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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숙 간호부장의 노인병원 애상] 자발적 삶에는 소망이 있다volume.31 2023. 1. 31. 20:58
올해 6월부터는 만 나이가 적용된다고 한다.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기인데 기분이 좋다는 것은 내가 나이 들었다는 것일까?
나이가 들수록, 아니 세월이 갈수록 마음이 조급해지는 것은 왜일까?
지난날을 돌이켜 보면 성격 탓일 수도 있겠지만 어떤 문제에 있어서 한순간도 대충 처리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첫 아이를 키울 때도 노심초사하며 울면 어디가 아픈지 예민해지고, 옷이 더러워 지면 하루에도 최소 세 번은 갈아입혀 주고 자다가도 소변보면 불편할까 봐 수시로 기저귀 만져 보고.. 그런 반면 옳고 그름을 알려 준다고 아닌 것에 대해서는 단호하고 심지어는 무섭게(?)까지 했던 것 같다. 우유도 아무리 아이가 울어도 정확히 2시간마다 정확한 양만 주곤 했다. 큰아이가 커서 가정 형편이 어려워진 가운데서도 주저앉지 않고 유교적인 한국 사회보다는 넓은 해외로 나가 공부할 수 있게 해외 대학 사이트, 유학원 등을 직접 다니면서 정보를 얻고 아이가 원하는지 물어보지도 않고 무조건 해외로 보냈었다.
간호 팀장 시절에는 내 병동 팀이 최고여야 한다는 마음에 고민하면서 업무에 있어 어떤 것이 비효율적인지 고민하고 실수하지 않게 꼼꼼히 업무 점검 하고 주치의에게 보고할 때도 환자 파악 정확히 하여 핵심만 보고하게 하고 말투나 눈빛 등 태도도 자신감 있게 보이도록 교육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도 힘든 병동인 만큼 간호사들이 힘들어하면 환자 죽이지만 마라 그 외는 내가 다 책임지겠다고 하는 자신감도 있었다.
어찌보면 독단적이고 무조건 주기만 한 삶을 살은 것도 같다.
그러나 팀원들이나 큰아들이 불평 없이 잘 따라 주어 결과로 보면 다행이었지만 뒤돌아보니 독단적이고 강한 면이 부정적인 결과로 나타날 수도 있었다.
참으로 많은 세월동안 가정에서는 엄마로, 직장에서는 리더로 살아 왔다.
지난날을 자주 뒤돌아 보는 것도 나이 든다는 증거인가 보다.
한 해가 시작되는 이 시점에서 지금의 나는 전보다는 많이 변하긴 했다.
너무 힘들게 일하지 말고 하루의 반이 직장생활인 만큼 즐겁게, 억지로라도 웃으면서 지내라고 한다. 실수에도 입장 바꿔 생각해서 인정하는 것이 아닌 이해하려 하고 팀원들 간의 갈등 해결에 있어서도 각자의 마음을 이해해 주어 간신(?)처럼 그 마음을 공감해 준다.
경험이 실력이라고 오래전 팀원들 간의 갈등 시 난 중간에서 서로 판단하여 야단을 쳤더니 섭섭하다고 많은 사직자가 나왔던 쓰라린 기억이 지금까지 안 잊혀진다. 그러면서 적극적인 내 성격은 변하지 않아 간호사들이 실력 없다는 소리를 듣는 순간 자존심 상해 매주마다 이론만이 아닌 현장에서 적용되는 교육 자료를 일일이 사진 찍어 코멘트 달아 만들어 공동 카톡에 올려 각자 공부하게 하고 인계 시간마다 수간호사들에게는 다시 핵심 교육시켜 사인받아 오게 하고 있다. 역시 근본은 안 변한 셈이다.
나도 편하게 대강 일하고 싶다.
인력만 구하는 것도 힘들어 수 간호사들에게 전폭적으로 병동을 맡기고 싶다.
그러나 나는 평소 세상에는 공짜는 없다! 준비된 자만이 쓰임 받을 수 있다! 는 생각이다.
누가 시켜서도, 잘 보이려는 아부적인 마음도, 인정받으려는 욕심의 마음도 아닌, 난 나의 인생의 가치를 위해 리더로 책임을 다해 지금도 자발적인 삶을 살고 있고 나와 함께 하는 중간 관리자인 수간호사들도 그런 마음으로 임해주길 바란다. 결코 나와 같지 않다는 것에 대해서는 이해는 하지만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삶을 살다 보면 능력이 생기고 그 능력은 힘이 되고 내공이 되어 험한 간호사 생활에서 문제에 부닥쳤을 때 거뜬히 헤쳐나가리라 믿고 있다.
어찌 보면 인생의 마지막일 수 있는 직장 생활이지만 내게는 이런 자발적인 것들이 보다 나은 미래에 대한 소망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이후의 다가올 나의 미래가 궁금하다.
글. 최경숙 서울센트럴 요양병원 간호부장
최경숙 간호부장
현) 서울센트럴 요양병원 간호부장
현) 요양병원 인증 조사위원
전) 대한간호협회 보수교육 강사
전) 요양병원 컨설팅 수석팀장'volume.31'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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