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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try Winevolume.30 2023. 1. 2. 18:57
옛 맛을 깨우는 공간
Poetry Wine이라는 이 레스토랑의 이름은 옛 맛을 이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옛 맛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굴뚝, 빛이 드는 지붕, 햇빛, 나뭇잎, 실루엣 등 기억의 조각을 거쳐 어린 시절을 보냈던 고향의 맛을 떠올릴 수 있다. 번화한 Solana의 한적한 곳에 위치한 Poetry Wine은 반전이 있는 현대식 베이징 요리를 제공한다. 현대적이지만, 한 켠에 옛 베이징의 맛을 숨겨둔 채 기억 너머로 잊혀진 호기심과 오래되어 녹슬어버린 감각을 다시금 깨우는 요리이다.지금의 Poetry Wine의 건물은 Liu Daohua가 Kerry Hil의 기법으로 건축을 해체하여 이 Solana 호숫가에 다시 건축한 것이다. 동양 미학의 관점에서 보면 디자인적인 획일성이 없이 오로지 조화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Poetry Wine은 콘크리트로 덮여 절제되고 무심한 외관을 가지고 있다. 빛을 이용해 건물의 형태와 질감을 한 눈에 볼 수 있고, 선구자적인 디자인 아우라를 풍긴다.
외부 파사드의 창문에 비칠 메인 컬러로는 붉은색이 선택되었다. 야간에 내부 조명의 온기를 발산해 어린 시절 집의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포인트이다. 이곳에서 빛과 어둠, 가상과 현실은 마치 숨결처럼 변화한다. 그 덕분에 시간마다 매번 다른 풍경과 상황을 느낄 수 있다.
건축가는 공간에 활력을 더해 이 공간을 찾은 이들이 이곳에서만큼은 활기찬 삶으로 돌아가기를 바랐다. 그리고 이를 위해 바닥부터 천장까지 이어지는 큰 창이 내 공원의 풍경을 실내로 끌어들이고, 레스토랑과 자연환경의 경계를 흐리게 하도록 설계했다. 이에 더해 중앙 바 영역의 경우, 거침과 정교함이 공존하는 유리벽돌과 감각적인 질감의 페인트로 공간에 풍부한 공간감과 변화의 가능성을 부여했다. 두 가지 재료 모두 낮에는 자연광을 머금으며 흥미로운 가상과 현실감을 선사하고, 빛나는 벽돌은 해가 지면 따뜻하고 조용한 내부의 빛을 발산하기도 한다.
파괴 없이는 건축이 있을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이곳 또한 디자이너가 구조물의 일부를 재구성하고, 거대한 공간 안에서 이를 다시 올려 설계되었다. 1층은 간결한 디자인의 공간이 미술 작품으로 꾸며져 있어 마치 미술관을 연상시키며, 나선형 금속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이어진다. 계단은 올라가는 내내 풍경이 바뀌고, 레스토랑의 다른 아이템들과 질감이 더해져 공간을 더욱 풍부하게 한다. 더불어 건물 자체의 경사진 지붕을 활용하여 중국식 안뜰 스타일의 개인실을 여러 개 배치한 2층은 과거의 추억과 엣 집을 현대적인 방식으로 선보이기 위한 찻상과 벽난로 또한 구비되어 있다. 이처럼 Poetry Wine는 비대칭적인 건축적 배치와 서양의 요소가 결합된 공간으로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특별한 순간을 선사한다.
- Location : Solana, Chaoyang District, Beijing,China
- Area : 1000m²
- Design : LDH Design
http://www.ldhdesign.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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