 신축을 하게 되면 멀리서도 병원이 잘 보이고, 지하철 7호선과 가까워 환자들의 접근성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소리의원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담아낼 수 있는 공간을 직접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이곳 면목동에 병원을 신축한 것에 대해 상당히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외관 10. 병원을 설계하고 디자인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강조하시거나 요청하신 사항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또한 공간을 구현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함께 말씀 부탁드립니다.
병원 공간을 계획할 때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레이아웃이었습니다. 환자가 처음 병원에 들어와 어떤 동선으로 움직이고, 각 과정에서 어떤 경험을 하게 되는지는 실제 진료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제가 아니면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제가 직접 그림으로 동선과 공간을 그렸습니다.
각 공간이 어느 정도 규모가 되어야 하는지, 최소한 어느 정도의 면적이 필요한지도 제가 가장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설계 과정이 상당히 스트레스가 많았습니다. 건축가에게 설명하려면 제가 알고 있는 진료 과정과 필요한 공간에 대한 정보를 하나하나 전달해야 했는데, 그 내용을 설명하는 것보다 차라리 제가 종이에 직접 레이아웃을 그려 전달하는 편이 훨씬 효율적이었습니다. 그렇게 제가 기본적인 공간 구성을 먼저 그리고, 건축가에게 이를 바탕으로 설계를 발전시켜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공간을 구성할 때는 소리의원이 추구하는 전문성과 진료 특성이 실제 공간에 반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소음 관리입니다. 저희 병원에서는 환자들에게 소리를 듣는 훈련을 진행하는데, 옆 공간에서 잡음이나 다른 소리가 들리면 청각재활에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병원보다 공간 간 방음에 훨씬 더 신경을 썼습니다.
특히 천장이 개방된 일반적인 구조에서는 한 공간의 소리가 다른 공간으로 쉽게 전달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각 실 사이의 칸막이 벽을 건물 상부까지 끝까지 올려 소리가 옆 공간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했습니다. 냉난방이나 공조 설비를 설치할 때도 이러한 부분을 함께 고려했습니다.
병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청력이 좋지 않은 환자들은 TV 소리를 크게 틀어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같은 공간이나 주변에 상대적으로 청력이 좋은 환자가 있다면 이러한 소리가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런 세세한 부분까지 실제 환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면서 공간을 구성했습니다.
결국 소리의원의 공간은 동선과 기능을 중심으로 설계했습니다. 환자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의료진이 어떻게 진료하는지, 그리고 소리와 관련된 치료와 재활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공간에 담는 것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반면 인테리어와 미적인 부분은 아내에게 전적으로 맡겼습니다. 병원을 운영하는 의사의 입장에서는 현재 우리 병원처럼 카운터를 타일로 마감하거나 병원 벽에 카키색을 넣고, 목재를 활용하거나 몰딩을 사용하는 것까지 세세하게 적용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대체로 흰색을 중심으로 깔끔하고 위생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데 집중하기 마련입니다.
저는 이러한 미적인 부분은 아내가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해 맡겼습니다. 그 결과 소리의원은 일반적인 병원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를 갖게 됐습니다. 실제로 환자들도 병원 같지 않고 산뜻하며, 마치 가정집에 온 것처럼 편안하다는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병원 곳곳에 걸린 그림 역시 대부분 아내가 직접 선택하고 설치한 작품들입니다.
2층 대기 공간 역시 가능한 한 기존의 창을 그대로 살렸습니다. 넓은 창을 통해 자연광이 충분히 들어오도록 해 밝고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사실 이러한 방식은 해외 병원에서는 비교적 자연스럽게 적용되는 공간 구성입니다.


