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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Pex 2019 컨퍼런스 Reviewvolume.02 2021. 2. 8. 14:22
HiPex 2019 컨퍼런스(Hospital Innovation and Patient Experience Conference 2019)는 환자 경험과 서비스 디자인이라는 화두를 통해 이 시대에 필요한 진정한 병원 혁신이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살펴보는 행사다. 지난 6월 명지병원에서 진행된 하이펙스 컨퍼런스 답사기를 전한다.
컨퍼런스를 위해 병원에 방문하는 순간부터 경험했던 식생 아트월과 명지병원의 각종 영상 등은 지금까지 보았던 병원들과는 사뭇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행사는 명지병원 C관 7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6월19부터 21일까지 총3일에 걸쳐 진행된 컨퍼런스. 약 300명의 참석자 대부분이 타병원 관계자분들이었을 정도로 HiPex에 대한 의료계의 관심은 남달랐다. 사회자는 명지병원의 박재영 의사님이 맡아주었다. 박재영 의사님은 환자경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읽어보았을 '환자의 경험이 혁신이다.'라는 책을 번역하신 분이다. 나도 실제로 뵙게 되어서 영광이었다. 나와 마찬가지로 컨퍼런스에 참석한 많은 분들이 명지병원의 환자경험혁신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이곳을 찾았다.
병원에서의 환자경험을 테마로 강연은 시작되었다. 명지병원 관계자를 비롯하여 간병사와 교수, 환자경험관리 팀장, 저널리스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병원과 관련된 일을 수행하는 많은 분들의 강의가 이어졌다. 그중에서도 나의 최대 관심사는 병원공간이었다. 이후 1시간 정도 병원투어를 진행하였는데 누리마루(직원휴게실), 숲마루(접수창고), 응급병동, 중환자실, 소아응급센터 등 많은 공간들이 기존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이곳이 병원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혁신적이었다.
직원 휴게실
직원증을 찍어야만 입장할 수 있는 직원 휴게실은 마치 카페와 같이 안락한 분위기를 내었다. 이곳에는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의자와 소파,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바, 자판기 등이 비치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남녀 샤워실과 안마기실, 체조실 등이 있어 직원들에게 잠깐의 여유와 더불어 재충전의 시간을 제공하고 있었다. 안마기실에는 총 7대의 최신 전신 마사지 기계를 놓아 업무에서 오는 피로와 긴장을 풀 수 있도록 하였고, 일과를 마친 후 근무에 대한 피로를 털고 퇴근하고 싶다는 직원들의 니즈를 반영하여 샤워실이 마련되었다. 특히 체조실은 아침 스트레칭 강사 프로그램을 통해 매일 40여 명의 직원들이 프로그램을 즐기고 있다고 한다. 여담이지만 휴게실의 모든 가구와 소품은 병원장님이 일일이 선택했다고 한다.VIP 입원실
이후 방문한 VIP 입원실에서는 입구에서부터 마주한 야외와 연결된 중정에 시선을 빼앗기고 말았다. 실외와 실내가 혼합된 공간은 간접등이 시각적으로 차분한 분위기를 더하며 한층 편안하고 중후한 분위기를 내었다. 마치 고급호텔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다. 1인실로 제공되는 병실의 모든 가구는 못이 사용되지 않은 짜맞춤 가구로 제작되었다. 그리고 입원실에는 이발소, 식당, 회의실, 스파, 기도실 등 고급호텔과 같은 부대시설들이 비치되어 병원에서의 서비스 경험을 극대화하고 있었다.응급병동
응급병동의 경우, 감염방지에 특화되어 공간에서 공간으로 이동하는 구간이 철저히 통제되고 구별되어 과거 메르스사태가 벌어졌을 때와 같은 병원 내 감염에 대한 위험을 크게 줄여준다고 한다. 중환자실은 환자의 상황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도록 유리로 되어있으면서도 버튼을 누르면 불투명하게 바뀌는 디지털 차단막이 설치되어 환자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고 있었다. 또한 2차 감염을 막기 위해 바닥의 마감재 등에 이음새가 없도록 일체형으로 디자인하였다.
응급실은 입구에 환자체온 감지센서가 설치되어 체온이 비정상적일 때 위험사항을 알려준다고 한다. 그리고 환자의 감염을 막기 위해 언제든 공간을 차단할 수 있는 가벽이 구획되어 있었다.소아응급센터
소아응급센터는 아이들의 두려움을 줄이고 편안한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입구에서부터 우주선과 같은 형태가 아동들을 맞이하고, 헬리콥터 조명과 다채로운 색상 등이 적용되어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숲마루(접수창고)
마지막으로 숲마루(접수창고)는 모든 것들이 실제 살아있는 것들로 이뤄진 공간으로 다양한 식물이 가득 찬 숲마루 위로 새들이 지저귀고, 바닥에는 흐르는 물속을 물고기들이 유유히 헤엄치고 있었다.
HiPex 컨퍼런스 기간 동안 명지병원의 각종 공간들을 투어하며 변화하는 흐름 속에서 시대를 이끄는 혁신적인 의료공간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환자와 직원, 그 외 모든 이용객을 세심하게 배려한 공간을 통해 서비스 디자인이 어떻게 양질의 경험을 제공하는지 알게 되었다. 사실 병원이란 공간은 환자와 가족들에게 있어 달갑지 않은 공간이다. 하지만 인간이라는 삶 속에서 마주할 수밖에 없는 의료공간이 이처럼 양질의 서비스와 환자경험을 제공한다면 아파야만 찾는 병원이 아닌 찾고 싶은 병원이 되고, 우리의 삶이 조금은 더 안락하고 풍부해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글/사진: 송승화 인천가톨릭대학교 헬스케어환경디자인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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