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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형 교수의 '경험의 눈을 가진 평생학습자'] 경험의 단순함이 선사하는 효용가치volume.09 2021. 4. 1. 19:25
경험의 단순함이 선사하는 효용가치
이번 글에서는 지난 기고에 이어서 테슬라 경험의 업데이트를 통한 업그레이드 사례를 중심으로 공유하고자 한다.
필자는 테슬라의 차주이자 주주이기 이전에 수소차를 운전했던 경험이 있다. 수소차의 정식 명칭은 “수소 연료전지차’다. 스택(stack)이라는 수소 연료전지 셀을 직결로 연결한 장치를 통해서 수소 연료를 전기에너지를 생성한다. 이러한 이유로 수소차는 수소 연료를 사용하여 전기에너지로 구동하는 전기차이기도 하다. 필자가 수소차를 구입하게 된 이유는 아이러니컬하게도 테슬라 모델 3를 주문하고 나서 사전 시승의 작은 실망의 경험 때문이다.
테슬라에서 모델 3의 양산을 발표했을 수년 전에 나는 인터넷으로 사전 예약을 했다. 그 후 오랜 기다림의 시간이 지나 모델 3는 미국 프리몬트 공장에서 양산되기 시작하였다. 마침내 인도의 날짜가 일 년 남진 남은 시점에서 청담동 테슬라 매장에 모델 3의 샘플 시승 가능 소식이 있어 사전에 살펴볼 기회가 있었다. 오랜 기다림의 설렘으로 매장으로 달려가 꼼꼼히 둘러보았다. 기대했던 것처럼 여러 면에서 혁신적인 기술과 기능이 담긴 그 자태에도 불구하고 트렁크의 개폐가 버튼을 통한 전동식이 아니고 수동이라는 사실에 크게 실망하게 된 것이다. 혁신의 아이콘인 자동차가 수동으로 트렁크를 개폐해야 하는 경험은 나를 설득시키지 못하는 작지만 큰 이유가 되었다. 이후 나는 이러한 연유 때문에 모델 3의 환상적 기대감을 조금 내려놓고 수소차에 적잖은 정부의 보조금 수혜 등이 있다는 것을 알고 수소차를 예약을 신청하게 되었던 것이다.
1년을 더 기다려야 하는 모델 3를 취소하고 바로 인도가 가능했던 수소차 nexo의 소유주가 된 것이다. 수소차를 타보니 내연기관차에 비교해서는 월등히 연료비와 승차감, 반값의 공용주차장 이용료와 고속도로 통행료가, 전기차 특유의 가속력과 정숙성 등 만족된 경험을 선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도하게 많이 차지하는 공조장치, 미디어 등의 조작 버튼과 시동 버튼 적용된 인터페이스와 이를 조작하기 위한 내연기관과 비슷한 자동차 사용자 경험은 항상 아쉬움으로 남았었다. 내연기관 제조공정에서 만들어져 수소 연료를 사용하여 전기 동력으로 가는 수소차는 내연기관차보다는 나은 경험을 제공하였지만 태생 자체가 디지털인 테슬라 차량에 비해서는 경험적 한계가 있었다.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전환 과정에 과도기적 정체성을 벗어나지 못한 한계라고 생각한다.
기존의 내연기관차 생산체제에서 각 부품 관련 협력사와 관계 등을 고려하여 탄생하다 보니 필요 이상의 부품이 차량에 적용되어 과도한 버튼 등으로 인터페이스화되었고 그 인터페이스는 필요 이상의 사족 같은 사용자 경험 단계를 만들었다.