2층 외래 
2층 외래 

2층 외래 

2층 외래 진료실, 외래 CT 11. 대표원장님이 보시기에 가장 만족스러운 디자인이나 공간은 어디인지 소개해주세요.
제가 그동안 병원을 다섯 차례 정도 만들고 공간을 변화시키면서 느낀 것은, 외국의 병원이 무조건 정답이라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다만 우리가 살아가면서 자연스럽게 더 편하고 좋다고 느끼는 방향으로 생활환경이 변화하듯이, 병원 공간 역시 환자에게 더 편안하고 좋은 환경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왜 한복 대신 양복을 입고, 한옥 대신 서양식 주택에서 생활하는지를 생각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반드시 어느 것이 옳고 그르기 때문이 아니라, 오랜 시간 생활하면서 사람들이 더 편리하고 편안하다고 느끼는 방향으로 변화해 온 것입니다.
해외 병원을 방문해보면 병원이라는 기능은 분명하지만, 우리가 익숙하게 생각하는 ‘병원’의 모습과는 상당히 다릅니다. 특히 소아병동을 보면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편안하고 따뜻한 입원실을 실제 환자들에게 제공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공간을 보면서 저 역시 환자들에게 이런 환경을 제공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모든 것을 그대로 구현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겠지만,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환자에게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줄 방법을 찾고 싶었습니다.
그런 생각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공간 가운데 하나가 6층에 마련한 아카데미 홀입니다. 이곳은 세미나와 회의가 가능한 공간으로, 환자 교육이나 직원들의 내부 세미나, 교육과 연구, 중요한 미팅 등을 위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실 개인병원에서 이 정도 규모의 공간을 별도로 확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 공간을 다른 용도로 활용하거나 임대를 주는 것이 현실적으로는 더 효율적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 공간을 만들면서 다른 공간이 다소 부족해지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제가 거쳐 온 병원마다 규모가 크든 작든 세미나실을 반드시 만들었습니다. 그만큼 교육과 공부를 위한 공간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저에게 아카데미 홀은 단순히 보기 좋은 공간이나 병원의 규모를 보여주기 위한 공간이 아닙니다. 실제로 이 공간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중요합니다. 환자 교육이나 직원 교육, 학술적인 공부와 연구를 위해 활발하게 사용된다면 그것 자체가 소리의원이 제대로 가고 있다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공간이 계속 비어 있고 먼지만 쌓인다면 우리의 비전과 맞지 않는 것입니다. 그런 경우에는 앞으로 공간의 활용 방식도 다시 고민하고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 공간을 ‘아카데미 홀’이라고 이름 붙인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제가 말하는 ‘세상의 모든 귀 환자가 가장 오고 싶어 하는 병원’을 만들기 위해서는 최상의 진료환경을 갖추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의료진도 끊임없이 공부하고 배우며 발전해야 합니다.
따라서 ‘아카데미 홀’은 단순히 개인병원이 갖추기 어려운 큰 공간을 만들었다는 의미가 아니라, 우리가 계속 공부하고 성장해야 한다는 소리의원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이라고 생각합니다.

