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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Column] 바이오필릭 요소를 충실히 녹여낸 지속가능한 건축물volume.45 2024. 4. 1. 20:42
바이오필릭 요소를 충실히 녹여낸 지속가능한 건축물
대정요양병원대정요양병원은 대한민국 최초 의료봉사단과 1,612명의 기부로 설립된 환자 중심 병원으로, 2017년도에 환자 중심 적정성평가 1등급 요양병원에 선정되기도 했다. 우리집인테리어디자인은 대정요양병원의 신축 인테리어 디자인 및 기획, 건축설계, 시공을 담당했으며, 헬스케어디자인을 중심으로 자연과의 접근성을 최대한 높여 지속가능한 건축물을 완성해 냈다. 특히 바이오필릭 디자인 요소가 접목되도록 곳곳에 자연의 소재와 패턴, 질감을 충실히 녹여낸 것이 특징이며, 병실 안에서도 외부 자연의 풍경과 빛을 끌어내는 데 중점을 두었다. 더욱이 병원 전체에 히트펌프를 설치해 지열에너지로 활용되게 함으로써 지속가능한 건축환경을 조성했다. 이로 인해 지열에너지를 설치한 이후에는 기존 보일러를 사용했을 때보다 열효율이 200% 이상 높았고, 전기세가 30% 이상 절감되기도 했다. 더구나 1회용 기저귀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흡수력과 보습력이 뛰어난 기저귀로 교체하는 등의 의료진들이 친환경적인 노력으로 2023년도에 국가 지속가능 ESG의료 서비스 경영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만큼 대정요양병원은 건물과 자연 사이에 친밀한 관계가 형성된 건강한 건축물이라 할 수 있다.
글. 박하나 편집장
기획, 시공 총괄. 우리집인테리어디자인
사진 제공. 우리집인테리어디자인
1. 자연의 색을 오묘하게 입힌 고급스러운 외장재
대정요양병원이 건물 외벽 마감재를 선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것은, ‘10년이 지나도 1년 된 듯한 병원’이었다. 그만큼 세월이 지나도 풍파에 시달려도 추해지지 않는 소재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였다. 우리집인테리어디자인은 좋은 적벽돌을 고르기 위해 대정요양병원 부원장과 함께 전국의 모든 벽돌 회사를 다녔고, 지게차로 내리고 있는 붉고 아름다운 벽돌을 발견하기에 이르렀다. 황토로 만든 적벽돌은 외관에 고풍스러우면서 클래식한 분위기를 물씬 풍겨내게 했다. 또한 적벽돌과 함께 사비석이 적용되었는데, 사비석의 경우 대정요양병원 부원장이 중국에 직접 가서 가져올 만큼 큰 공을 들였다. 자칫 대리석으로 착각할 만큼 사비석의 맑고 청량한 색은 햇빛에 의해 한층 고급스럽게 다가왔다.
더욱이 건물 외장재에는 또 다른 마감재가 적용된 것을 알 수 있다. 적벽돌의 붉은색과 사비석의 밝은 톤을 조화롭게 이루고 있는 적삼목이다. 적삼목은 적벽돌과 사비석의 차가움을 한층 따스하게 포용하며, 건축물과 외부 자연을 자연스럽게 이끌고 있다. 우리집인테리어디자인은 외장재로 목재를 선택할 때 목재 건조 상태가 좋은 것을 골라야 한다고 전했다. 그만큼 건조가 덜 된 목재를 잘못 사용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목재가 많이 휘고 뒤틀리기 때문이다. 이에 7년 동안 건조시킨 튼튼한 목재를 발견할 수 있었고, 풍파에도 절대 뒤틀리지 않을 최고의 적삼목을 건물 외관에 적용했다.
2. 친환경 자재로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공간
병원 곳곳에 사용된 인테리어 소재는 최대한 친환경 자재들을 이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병원이 진정한 치유의 공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전실’의 경우 집 안의 거실처럼 아늑한 분위기를 조성하며 보호자와 환자의 만남이 편안하게 이루어지도록 했다. 특히 병동의 복도 바닥 전체가 원목마루로 적용되어 환자들이 맨발로 다닐 때도 자연의 소재감을 오롯이 느낄 수 있게 한 점이 돋보인다. 물론 병원 공기의 질을 높이기 위해 원목마루를 바닥에 접착하는 본드 역시 친환경 접착제를 사용함으로써 환자 중심의 공간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우리집인테리어디자인은 천장의 에어컨에서 나오는 난방이 공간을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에 전 병동에 습식 온돌 바닥 보일러를 설치했다고 전했다. 이는 추운 겨울에도 내 집 안방처럼 따듯한 온기를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더욱이 겨울이면 엄청난 난방비가 나오기 때문에 지열을 이용한 히트펌프를 전 병원에 설치해서 난방비까지 아낄 수 있는 결과를 낳았다. 가드레일 역시 어르신들이 몸을 의지하고 다니는 곳이기에 원목으로 제작한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했으며, 친환경 페인트인 벤자민 무어 페인트를 적용함으로써 환경호르몬이 나오는 것을 최소화한 점도 돋보인다. 그만큼 대정요양병원은 전체 공간에 환자 중심의 헬스케어, 즉 근거 기반 디자인이 적용된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3. 넓고 쾌적한 로비에서 바라본 아름다운 자연경관
우리집인테리어디자인은 대정요양병원이 충남 논산에 위치한 만큼 계룡산이 보이는 지형을 적극 이용했다. 특히 2023년도에 병원 800여 평을 증축하면서 건물과 건물이 이어지는 로비에 계룡산이 바라보이도록 디자인한 것이다. 아이보리 톤과 우드의 조화로 온화하게 조성된 로비는 큰 창을 통해 계룡산이 눈앞에 펼쳐지며, 환자들의 마음마저 편안하게 이끌었다. 또한 로비는 고급스러운 자재와 아이보리 계열의 밝은 톤으로 기존 요양병원 인테리어와 달리 호텔 로비를 연상시킨다. 눈이 편안한 옐로우 톤의 조명까지 대리석 바닥 타일에 반사되어 한층 은은한 반짝임을 더해 주고 있다. 여기서 한 가지 눈여겨볼 부분은 병원 입구에서 환자를 맞이하는 데스크와 로비 데스크의 높이를 낮춰 디자인한 것이다. 이는 환자들이 편안하게 앉아 상담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배려의 디자인이 담겨있다.
