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요양병원의 딜레마

 

 

우리나라의 요양병원은 노인환자에게 의료 및 요양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할 수 있는 시설로서 노인복지 체계의 최일선을 담당하고 있다. 빠르게 증가하는 고령 인구와 노인성 환자 수, 이와 함께 증가하는 노인 의료비에 대해 요양병원에 대한 사회적 기대는 점점 커지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요양병원을 둘러싼 다양한 문제들이 노출되면서 이러한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한다면, 노인환자의 건강권에 대한 직접적인 침해뿐만 아니라 건강보험 재정 등의 사회기반이 위협받게 될 것이다. 

 

요양병원과 요양 시설의 모호한 경계

요양병원과 요양 시설은 다른 기능을 수행하지만, 환자들에게 그 차이가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고 있다. 환자들은 의료 및 요양 서비스를 모두 받기를 원한다는 점과 양 기관은 그 비중이 다를 뿐 의료 및 요양 서비스를 모두 제공한다는 점이 구분을 어렵게 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요양병원과 요양 시설은 환자 유치를 위한 경쟁 관계에 놓이게 된다. 그 때문에 각 시설의 의도와 맞지 않는 환자들이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 불필요한 의료서비스를 받게 된다는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사회적 입원 증가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의 누수

입원에 제한이 없는 요양병원의 경우 제도적 허점을 이용하면 오직 요양 서비스가 필요하지만 요양 시설로 가지 못한 환자들이 요양병원을 이용할 수 있다. 즉 요양병원이 요양만을 희망하는 노인의 사회적 입원의 통로로 이용되고 있고, 요양병원은 이러한 노인환자를 장기간 입원시키고 건강보험공단에 진료비를 청구함으로써 건강보험 재정의 누수가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


요양병원의 부족한 인력 기준

요양병원의 의료진 인력 기준은 일반 병원의 절반 수준이다. 의료서비스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인력 기준 상향조정의 필요성이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또한 적은 인력만으로도 요양병원을 개설할 수 있도록 한 현재의 기준은 결과적으로 요양병원의 공급과잉을 초래하여 요양병원 간 환자 유치 경쟁으로 이어졌다는 비판을 씻을 수 없다.

위와 같은 요양병원의 문제점을 포함한 전반적인 노인 보건의료체계에 관심을 가지고 다각도에서 개선 방향을 모색해야 할 시기이다. 우리나라 의료전달체계 및 노인보건의료체계 내에서 요양병원의 지위 및 기타 의료기관 또는 요양시설과의 관계가 명확히 정립되어야 요양병원이 노인환자 전문 의료기관으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다. 그리하여 요양병원이 현 의료체계 내에서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면, 우리나라 전체 노인의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참고 논문 : 이얼, 이정찬. (2016.12). 고령화사회에서 요양병원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 Asia Pacific Journal of Health Law & Ethics. Vol.10 No.1. pp.89-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