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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성, 효율성, 기능성에 초점을 둔 성북 우리아이들병원 (하)volume.30 2023. 2. 2. 19:04
소아청소년과 병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도 둘째도 ‘안전’
안전성, 효율성, 기능성에 초점을 둔 성북 우리아이들병원성북 우리아이들병원의 외관 파사드는 병원 건물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반듯한 직선의 구조물이 회색빛 주변 건물 사이에 우뚝 서 있다. 전체 유리로 마감된 외벽은 격자형의 파티션을 치듯 촘촘하게 채워져 있고, 그사이 밝은 유리가 내부 공간 전체를 오롯이 비추고 있다. 이러한 구조물 자체가 자칫 한 기업처럼 웅장한 위용을 드러낸다. 이는 정성관 이사장이 애초부터 의도했던 바였음을 알 수 있다.
“외관을 보시면 여기를 지나치시는 분들 대부분이 ‘벤처기업을 만드나?’하고 생각하셨다고 합니다. 이는 제가 여기 다 커튼월 방식으로 해달라고 건축가에게 요구했던 사항입니다. 그만큼 너무 병원스럽지 않게 하는 게 앞으로의 병원 디자인 아니겠는가 생각합니다. 예전 병원은 대부분 하얀색 병동을 생각하는데 우리는 건물 구조 자체가 사각형에 바로 사무실로 바꿔도 손색없을 정도입니다. 집과 같은 느낌이 아닌 오피스 분위기를 주고 싶었습니다. 오히려 구로 우리아이들병원이 집 같은 느낌이죠. 그래서 새롭게 하고 싶었습니다. 확실히 그런 차이점이 있습니다.”
반면, 내부 공간 디자인 컨셉은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었다. 정성관 이사장은 아이들 환자가 있는 병원은 무엇보다 안전에 초점을 맞추고 디자인을 계획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저는 아주 심플하게 해달라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처음에 인테리어를 많이 해놓으면 나중에 또 두 번, 세 번 고칠 수가 있기 때문에 애초에 심플하고 간략하게 해달라고 한 것입니다. 처음에 건축가가 도면을 가지고 왔을 때 4, 5, 6층을 뚫어서 미끄럼틀처럼 해놓으셨습니다. 저는 절대 필요 없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가장 심플한 게 가장 안전하고 가장 좋은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안전성입니다. 실제로 저는 에스컬레이터도 설치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 사고가 굉장히 자주 일어날 것을 염려해 설치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신생아 대기실을 따로 둔 것도, 입원실을 온돌로 계획한 것도 모두 안전 때문이었다. 이 역시도 다른 병원과 차별성을 두기 위한 정성관 이사장의 현명한 판단이었다. “2층 같은 경우는 신생아 대기실이 따로 있습니다. 아픈 공간에도 신생아 대기실을 별도로 만든 것이죠. 그런 부분들을 어머니들이 굉장히 좋아하십니다. 또 병실은 1인실과 2인실인데, 병실 자체가 온돌 구성으로 되어 있습니다. 요즘은 그렇게 해놓은 병원들이 꽤 많습니다. 우리가 처음에 만들 때만 해도 그런 병원이 없었습니다. 병실이라면 당연히 침대가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온돌문화로 낙상을 애초에 방지하고자 계획했던 것입니다.”
이처럼 정성관 이사장은 오로지 아이들을 위해 건물 설계에도 진심을 다하고 있다. 현재 8층에 성장내분비센터를 만들기 위해 한창 공사 중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이 배고픈 상태라고 전했다. 특히 기존에 계획했던 부분의 30%가 모자란 상태이기에 더 나은 미래 병원을 위해 계속해서 매진할 계획임을 밝혔다. 10년 후, 스스로에게 소아청소년과 의사를 하길 정말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전한 정성관 이사장. 뼛속까지 소아청소년과 의사로서 소신을 다한 그의 모습에서 지금 시대에 필요한 ‘존중’의 가치를 다시금 되새겨 본다.