3층 청각재활센터 

3층 대기실 
3층 복도 

3층 청각검사 12. 이처럼 대표원장님께서는 공간을 구현하는 데 있어 어려움도 많이 따랐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처음에는 주변에서 여러 가지 제안과 유혹이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병원을 지을 때는 1층을 다른 의료기관에 임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6층까지 비어 있는 상황이라면 다른 진료과를 입점시켜 서로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것이 어떻겠냐는 이야기도 많았습니다.
저 역시 경영을 하는 입장에서 그런 현실적인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건물을 처음부터 여유가 있어서 지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소리의원을 지속 가능한 병원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결국 견고한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만의 건물을 가져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습니다.
병원을 운영하다 보면 현실적인 판단을 요구하는 상황이 계속 생기고, 주변에서도 여러 가지 선택지를 제시합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우리가 처음 세운 ‘비전 헌법’을 다시 봅니다. 그리고 그 기준에 맞는 결정을 하려고 합니다. 결국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은 비전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저희의 비전에 맞는 병원을 만들려고 한다면 필요한 공간도 자연스럽게 달라집니다. 일반적으로 귀만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병원에서 이렇게 큰 공간을 모두 사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귀만 진료하는데 이 공간을 어떻게 다 채울 수 있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병실을 많이 만들 수도 없습니다. 예를 들어 병실을 20개 만든다고 해도 실제로 충분히 가동되지 않을 수 있고, 반드시 그렇게 많은 병실이 필요한 것도 아닙니다. 그렇다면 직원 휴게공간이나 진료실 등을 넓게 만들면 공간을 채울 수는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희에게는 오히려 공간이 부족합니다. 저는 이 차이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귀 하나만 진료하는데 어떻게 이 정도 규모의 공간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대해, 오히려 그만큼 우리가 갖고 있는 콘텐츠와 전략 자체가 경쟁력이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저희는 하고 있기 때문에 필요한 공간도 달라지는 것입니다.
건물의 형태도 공간 구성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대지가 삼각형에 가까운 형태여서 진료실과 같은 공간을 배치하는 데 제약이 있었습니다. 그 때문에 일부 진료공간의 규모가 작아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러한 물리적인 제약보다 우리가 이 공간을 왜 필요로 하는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비전은 ‘변하지 않는 기준’이어야 합니다.

소리의원 전영명 대표원장 저는 병원을 운영하면서 ‘비전’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지만, 정작 비전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비전은 현실에 맞춰 필요할 때마다 바꾸는 구체적인 목표와는 다릅니다. 어떤 상황에서든 무엇을 선택할지 판단할 수 있는 일종의 헌법과 같은 기준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 기준이 계속 바뀐다면 결국 그때그때 편한 선택을 하게 됩니다. 현실이 달라졌으니 새로운 비전을 만들고, 또 상황이 바뀌면 다시 비전을 바꾸는 식이라면 비전이 존재할 이유가 없습니다. 국가의 헌법이 시대에 따라 개정될 수는 있지만, 국가의 기본적인 체제와 원칙을 담고 있듯이, 병원의 비전 역시 쉽게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의사가 자신의 비전을 세울 때 너무 구체적으로 규정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인 목표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지만, 궁극적으로 향해야 할 방향은 변하지 않아야 합니다.
저에게 비전은 ‘북극성’과 같습니다. 북극성은 쉽게 변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어디에 있든 방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실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에 부딪히고 때로는 돌아가더라도, 결국 우리가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는 잃지 않는 것입니다. 저도 그 북극성을 바라보면서 여기까지 꽤 어렵게 온 것 같습니다. (웃음)