나는 결국 수소차를 뒤로한 채 다시 모델 3를 리오더하고 말았다. 그리고 드디어 지난해 9월 테슬라 오너가 되었다. 모델 3는 원초부터 디지털과 전기차에 최적화된 생산라인에서 탄생했다. 그러다 보니 모델 3 차량에는 조작을 위한 물리적인 버튼 등이 없다. 모두 하나의 모니터에 적용하여 터치식으로 조작된다. 단순히 물리적인 버튼이 디지털적으로 전환됨으로써 조작 즉 사용자 경험의 향상을 가져오게 되었다. 그 경험의 차이는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서 불필요한 조작 단계의 단순함과 편리함 한 경험을 제공하였고 효용성 향상되다 보니 오늘날 테슬라 팬덤이 생기는 이유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테슬라 모델 3 차량은 차량용 키에서부터 사용자 경험이 다르다. 키가 신용카드와 유사하여 주머니나 가방에 넣는 것이 아니고 지갑에 넣고 다닐 수 있다. 테슬라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하면 스마트폰의 블루투스 기능으로 차량에 가까이 갈 때 자동으로 잠금장치가 풀리게 된다. 이러한 카드 키와 스마트폰 앱 키는 매우 유용하고 심지어 고맙기까지 했다. 평소 내연기관차를 차를 탈 때 바쁜 출근 시간에 가끔 고층 아파트에서 엘리베이터로 내려와 지하주차장에서 차 문을 열러고할 때 키를 가지고 오지 않았을 경우 또다시 올라가서 키를 가져와야 하는 난감함을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을 것이다. 그러나 테슬라의 스마트폰 앱 키를 사용하고 나서는 그러한 곤욕은 이제 과거의 추억이 되었다. 지갑과 함께 스마트폰은 내 몸의 일부처럼 함께하는 존재가 되었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운전 단계별 경험을 자세히 살펴보면 승차 시 문을 열 때 물리적인 키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블루투스 신호에 자동으로 열린다. 이후 탑승을 하고 시동 버튼이 없어 누르는 행위가 생략된다. 또한 수소차에 비해서 P-R-N-D 버튼이나 기어가 없어 기어 조작 행위도 생략된다. 처음부터 이러한 조작 단계를 생략하다 보니 차량 중에 횡단보다 앞에서 차량을 정지할 때도 P 버튼이나 기어를 넣지 않거나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안하도 자동으로 정차하게 된다.
차 문을 열고 탑승 후 스티어링 휠 오른쪽의 레버만 당기고 액셀러레이터 밟으면 주행하게 되는 것이다. 주행 바로 전 행위인 내비게이션을 통해서 목적지 주소를 음성이나 타이핑으로 노트북이나 PC 키보드 인터페이스와 유사한 것을 모니터상에서 입력하고 여러 개의 제시된 목적지를 선택하면 바로 내비게이션이 작동하다. 즉 기존에 반드시 사용하는 적용 또는 엔터 버튼을 누르는 단계 또한 생략되었다.
단순한 생략일지 모르지만 우리는 이미 관행이 된 조작 단계의 경험이 생략된 것이 주는 유용함과 편리함은 사용해본 사람만 느낄 수 있는 보다 나은 상대적인 차량 경험인 것이다. 테슬라는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하지 않는 자체 충전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 고속 충전 방신은 슈퍼차저이고 완속 충전 방식은 데스트 네이션 차저이다.
단순한 생략일지 모르지만 우리는 이미 관행이 된 조작 단계의 경험이 생략된 것이 주는 유용함과 편리함은 사용해본 사람만 느낄 수 있는 보다 나은 상대적인 차량 경험인 것이다. 테슬라는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하지 않는 자체 충전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 고속 충전 방식은 슈퍼차저이고 완속 충전 방식은 데스트 네이션 차저이다.
우리가 여기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충전 결제 시의 생략된 경험이다. 기존 국내외 전기차 충전기는 신용카드나 충전용 카드로 여러 충전을 위한 터치패널 조작 등의 단계를 거쳐야 하지만 테슬라 충전 시스템은 충전 포트에 이러한 복잡한 단계가 생략되어 충전단자를 포트에 꼽기만 하면 된다. 과금은 기존에 등록된 신용카드에 자동으로 연동되어 충전한 만큼만 결제된다. 충전 상태도 앱을 통해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을 할 수 있다.
테슬라가 선제적으로 적용하여 기존 내연기관 차량이 제공했던 P-R-N-D의 불필요한 조작 경험이나 복잡한 충전과금 및 진행 단계를 과감하게 생략하여 제공하고 있는 단순한 경험의 효용가치, 결국 이 부분 때문에 테슬라와 함께 일론 머스크가 지구상 많은 사람들에게 팬덤이 되어가고 있는 게 아닐까.
글. 계원예술대학교 광고·브랜드디자인학과 김남형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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