4. 햇빛을 통해 공간도 밝히고 건강도 지키는 헬스케어디자인
우리집인테리어디자인이 대정요양병원의 공간을 기획할 때 심혈을 기울인 것은 병실 안으로 햇빛을 끌어들이는 일이었다. 대정요양병원의 이사진들과 ‘햇살이 가득한 병실에서 희망을 품고, 가족이 있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만들어 드리자’는 의견에 마음을 모은 것이다.
이에 200 병상이 나올 수 있는 구조에서, 60 병상 정도를 과감히 포기하고, 144개 병상이 있는 모든 입원실을 정 남향에 위치하도록 계획했다. 복도를 중심으로 양쪽에 입원실이 면하게 되면, 한쪽은 북향으로 진행되어 햇빛이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그래서 전체 병실을 남향에 둔 것이다. 더욱이 어르신들이 단체활동을 많이 하는 공간마다 최대한 전면창을 많이 둔 점 역시 알 수 있다. 이는 대정요양병원의 의료진들이 손해를 감수하고 오로지 입원하는 환자들의 건강을 고려해서 내린 과감한 결정이었다.
노인분들의 경우 면역력이 약해져 있기 때문에 자연의 면역 치료제라 할 수 있는 햇빛을 최대한 받는 것이 좋다. 그만큼 이번 대정요양병원은 어떤 치료보다도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햇빛을 전면 창에 들임으로써 공간도 밝히고 건강도 지키는 헬스케어의 기본 가치가 오롯이 반영된 결과라 볼 수 있다.
5. 환자와 의료진의 마음마저 정화되는 정원 공간
대정요양병원에는 총 두 개의 정원이 조성되었다. 이는 환자들이 바람과 햇빛, 꽃, 나무를 통해 자연을 외부에서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에 우리집인테리어디자인은 지친 마음이 자연으로 치유되고 치료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두 개의 정원과 산책길을 만들었다.
햇빛정원
대정요양병원의 로비에는 햇살이 가득 들어오는 정원으로 바로 나갈 수 있는 문이 있다. 이 문을 통과하면 햇빛 정원이라는 이름의 예쁜 후원이 나온다. 이곳은 휠체어를 탄 어르신들이 낮에 햇빛을 쬐고 싶을 때 요양보호사들과 함께 산책할 수 있게 꾸며져 있다. 특히 이번 증축을 통해 여러 개의 방에서 바로 햇빛 정원으로 나갈 수 있도록 기획한 점이 돋보인다.
그중 새로 만들어진 면회실에서 햇빛 정원과 바로 통하는 문이 있다. 이곳에서는 가족과 면회를 하다가 햇살이 가득한 정원에 나가 편하게 담소를 나눌 수 있다. 현재 햇빛 정원은 면회를 오시는 가족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공간이 되었다. 또한 단체활동을 하는 ‘함께방’의 내부에서는 계룡산이 바라보이는 뷰와 바로 뒤쪽에 햇빛 정원이 면하고 있다. 더욱이 후원으로 통하는 문이 있어 언제라도 데크를 따라 휠체어로 산책이 가능하다.
풀잎정원
건물의 2층에서도 바로 야외 데크로 나갈 수 있게 조성되었다. 특히 이곳은 계룡산이 바로 보이는 멋진 뷰를 자랑한다. 풀잎정원은 병상 생활이 답답한 어르신들이 바람과 햇빛을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기획된 공간이다. 테라스의 난간은 유리 소재를 사용해서 외부의 자연을 조금도 가리지 않고 즐길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더욱이 이곳은 보름달이 계룡산 자락에 걸리는 것을 볼 수 있는 최고의 명당으로 손꼽힌다.
어싱길
대정요양병원은 환자뿐 아니라 의료진들의 건강을 위해 맨발 걷기를 할 수 있는 멋진 어싱길이 만들어져 있다. 이곳은 사계절 다양한 야생화들과 온갖 과실수들을 심어 산책하다가 열매들을 따먹을 수 있을 만큼 아주 매력적인 공간이다. 더욱이 1,300여 그루의 메타세쿼이아를 심어 고즈넉한 산책과 삼림욕도 할 수 있어 대정요양병원만의 특별한 바이오필릭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글. 박하나 편집장
기획, 시공 총괄. 우리집인테리어디자인
사진 제공. 우리집인테리어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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