4층 복도 
4층 입원실 
4층 입원실 13. 또한 의료계는 치료 중심의 의료를 넘어 예방, 관리, 재활을 아우르는 환자 중심 헬스케어 체계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습니다. 특히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우리나라 의료 환경의 변화 속에서, 이비인후과는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보시는지 미래 의료 트렌드에 대한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많은 의사들이 귀 전문 클리닉을 운영하려고 할 때 가장 먼저 수술에 대한 부담을 느낍니다. 귀 전문이라면 반드시 수술을 잘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 개념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루에 환자 100명이나 200명이 방문한다고 가정해도 실제로 수술을 받는 환자는 5%도 되지 않습니다. 귀 질환을 전문적으로 진료한다고 해서 모든 환자가 수술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대부분의 환자는 외래 진료를 통해 관리할 수 있습니다.
결국 지금의 진료는 수술이나 시술처럼 직접적인 치료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미 이러한 변화는 시작됐고 앞으로는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환자를 관리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저는 의료기관 역시 앞으로 사회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를 읽고 그에 맞춰 체계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시대입니다. 고령 인구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보청기 수요도 증가하고, 인공와우를 필요로 하는 환자도 늘어날 것입니다. 이런 변화는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제가 약 20년 전부터 보청기 진료를 준비하면서 특히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도 전문 인력이었습니다. 보청기를 제대로 맞추고 지속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청각사가 필요합니다. 당시에는 전문 청각사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고 인건비 부담도 컸기 때문에, 일반인을 교육해 청각 관련 업무를 맡기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반드시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청각사를 채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물론 전문 인력을 고용하면 인건비 부담도 커지고 조직을 관리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전문 인력이 필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보청기를 단순한 비즈니스로 접근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보청기를 하나의 상품으로만 본다면 결국 판매가 중심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판매 실적이 중요한 사람이 환자를 상담한다면 환자에게 정말 필요한지를 판단하기보다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하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저는 청각 분야가 그런 방식으로 운영되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환자에게 보청기를 판매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환자가 자신의 청각 상태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적절한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환자가 한 번 병원을 방문한 뒤에도 지속적으로 관리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1년에 한 번이라도 정기적으로 방문해 상담과 검사를 받고, 자신의 청각 상태를 꾸준히 점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환자의 귀 건강을 장기적으로 관리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병원과 환자 사이에도 지속적인 관계가 형성됩니다.
과거에 이야기하던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의 개념과도 연결됩니다. 단순히 한 번 방문한 환자를 치료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한 번 병원을 찾은 환자가 평생 자신의 청각 건강을 상담하고 관리받을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진료 과정에서 환자의 마음을 돌보는 일입니다. 귀 질환은 단순히 청력이 떨어지는 신체적인 문제만으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환자가 자신의 청력 상태를 받아들이고 치료와 재활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심리적인 지원도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심리치료와 같은 프로그램 역시 귀 진료에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왔습니다. 치료라는 개념 자체가 달라져야 합니다. 과거에는 치료라고 하면 시술이나 수술, 약물치료를 먼저 떠올렸지만, 이제는 환자의 상태를 장기적으로 관리하고 삶의 과정에서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는 것까지 치료의 범주에 포함되어야 합니다.
결국 저희가 지향하는 것은 단순히 수술을 잘하는 병원이 아닙니다. 귀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 평생 자신의 청각 상태를 상담하고 관리 받을 수 있는 병원을 만드는 것입니다.
저희의 비전인 ‘이 세상의 모든 귀 환자가 가장 오고 싶어 하는 병원’이라는 것도 같은 의미입니다. 귀에 문제가 있는 환자라면 어린 시절부터 노년까지, 필요한 순간마다 저희 병원을 찾아 정기적으로 자신의 귀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병원. 그것이 저희가 만들고자 하는 병원의 모습이며, 앞으로의 중요한 전략이기도 합니다.


5층 

5층 수술실 

5층 

5층 어즈럼증센터 14. 최근 국내 의료계에서는 AI를 접목한 시스템을 병원 전반에 확대 적용하는 흐름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소리의원에서는 AI를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으며, 병원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기 위해 필요한 점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사실 AI는 하나의 혁명입니다. AI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기존의 업무를 AI로 어떻게 전환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지만, 중요한 것은 AI가 모든 것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청각 분야에는 청각사가 있고, 미국의 경우 청각기기와 관련된 전문 인력도 별도로 존재합니다. 청각사가 보다 상위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환자의 청각 상태를 평가하고 관리·통제하는 역할을 한다면, 청각기기 전문가는 기기를 검사하고 조정하며 기술적으로 다루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아무리 기기 전문 인력이 기술적으로 뛰어나고 기기에 대한 지식이 많더라도, 그동안 청각사의 관리와 판단을 대신할 수는 없었습니다.
AI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AI가 인간이 수행하는 모든 일을 대체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지만, 실제로는 인간이 AI를 관리하고 통제하며 올바르게 활용하는 방향으로 역할이 변화할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의료 분야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AI를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AI를 통해 의료의 질을 높이는 것입니다. 그러나 AI가 의사를, 특히 수술을 담당하는 의사를 완전히 대체할 것이라는 생각에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인간은 단순히 물리적·기계적인 능력이나 축적된 지식만으로 정의되는 존재가 아닙니다. 인간의 판단에는 경험과 가치관, 윤리, 공감과 책임의식이 함께 작용합니다. 이러한 인간 고유의 영역은 단순한 기술이나 지식의 축적으로 대체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병원 역시 이러한 인간적인 가치를 중요한 방향으로 삼고 있습니다. 실제로 환자들이 병원을 찾았을 때, 단순한 질환임에도 다른 병원에서 들었던 이야기와는 조금 다르다는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환자의 상태를 정확하게 살피고, 치료의 원칙을 지키며, 환자의 마음까지 함께 살피는 진료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러한 판단을 과연 AI가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의사가 자신의 윤리와 원칙에 얼마나 충실한가에 따라 의료의 가치가 달라질 수 있으며, 저는 이러한 가치를 중심에 두는 병원이 결국 비전 중심의 병원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AI를 단순히 마케팅 수단이나 병원의 성공을 위한 하나의 전략으로만 바라봐서는 안 됩니다. AI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앞서, 의료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그리고 인간 의료인이 어떤 가치를 지켜야 하는지를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저는 그것이 앞으로 의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6층 