7. 성북 우리아이들병원은 전체 어떤 컨셉으로 설계되었는지 자세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구로 우리아이들병원 같은 경우, 처음에 건물을 지었을 때 저는 설계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2017년부터 성북 우리아이들병원을 준비했습니다. 준비상태에서는 구로 병원 당시 부족했던 부분들을 여기서 내가 많이 보완해야겠다고 생각했었죠. 아마 병원을 다시 짓는 모든 분이 그런 생각을 하실 것이라고 봅니다. 저는 성북 우리아이들병원을 설계할 때 너무 병원처럼 만들지 말자고 다짐했습니다. 외관을 보시면 여기를 지나치시는 분들 대부분이 ‘벤처기업을 만드나?’하고 생각하셨다고 합니다. 이는 제가 여기 다 커튼월(건물 외벽의 하중을 지지하지 않고 커튼 구실만 하는 공법으로 주로 유리로 된 건물 외벽) 방식으로 해달라고 애초부터 건축가에게 요구했던 사항입니다. 그만큼 너무 병원스럽지 않게 하는 게 앞으로의 병원 디자인 아니겠는가 생각합니다. 예전 병원은 대부분 하얀색 병동을 생각하는데, 우리 병원은 건물 구조 자체가 사각형에 바로 사무실로 바꿔도 손색없을 정도입니다. 집과 같은 느낌이 아닌 오피스 분위기를 주고 싶었습니다. 오히려 구로 우리아이들병원이 집 같은 느낌입니다. 그래서 새롭게 하고 싶었습니다. 확실히 그런 차이점이 있습니다. 병실도 어머니들이 구로 병원을 훨씬 더 편안하게 느끼십니다. 그런데 성북은 편안한 느낌이 아니지만, 호텔 같은 기분이어서 엄마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8. 특별히 어린이 환자들을 위해 가장 많이 신경을 쓴 공간이나 디자인 포인트가 있다면 무엇인지 또 어린이 환자들이나 부모님들이 가장 만족스러워한 공간은 어디인지 소개해주세요.
사실 어린이병원이라고 해서 무조건 알록달록한 느낌은 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1층에 커다란 산타가 매달린 것처럼 핵심 포인트 하나씩은 주도록 했습니다. 사실 알록달록한 디자인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식상해집니다. 대신, 병원이 놀러 오는 곳은 아니니까 좀 더 안전성에 중점을 두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층 같은 경우는 신생아 대기실이 따로 있습니다. 아픈 공간에도 신생아 대기실을 별도로 만든 것이죠. 그런 부분들을 어머니들이 굉장히 좋아하십니다. 대체로 아이들은 뛰어노는 게 다반사다 보니 신생아들에게 위험이 될 수 있어 구분 지어 놓았는데 굉장히 만족스러운 공간이 되었습니다.
또 병실은 1인실과 2인실인데, 병실 자체가 온돌 구성으로 되어 있습니다. 요즘은 그렇게 해놓은 병원들이 꽤 많습니다. 우리가 처음에 만들 때만 해도 그런 병원이 없었습니다. 병실이라면 당연히 침대가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온돌문화로 낙상을 애초에 방지하고자 계획했던 것이죠. 소아청소년과에서 가장 문제가 되었던 1위가 낙상사고입니다. 인증평가에서도 그 점을 제일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또 보호자들도 바닥에서 편하게 눕거나 쉴 수 있도록 좌식으로 바꾼 것입니다.
9. 어린이 전문병원으로서 가장 중점을 둔 디자인이나 설계가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설계자에게 요구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동선이나 조명, 진료실, 수술실, 채광, 마감재 등등)
아까 언급했듯 첫 번째는 커튼월로 해달라는 부분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아주 심플하게 해달라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처음에 인테리어를 많이 해놓으면 나중에 또 두 번, 세 번 고칠 수가 있기 때문에 애초에 심플하고 간략하게 해달라고 한 것입니다. 처음에 건축가가 도면을 가지고 왔을 때 4, 5, 6층을 뚫어서 미끄럼틀처럼 해놓으셨습니다. 저는 절대 필요 없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가장 심플한 게 가장 안전하고 가장 좋은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안전성입니다. 실제로 저는 에스컬레이터도 설치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 사고가 굉장히 자주 일어날 것을 염려해 설치하지 않았습니다.
