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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혁의 바이오Talk 헬스Talk] 카메룬에서 날라온 병원장 이야기ARTICLE 2024. 11. 4. 17:31
두 달전쯤 카톡이 왔다. 카메룬에서 한국에 와서 ‘화상치료연수’를 받고 간 닥터 폴의 연락이었다.
2021년 베스티안 서울병원에서 폴을 비롯한 3명의 의사와 1명의 간호사가 카메룬 가루와 병원의‘화상치료센터’ 개소에 맞추어 한국에서 연수를 한 바 있다.
카메룬 가루와 병원은 우리나라 수출입은행의 차관을 통해서 병원의 설립이 추진되었다. 그리고 의료진의 교육으로는 일산 백병원에서 가루와 병원 의료진을 초청하여 연수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이중 4명이 베스티안병원에서 수련을 하게 된 것이었다.
가루와 지역은 카메룬의 제2대 도시이지만 의료상황이 한국에 비해 30년 정도 뒤처져 있으며, 병원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하기도 하는 등 현지에서는 의료분야에서는 부족한 점이 매우 많다.
우리 병원에서는 병원에 대한 소식이 없어서 ‘화상치료센터’가 잘 진행중인 줄로 알고 있었는데 정말로 뜻박의 연락이었다. 화상치료센터의 운영이 계속 지체되고 연수를 받은 인원들도 이직을 하는 등 진행상황이 지지부진하자 병원장이 한국출장을 결심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카메룬에서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비자 발급부터 정부로부터의 출장승인까지 쉬운 일이 아니었던 것 같다.
한국도착 2주전에 카메룬 정부로부터의 승인서류가 마무리되었으나, 비자문제로 출발이 2일 늦어지기도 했던 것을 보면 말이다.
여하튼 그는 한국에 왔다.
베스티안오송병원을 소개하고 했다. 중증화상환자를 살리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베스티안 화상센터 그리고 그 안의 국제적인 규모의 중환자실을 꼼꼼히 살폈다.
시설도 시설이지만 의료진의 이야기도 중요한 포인트다. 의료진 간의 이야기 중에 일부를 옮기자면 ‘지속가능한 화상전문병원의 운영을 위해서는 젊은 의사들의 양성이 필요한데 ‘화상’을 배우겠다는 의사들이 없다는 것이다.’
쉽지 않다고 말하면서도 ‘화상환자’의 치료에는 진심인 그들은 다양한 토론을 진행했다.
화상은 사고로서 다양한 형태의 환자가 발생하기 때문에 원인에 따른 다양한 치료방법이 있을 수 있다.
이것을 짧은 시간에 다 이야기해 줄 수 없기 때문에 후속 교육프로그램을 추진하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얻었다.
합의된 교육방법은 우선 온라인(줌)을 통한 교육을 실시하자는 것이다.
베스티안병원에는 미라클작전으로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한 의사가 일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의사면허를 허가해주지 않기 때문에 연구의사로 활동하고 있는 그가 이번 교육에 적임자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영어도 가능하고 화상에 대한 이론지식은 두 번의 타지키스탄 의료진 초청 연수를 통해서 체계화되었기 때문이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만들어 지는 것이다.
Hamadou Ba 병원장은 병원의 진단검사실에 대해서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화상전문병원에서 환자 진단과 치료를 위해서는 다양한 검사와 분석이 필요하다는 것을 바로 캣치한 것이다.
우리 병원 검사실 사진을 찍어서 바로 가루와 병원 검사실에서 일하는 직원들에게 보냈다고 한다.
그는 심장내과 전문의로서 환자를 살리는 일에 관심이 매우 많다.
우리의 의사들도 이렇게 의료선진국의 병원에서 하나하나 시설과 술기와 환자치료에 대한 마인드를 배웠을 것이다.
가루와병원이 카메룬에서는 최상위 병원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중에 중요한 요소는 자국 환자들이 해외에 나가서 치료하는 것을 줄여보고자 하는 카메룬 정부의 노력에 기반한 것이다.
한국의료의 위상은 어떻게 이렇게 강하게 자리를 잡았을까?
그 이유는 한국에서 지원해서 운영하는 병원 두 곳의 사례에서 찾을 수 있었다.
야운데(수도)에 세운 응급병원이 대표적인 사례였으며, 한국응급의료시스템을 벤치마킹한 것이 성공요인이 되었다.
이것은 곧바로 두 번째 병원 프로젝트인 가루와 병원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닥터 하마도우바씨의 이야기다.
하지만 카메룬의 많은 의료진도 프랑스, 영국 등에서 공부를 하고 온 사람들이 많은데 굳이 한국에 온 이유를 물어보니 2021년 연수를 받고 간 연수생들의 레퍼런스가 좋았다는 점을 들었다.
그리고 베스티안재단에 직접 만나서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베스티안재단이 선뜻 온라인 시범 교육부터 진행해 주겠다고 약속을 해서 협력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단다.
한국의료는 이제 전세계를 대상으로 우리의 술기와 시스템을 공유하기 위한 마음의 자세를 갖추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물론 정부주도의 좋은 프로그램도 많이 있다. 이종욱 팰로우쉽으로는 매년 70-80명의 의료진이 한국에 와서 배우고 가고 있으며, 석사과정 지원프로그램도 있다.
하지만, 도움을 요청하는 해외 병원의 기대를 다 맞추지는 못하고 있다. 민간 병원에서도 다양한 협력의 기회가 만들어지고 더욱 활성해지기를 기대해 본다.
우리가 배운만큼 함께 가르쳐줄 수 있는 한국 의료의 미래는 또 다른 우리의 자랑스러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글. (재)베스티안재단 양재혁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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