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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들려주는 병원경영 이야기] 술과 마약에서 벗어나게 하라 • 미국의 프로미스 중독치료센터ARTICLE 2025. 10. 2. 05:03
브리트니스피어스, 로버트다우니, 멜깁슨과 벤애플렉 같은 유명인사들이 치료받은 중독 전문병원이 있다. 이 병원은 한적한 휴양지에 있으며 환자들이 즐길 수 있는 여러 가지 레크리에이션과 휴식을 취하는데 필요한 모든 편의를 제공한다. 바로 ‘프로미스중독센터(이하 프로미스센터)’가 그곳이다.
프로미스센터는 알코올, 코카인, 마리화나 등의 중독을 치료하는 전문 치료센터다. 말리부, 서부 LA, 오스틴지역에 센터를 가지고 있다. 이중 특히 말리부센터는 아름답고 여유로운 휴양지인 말리부에서 럭셔리한 숙소를 만끽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중독을 치료할 수 있는 곳이다. 병원이기보다는 편안한 주택이나 멋진 호텔과 같은 환경에서 스트레스를 최소화시키며 중독된 물질들을 끊을 수 있다. 이 센터에서는 심리교육과 정신과 치료는 기본이고 미술치료와 승마치료 등을 시행하고 있다.
늑대 테라피를 받고있는 환자. (출처 : 프로미스 중독치료센터 홈페이지) 한편 서부 LA 센터에서는 늑대 테라피Wolf therapy를 하고 있다. 잘 훈련된 늑대들과 놀고 트레킹도 하고 서바이벌 게임 등을 하는 치료다. 이런 치료들을 통해 환자들은 술이나 마약을 찾는 대신에 다른 즐거움을 찾게 되고, 즐겁게 지내면서 중독을 치료할 수 있다.
다양한 재발 방지 노력들
중독을 완치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환자들은 퇴원 후 이전의 중독 물질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으로 돌아가면서 참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 재발할 위험이 크다. 내가 치료한 환자들이 다시 병원으로 찾아오는 것을 보는 느낌은 어떨까? 그 기분이 어떨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좋지 않다는 것만은 확신할 수 있다.
프로미스센터는 환자들의 재발을 막기 위해 졸업생 동창회를 기획했다. 센터에서 치료 받았던 환자들은 동창회를 하듯이 주간 모임을 한다. 이 모임을 통해 서로의 치유상태를 확인하면서 서로 격려하기도 하고 감시하기도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들은 일 년에 한 번씩 여름 해변파티를 통해 중독에서 벗어난 것을 축하하고 친목을 다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하면서 재발 방지 노력을 하고 있다.
프로미스센터졸업생동창회. (출처 : 프로미스중독치료센터홈페이지) Doctor’s view
우리나라에서의 중독치료는 대부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담당하고 있다. 이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마약을 하는 사람은 아직 극히 적다. 하지만 예로부터 음주에 관대한 문화가 있어 사람들의 평균 음주량이 매우 많고 알코올 중독환자도 많다. 그럼에도 이러한 중독 전문병원이 전국에 6개 병원밖에 없어 매우 부족한 상태다. 이것이 진짜 문제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아직도 알코올 중독이 치료를 요구하는 질환이라는 인식 자체도 부족하다.
알코올 중독 전문병원이 다른 알코올 중독 치료병원과 다른 점은 알코올 중독 전문병원은 중독 환자만 입원하지만 치료병원은 다른 일반 정신과 환자와 혼재되어 입원한다는 것이다. 이는 전문성에서 크게 차이가 날 뿐 아니라 일반 정신과 환자와 함께 입원하는 병원의 경우 의사 한 명당 담당해야 하는 환자 수가 너무 많은 현실 때문에 제대로 된 상담이나 치료가 잘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많은 중독치료병원에서 환자에게 해주는 일이라고는 단지 금단증상을 줄여주는 약물치료뿐이며 심지어 사회와 격리시켜 알코올 문제를 일으키지 못하게 하거나 술을 접하지 못하게 물리적으로 떼어놓는 것이 전부인 곳도 많다. 폭음을 즐기는 음주문화도 개선되어야 할 것이지만 당장 이 환자들을 제대로 치료하기 위한 의료기관이 더 절실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알코올 중독을 분명한 하나의 의학적 질환으로 보고 그것을 치료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는 프로미스 중독센터에서 배울 점이 있다.
글. 김우성 | GF 소아청소년과의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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