6층 소리아카데미홀 
루프탑 15. 올해 소리의원은 어떤 목표와 방향성을 갖고 운영해 나가실 계획이신지 말씀해 주세요.
올해는 저희 분야에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몇 가지 핵심 영역을 선정해 집중적으로 육성하고자 합니다. 현재 관련 분야의 연구와 진료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먼저 앞서 말씀드린 인공와우 분야에서는 EAS(전기음향자극)를 비롯해 부분 난청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 연구소 개념의 전문 팀을 구성하고, 임상 연구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또 하나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이명입니다. 최근 이명 환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데, 의료진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실제보다 환자 수가 과도하게 늘어나는 측면도 있습니다. 여기에 한의학 분야에서도 이명 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환자들이 다양한 치료 정보를 접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명은 그냥 두면 안 된다’는 식의 정보가 반복적으로 노출되면서 환자들이 자신의 증상을 심각한 질환으로 인식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방송 출연을 조심스럽게 생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명에 대한 이야기가 방송을 통해 대대적으로 알려지면, 기존에는 단순한 증상으로 받아들이던 사람들까지 이를 심각한 질환으로 인식하게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명은 단순히 약물이나 한 가지 치료법으로 접근해서는 안 되는 질환입니다. 환자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관리하는 접근이 필요하며, 그 과정에서 심리적인 치료와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이명 치료에는 이비인후과 의료진뿐만 아니라 전문적인 청각 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함께 참여해야 합니다.
저희는 이명 치료를 보다 전문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이 분야에서 상당한 전문성을 갖춘 의료진을 올해 연말부터 영입할 예정입니다. 이를 계기로 이명에 대한 진료와 연구를 집중적으로 수행하는 전문 연구소를 구축하고자 합니다. 저희는 기존 대학병원과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 국내에서 가장 전문적인 이명 연구소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대학병원에도 이명 분야로 잘 알려진 교수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추진하는 방향은 이와는 조금 다른 차원의 접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상업적인 치료가 아니라 환자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진료와 연구를 수행하는 것입니다. 오히려 개인병원이기 때문에 이러한 공익적인 접근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며, 이것이 저희 병원이 갖고 있는 중요한 경쟁력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선천성 귀 질환인 외이도 폐쇄증입니다. 외이도 폐쇄증은 선천적으로 귓구멍이 형성되지 않은 질환으로, 귓바퀴까지 형성되지 않은 경우에는 소이증이라고 합니다. 소이증 환자 가운데는 귓구멍이 함께 형성되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소이증 자체에 대한 귓바퀴 재건은 성형외과 영역에서 담당하지만, 저희가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영역은 외이도를 만들어주고 청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치료입니다.
현재 저희 병원은 외이도 폐쇄증 환자들이 세계적으로도 찾아오고 싶어 하는 병원 가운데 하나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다소 거만하게 들릴 수 있지만, 실제로 중국을 비롯한 해외 환자들이 많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에서는 세계적으로 가장 뛰어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을 찾는 경향이 강한데, 과거 미국의 유명 병원을 찾던 환자들이 약 10년 전부터 저희 병원으로 찾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몇 가지 핵심 분야를 더욱 집중적으로 육성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보청기 분야에서도 이비인후과 내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해온 의료진이 새롭게 합류한 만큼, 보청기 분야 역시 저희 병원의 또 다른 경쟁력으로 발전시켜 나가고자 합니다.