10. 의료진과 직원들을 위해서도 특별히 신경 쓴 부분 역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간호사들 같은 경우는 무조건 1인 1실 기숙사입니다. 그래서 나이트 근무를 서고 나서도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공간을 계획했습니다. 연구실 스태프 원장님들 경우, 당직실도 1인 1실로 해서 언제라도 진료하다가 편하게 휴식을 취하거나 연구 활동을 할 수 있게끔 구성했습니다.
11. 병원 디자인에 앞서 참고하거나 염두에 둔 병원 및 공간이 있다면 어디인지 소개해주세요.
여러 병원을 많이 다녀봤습니다. 대체로 병원들이 다 좋았습니다. 하지만 소아청소년과에 접목하기가 굉장히 어렵더군요. 오히려 다녀보니 병원들보다는 롯데타워에 설치된 소화기가 눈에 띄었습니다. 소화기 앞에 디자인해놓은 포인트들이 정말 좋았습니다. 호텔이나 새롭게 지은 건물, 컨벤션에서 굉장히 배울 게 많았습니다. 이런 것들을 다 우리가 접목해서 디자인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대학병원 같은 경우 워낙 크다 보니 동선이나 구조 자체를 크게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는 단과병원이다 보니 조금 콤팩트하게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층별로 프로세스가 기본적으로 다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약간의 기능적인 스타일링을 참고하려고 합니다. 이번 성북 우리아이들병원은 디자인보다 무조건 안전성, 효율성, 기능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다음번에 리모델링하면 디자인적으로 많이 가미해보고 싶습니다.
12. 어린이 병원을 계획 중인 의사들에게 이사장님께서 조언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굳이 이야기하자면, 사실 요즘 소아청소년과가 매우 어렵다고 하지만, 그게 뭐 인생을 살다 보면 많이 굴곡이 있고 한번 잘 나갈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아이들의 즐거운 모습을 보면서 어린이병원을 어떻게 운영해 나갈지 고민해보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만약에 꼭 한다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사명감을 가지고 임했으면 합니다.
13. 성북 우리아이들병원의 지난해 성과는 어떠했으며, 올해에는 어떤 계획과 목표를 갖고 있는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난해는 코로나 거의 마지막 부분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안전하게 서울시 지정 코로나 거점병원을 무사히 수행해왔고 큰 사고 없이 아이들의 건강을 잘 지켜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올해는 감염병에 대해서는 조금 더 자유로워졌기에 감염병 동안에 건강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던 아이들을 위해서 비만이라든지, 학생들의 각종 검진, 그리고 영유아 검진 등을 적극적으로 해주는 부분으로 포커스를 맞춰 가볼까 생각 중입니다.
14. 이사장님의 10년 후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과 10년 전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정성관, 네가 그래도 소아청소년과가 다들 힘들지만, 소아청소년과 의사를 하길 정말 잘했고, 정말 우리 아이들의 미래에 대해서도 참 뜻깊은 일을 했다. 그리고 우리 후배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될 사람들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선배가 되려고 새로운 길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 거 같다.”
10년 전에는 제가 구로 우리아이들병원을 만들고 있을 때인데, “열심히 만들어! 열심히 노력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15. 10년 후에 다시 인터뷰했을 때 어떤 모습일까요?
그때는 굉장히 다양한 분야가 많이 생길 것으로 예상되고, 저 역시 진료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미래는 오프라인 병원도 있지만, 모바일이나 온라인상에 병원들의 개념이 새롭게 도입될 것 같습니다. 원격과는 많이 다르지만, 이제는 자가로 케어를 한다든지, 부모님들이 진료에 관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가 제공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만큼 지금보다는 좀 더 아이들을 편안하게 키울 수 있는 쪽으로 제가 부모님들께 도움을 드리고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인터뷰이. 성북 우리아이들병원 정성관 이사장
글. 헤렌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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