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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숙 간호부장의 노인병원 애상] 든든한 기둥처럼volume.43 2024. 2. 5. 13:24
어른들은 맏이들에게 항상 “너는 이 집안의 든든한 기둥이 되거라!” 말을 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따지고 보면 누구나 그렇게 살아야 하는 것 아닐까요.
누구나 기둥처럼 굳게 서서 어딘가에서는 그리고 무엇을 위해 받쳐주고 버티는 몫을 감당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는 지금 든든하다는 말이 그렇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그 자리를 재주와 기술이 대신하고 있습니다.
병원이라는 큰 울타리 안의 특수 사회에서는 간병인을 비롯하여 의사, 간호사, 조무사, 영양사, 방사선사, 행정직원, 시설직원 여러 파트가 있습니다. 물론 열심히 자기 몫을 하다 보면 우리 부서만 잘하자 하는 경우도 있지만 모든 부서가 연결이 되어 협력적이어야지 바퀴가 돌아가듯이 잘 돌아가는 것입니다.
때로는 병동에 가보면 전쟁터같은 경우가 있습니다.
우리끼리 얘기를 하는 것이 간호사들이 팔자가 세서 드세지 않으면 생명과 연관된 예민한 환자들과 일을 해 나갈 수 없다고 합니다. 특히나 요즘 대두 되고 있는 간병사 문제는 정말 심각하지만 우리 한국 사람들은 먹고살만해서 절대 힘든 간병일을 안 하는데 대신 간병을 해 주는 중국 동포 간병인들에게 고마워해야 하는 것도 있습니다.
우리가 사용 하는 접속사 중에 “그렇기 때문에” 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 논리가 맞아떨어질 때 우리는 “그렇게 때문에” 또는 “그러므로”라는 말을 사용 합니다
이런 용어를 자주 사용 하는 사람은 대개 논리적인 사람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논리는 인생의 강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상황을 반전시키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은 “그렇게 때문에”보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에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 요양병원은 간병인 문제가 크고 병원은 낮은 수가와 점차 옥죄는 죽어라 정책으로 여러 가지로 경영인이나 근무하는 직원이 보람이나 사명감을 가질 수 없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서비스직의 특성상 전문직 치고는 적은 연봉에 대학 병원과 달리 시스템화가 안되어 있어 멀티로 많은 일을 해야 합니다.
그 사이에 우리 부서징들이 있고 간호부장은 병원의 제일 많은 인력으로 최전선에서 엎어져 일을 하는 간호부의 크고 작은 일을 하루 종일 해결해야 하는 힘듦이 있기에 매일 나이트 전담이나 Ekeep 근무를 해야겠다고 하는데 막상 박차고 그만둘 수 없는 것은 매일 전쟁터에서 함께한다는 전우애(?)가 있기 때문입니다. 환자와 연관된 일들을 과연 AI가 대신해서 해결해 줄 수 있을까요? 그만큼 세밀한 감정 소모가 많고 관계에 있어 예민한 부분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한편으로는 벽에다 얘기하듯이, 소귀에 경 읽듯이, 로봇이 간호하면 불평불만도 아예 안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들은 환자가 요구하는 것은 거의 다 들어주기 때문입니다. 매일 우리 간호사들은 만나면 불평불만 힘듦만 얘기하게 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오늘 하루도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강 일하라고 해도 절대 못하는 그런 훈련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요즘 우리 사회가 요구하고 있습니다.
굳게 선 기둥처럼 말없이 지켜주는 든든한 사람이 그리운 시대입니다
나 역시 매일매일 서울 센트럴 간호부 식구들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기둥 같은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을 합니다. 알아주건 안 알아주건.....
글. 최경숙 서울센트럴 요양병원 간호부장
최경숙 간호부장
현) 서울센트럴 요양병원 간호부장
현) 요양병원 인증 조사위원
전) 대한간호협회 보수교육 강사
전) 요양병원 컨설팅 수석팀장'volume.43'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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