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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우 건축가의 '함께 떠나고 싶은 그곳'] 홍콩과 마카오ARTICLE 2026. 1. 5. 08:05
2026년 새해가 밝았다. 그동안 옴니버스 칼럼은 주로 국내였는데 새해 들어 해외로 답사 영역을 넓혀보기로 했다. 국내 여행도 좋지만 해외는 더욱 낯선 환경으로 나를 잠시 가두는 특성이 있다. 언어, 풍습, 문화가 다른 도시를 방문할 때 마다 "익숙함에서 벗어나 낯선 풍경 속의 나를 만나는 시간"이라는 체험을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왜 끊임없이 떠나기를 갈망할까? 매일 반복되는 출퇴근길, 익숙한 공기, 정해진 일상 속에서 우리의 감각은 점점 무뎌지곤 한다. 하지만 비행기 문이 열리고 전혀 다른 나라의 공기가 코끝을 스치는 순간, 잠들어 있던 세포들이 깨어나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번 칼럼에서는 단순히 유명한 관광지를 도장 깨기 하듯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그곳의 햇살과 소음, 그리고 그 길 위에서 경험한 이야기를 기록해 보려 한다.
마르셀 프루스트는 "진정한 발견의 여정은 새로운 풍경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여행은 단순히 물리적 거리를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수백 년간 쌓여온 타국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그들의 삶의 방식을 오감으로 배우는 거대한 교실이다. 지난 칼럼 중에서 특정 나라와 도시에 대해 발표한 적도 많지만 이번 옴니버스 해외 칼럼을 통해 지도 밖의 세상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들에 귀를 기울이고, 더 넓은 세계관을 갖게 되는 여정을 함께 공유하고 싶다. 첫 번째 답사지는 홍콩과 마카오다.
홍콩
홍콩은 초고층 현대건축의 첨단과 도심 뒷골목의 재래식 풍경이 공존하고 있는 도시다. 빅토리아 하버에서 바라본 홍콩 도시는 매력적이며 특히 화려한 조명 쇼가 진행되는 야경은 압권이다. 이미 국제적인 명소가 되어 관광객들에 인기 만점이다.
홍콩의 밤은 오색찬란한 네온사인으로 수 놓여 있다. 침사추이 거리를 걷는 내내, 공기 중에 섞인 눅진한 습기와 쌉쌀한 바다 내음, 그리고 귓가에 울리는 활기찬 사람들의 소리가 뒤섞여 낯선 도시의 설렘을 더한다. 스탠리의 한적한 해변은 도심의 소란스러움과 대비되어 고요한 평화를 선사한다. 잔잔한 파도 소리를 들으며 지는 노을을 바라보는 순간, 찰나의 낭만과 함께 잠시 모든 것을 잊을 수 있다.




센트럴의 빌딩 숲은 고층 빌딩과 빼곡한 아파트, 그 사이에 자리 잡은 작은 가게들. 이 모든 것이 홍콩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듯하다. 미드 레벨,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오르며 내려다본 소호 거리에는 턴테이블에서 흘러나오는 낯선 팝송이 가득하다. 낡고 오래된 것들이 주는 특유의 감성이 느껴지는 곳이다.
홍콩의 낭만은 화려한 야경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좁은 골목길을 누비다 우연히 마주친 낡은 간판, 낡은 건물에 걸려 있는 빨랫줄, 그리고 따뜻한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이야기를 나누는 현지인들의 모습까지. 찰나의 순간들이 모여 홍콩의 모든 것을 이루고 있다. 나에게 홍콩은 그렇게, 찰나의 낭만이 가득한 도시로 기억된다.

마카오
‘동양의 라스베이거스’라는 수식어와 함께 화려함과 럭셔리로 치장된 도시다.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고 동시에 관광과 도박으로 잘 알려진 숙박과 유흥의 천국이다. 다양한 명소와 함께 과장된 현대건축 어휘로 이루어진 수많은 호텔의 야경은 가히 유혹적이고 매력적이다. 마카오는 동양의 문화와 서양, 특히 포르투갈의 문화가 아름답게 융합된 독특한 도시다. 그 이국적인 분위기와 역사적 깊이에 깊은 인상을 받게 된다.


단순히 '동양의 라스베이거스'로만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탐방해 보면 그 이면에 숨겨진 풍부한 역사와 문화를 발견할 수 있다. 서양 문물의 흔적과 동양의 생활 방식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매력을 발산하는 곳이다. 짧은 여정이었지만, 마카오의 다층적인 아름다움은 인상적이다.

마카오 독자 여러분, 새해 좋은 꿈들 꾸셨나요? 2026년 새해에는 누군가 저로 인해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글/그림. 임진우 (건축가 / 정림건축)
한국의료복지건축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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