소리의원 전영명 대표원장 16. 마지막으로 공통된 질문을 드립니다.
1. 10년 후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제가 이 병원을 처음 시작할 때는 보이지 않는 것을 향해 나아갔습니다. 아직 아무것도 증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가 믿는 가치와 방향을 가지고 시작했던 것입니다.
사실 누군가에게 보이지 않는 것을 믿으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도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반면 이제는 조금 다르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만들어온 결과를 보여주면서, ‘이것을 직접 보고 판단해보라’고 말할 때가 왔습니다.
저라면 젊은 의사였을 때 이런 모습을 보여준다면 어떻게든 한번 해보고 싶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10년 후에는 지금까지 저희가 만들어온 것을 후배들에게 보여주고, 그들이 스스로 자신의 길과 가치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하나의 목표입니다.
후배들에게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와 비전에 대해 이야기하면, 요즘 젊은 의사들이 얼마나 공감할지 저 역시 궁금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의과대학생들이 병원에 일주일 정도 머물며 경험하기도 하고, 레지던트들이 찾아오기도 하는데, 이야기를 나눠보면 의외로 많은 젊은 친구들이 이러한 가치에 공감합니다. ‘나도 이런 의사가 되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다만 문제는 현실에서 그것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 하는 부분입니다. 주변의 환경이나 현실적인 여건이 자신이 생각하는 가치와 너무 다르면 결국 현실적인 선택을 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앞으로 저희가 추구해온 가치와 그 결과를 더 많이 보여주고 싶습니다. 말로 설명하기보다 실제로 어떤 병원을 만들어왔는지, 어떤 의료를 해왔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후배들에게는 더 큰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젊은 의사들이 자신의 가치와 방향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2. 10년 전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10년 전만 해도 제가 가지고 있는 비전이 제 세대에서 끝날 것이라는 부정적인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어떻게든 그것을 부정하고, 제가 살아 있는 동안 그 ‘비전이 다음 세대로 이어질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상당히 치열하게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강서에 병원을 오픈할 때도 처음부터 다소 무리하다 싶을 정도로 추진했습니다. 해외 환자를 유치하고,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등 여러 가지 일들을 적극적으로 진행했던 것도 결국 하나의 목적이 있었습니다. 제가 추구하는 가치와 비전을 개인의 생각에만 머무르게 하지 않고, 보다 견고하고 지속 가능한 토대로 만들어놓고 싶었던 것입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당시의 저에게 ‘정말 수고했다’고 이야기해주고 싶습니다. 지금의 제가 그때와 똑같은 방식으로 다시 하라고 한다면 그렇게까지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그때 그렇게 치열하게 노력했던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기반을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당시의 저에게 참 고맙다는 생각이 듭니다.
3. 10년 후 내가 꿈꾸는 미래병원은 어떤 병원일지 궁금합니다.
미래의 병원은 제가 생각하는 모습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보다 훨씬 능력 있고 뛰어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이 병원 역시 그들의 역량에 따라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그리는 미래가 전부는 아닙니다. 오히려 10년 후에 이 병원을 바라보면서 ‘이 병원이 이렇게까지 달라질 수 있구나’라는 놀라움을 느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충분히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보다 훨씬 뛰어난 후배들이 이 병원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발전시키고,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모습으로 변화시켜 놓는다면 그것만큼 뿌듯하고 행복한 일도 없을 것 같습니다. 결국 제가 바라는 미래의 병원은 제가 만든 모습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가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계속해서 확장해 나가는 병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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