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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Column] 인지와 심리를 고려한 신경건축학적 접근의 치매전문병동volume.34 2023. 5. 2. 20:24
우리 사회에서 노인 인구의 급속한 증가에 따라 노인 질병 관련 의료기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해당 시설 디자인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치매병동은 관심의 중심이 되고 있는 시설이다. 치매환자의 수가 늘어남과 함께 치매 노인을 위한 요양병원의 수도 함께 늘어나고 있으며, 이들 병원에서 치유환경조성을 위한 적절한 건축 환경 요소에 대한 관심과 연구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노인 치매 환자를 위한 대표적인 시설은 요양병원과 요양원이 있다. 그 중 요양원은 노인복지법(법률 제17199호)과 장기요양보험법(법률 제17777호)에 의거하여 장기간 돌봄 서비스를 시행하는 곳으로 주로 치료보다는 돌봄을 목적으로 하는 곳이다. 반면 요양병원은 국민건강보험법(법률 제18211호)과 의료법(법률 제17472호)에 근거하여 치료 및 재활의 목적으로 입원하고 의료 서비스를 받는 곳이다. 즉, 요양원이 생활 중심이라면 요양병원은 의료와 보다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곳이다. 무엇보다 노인 치매 요양시설은 장기 거주 및 체류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건축 요소 및 시설 설치의 특수성이 확인되고 있다.
요양시설의 설계 및 건설에 대한 주요 지침으로 2014년 미국 거주 의료, 요양, 지원 시설의 설계 및 건설에 대한 지침(RHCSF; 2014 Guidelines for Design and Construction of Residential Health, Care, and Support Facilities)에서 볼 수 있듯이 물리적 환경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 RHCSF에서는 치매인 개인의 존엄성과 전반적인 웰빙 추구 환경 중요성을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로 강조하고 있다.
영국의 치매친화환경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치매환자를 위한 공간 디자인 원칙은 안전한 환경 제공(Provide a safe environment), 적정한 수준의 자극 제공(Provide optimum levels of stimulation), 적정한 조명과 대비 제공(Provide optimum lighting and contrast), 시설 같지 않은 규모와 환경 제공(Provide a non-institutional scale and environment), 지남력 지원(Support orientation), 길 찾기와 탐색 지원(Support way-finding and navigation), 자연과 외부공간으로의 접근 지원(Provide access to nature and the outdoors), 친구, 지인, 직원과의 교류 촉진(Promote engagement with friends, relatives and staff), 좋은 가시성과 시각적 접근 제공, 프라이버시, 존엄성 제공(Provide good visibility and visual access), 독립성 촉진(Promote privacy, dignity and independence), 신체 및 의미 있는 활동 촉진(Promote physical and meaningful activities), 식이요법, 영양, 수분 공급 지원(Support diet, nutrition and hydration) 등이 지켜져야 한다. 특히 환경요소 중에서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요소(Reminiscence hardware and software)는 치매환자의 감성적 안정감은 물론 인지적 치료 차원에서 중요한 디자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U.K. Department of Health, 2015).
신경건축학적 디자인 측면에서 보면 회상은 되돌아 볼 때 긍정적으로 기억들을 분류(labelling)할 수 있는 역할을 하며, 이렇게 적절한 질문을 통해 과거를 기억하는 것은 치매환자에게 치료적으로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노년기에는 인생을 회상하고 정리에서 추억과 향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를 보여주는 사례인 대구 S노인전문 치매안심병원의 추억 회상 테마공간의 핵심은 치매환자들의 추억과 향수를 통해 즐거움과 행복의 기억을 되새김할 수 있어 치매치유에 긍정적인 공간의 창조이다. 추억과 향수 공간의 디자인 개발 방향으로 제시된 것은 시대적으로는 70-80년대의 반영, 옛 연속극, 기억과 추억의 자극 요소, 전체 디자인에서의 포인트 공간의 구성이다. 이를 통해 70-80대 거리에서의 상점 이미지, 간이역사 이미지, 평범한 단독주택 이미지를 중점으로 당시의 추억과 향수를 이미지화 하였다.
해당 공간은 배회의 공간과 만남의 공간에 구성되었으며 특히 만남의 공간은 안락함을 주고, 소통의 공간이 되고 치매환자들이나 보호자들이 재방문의 의사를 확보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작용하기를 기대하면서 만들어졌다.
이처럼 근거기반연구를 통해 치매환자들의 인지와 심리 행동의 특성에 따라 디자인 키워드로 추억과 향수의 적용의 유용성을 확인하고, 병동 사용자들의 요구와 수요 등의 확인을 통한 서비스디자인 방법의 적용으로 합리적인 치매병동 디자인 개발을 제시할 수 있다.
글. 노태린 노태린앤어소시에이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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