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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진 교수의 '맛있는 집'] 감성적인 가정식을 맛볼 수 있는 프랑스 식당, 오부이용(AU BOUILLON)volume.15 2021. 9. 28. 15:11
도처에 숨어 있는 맛집을 순례하는 식객 부부는 모처럼 강북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건축가 승효상 님의 책 ‘빈자의 미학’의 배경이 되었고, 과거 달동네로 불렸던 금호동에 자리 잡은 프랑스 식당, 오부이용(AU BOUILLON). 오부 이용은 프랑스어로 ‘국물’이란 뜻인데, 국물을 서빙하던 전형적인 ‘파리식 레스토랑’란 의미도 있다고 하네요.
아뮤즈 부시(Amuse Bouche, ‘입을 즐겁게 하다’란 뜻으로 식욕을 돋우기 위한 프랑스식 전채)로 나온 짭짤 달콤한 ‘치즈 슈’ 덕분에 앞으로 나올 음식에 대한 기대치가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혓바닥 데이기 십상이어서 조심스레 먹은 프렌치 어니언 수프, 그리고 빠떼(Pate, 페이스트리 반죽으로 만든 파이 크러스트에 고기, 생선, 채소 등을 갈아 만든 소를 채운 후 오븐에 구은 프랑스 요리)와 샐러드를 먹으면서 샤블리(Chablis) 화이트 와인이 딱 생각나더군요.
돼지 뼈 등심 스테이크와 양배추와 퍼프 페이스트리 안에 채운 토종닭 블랑케트(Blanquette, 흰 살 육류(송아지, 닭, 토끼, 양)나 생선, 채소 등을 흰색 육수 혹은 향신료를 넣은 물에 넣어 익힌 스튜의 일종)와 뱅죤 소스를 시켜서 아내와 조금씩 나눠 가며 맛을 경험해 보았습니다. 요즘 ‘돈마호크’라고 불리는 돼지 뼈 등심 스테이크는 살코기의 감칠맛과 머금은 육즙으로 촉촉한 식감을 느끼게 했습니다.
디저트로 선택한 바닐라 가나슈의 밀푀유(Mille-feuille; 겹겹이 쌓인 모양의 페이스트리로 만든 디저트. 프랑스어로 ‘천 겹의 나뭇잎’이라는 의미. 수백 겹의 층을 이루고 있는 퍼프 페이스트리(Puff Pastry)를 진한 크림과 함께 쌓아서 만들기 때문에 붙은 이름)와 앙글레즈 크림의 생토노레(Saint-Honore; 넓적한 파이 반죽 위에 작은 슈를 크림과 함께 얹어서 만드는 디저트)는 프랑스 음식의 진수라고 할까? 아니면 향연이라고 표현해야 할까…. 입안에서 부서지며 전해지는 달콤한 느낌으로 코로나로 인해 우울했던 하루를 위로받는 듯했습니다.
프랑스 음식은 발음하기도 어렵고, 흉내 내다가는 혀가 꼬일 것 같지요. 음식 이름은 돌아서면 잊어버릴 것 같습니다. 식당에서 맛있는 요리를 접하면, 셰프(chef)가 누굴까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여기가 바로 그곳입니다.
코로나로 외국도 못 나가는데, 서울에서 프랑스의 ‘갬성’을 느끼며 프랑스 가정식 요리를 체험하고자 하시면 가성비 좋은 금호동 ‘오부이용’을 추천합니다.
글. 박효진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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