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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VITATION] 햇살이 그려낸 벚꽃잎으로 투석 환자들에게 치유를 선물하다ARTICLE 2026. 7. 3. 09:11
햇살이 그려낸 벚꽃잎으로 투석 환자들에게 치유를 선물하다
NAKATSUJI CLINIC
일본 나라현, 세계문화유산 요시노산으로 향하는 길목에 한 의원이 서 있다. 봄이면 벚꽃을 보러 온 인파로 가득 차고, 사철 내내 주민들의 일상이 오가는 이 길 위에서, 투석 전문 의료시설을 갖춘 오래된 클리닉은 풀어야 할 숙제를 안고 있었다. 서쪽으로 난 창마다 쏟아지는 눈부신 햇빛과 열기, 늘 가려 두어야 했던 대기 공간과 투석실, 그리고 매끄럽지 못한 동선이 그것이다. 설계팀은 이 기능적 과제들을 단순히 가리고 막는 데서 멈추지 않았다. 직조하듯 엮은 금속 패널로 건물 전체를 감싸 빛을 다스리는 동시에, 그 표면에 꽃무늬 타공을 새겨 햇살이 드나들 때마다 벚꽃잎이 흩날리는 듯한 풍경을 실내로 끌어들였다. 가장 큰 골칫거리였던 햇빛이, 이제는 환자와 의료진에게 매일 다른 표정을 건네는 선물이 된 것이다.
글_박하나 편집장
설계 및 자료 제공_YUTAKA KAWAHARA DESIGN STUDIO (www.ykds.jp)
설계 감독_Yasushi Kawahara Architectural Laboratory + Gyokozō
사진_©YUTAKA KAWAHARA DESIGN STUDIO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기에 앞서, 클라이언트는 내부 디자인 뿐만 아니라 건물 외관도 새롭게 단장하기를 원했다. 더구나 클리닉 직원들에게 가장 큰 문제는 일사로 인한 눈부심과 열기였는데, 서향의 대기 공간과 투석실 창을 늘 가려 둘 수밖에 없었다. 또 다른 요구 사항은 동선 개선으로, 출입구에서 접수대까지, 그리고 대기 공간에서 진료실까지의 흐름을 모두 원활하게 만드는 일이었다.
설계팀은 이러한 요구 사항에 더해 전반적인 쾌적함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점을 과제로 추가했고, 이후 외관과 출입구, 접수·사무 공간, 대기 공간, 투석실, 그리고 투석 라운지의 계획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이에 먼저 기존 파사드를 직조 패턴의 금속 패널로 감싸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 제안은 일사 문제와 동선 문제를 동시에 해결했다. 출입구를 남서쪽 모서리로 옮기고 이 지점을 패널 배치의 출발점으로 삼아, 간선도로와 면한 건물 서측 파사드 전체를 패널로 덮었다. 이 새로운 파사드는 새 출입구의 위치를 분명하게 드러낸다.
알루미늄 패널이 서로 맞물려 짜인 구조는 빛을 포착하는 역할을 한다. 실내는 직사광선으로부터 차단되는 한편, 패널의 실내 쪽 면은 환하게 빛난다. 패널이 빛을 실내로 되돌려 들이는 장치로 기능하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물결치듯 굴곡진 표면에는 꽃무늬 타공을 냈고, 이 구멍들을 통해 눈부심 없이 바깥 풍경을 어렴풋이 내다볼 수 있게 했다. 타공을 통과한 빛은 패널 안쪽 면에 꽃무늬를 드리워 환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해주었다.


대기 공간과 라운지에서는 이 무늬가 바닥에까지 비치도록 패널을 배치했다. 이로인해 패널과 패널 사이에서 빛이 서로 되비치며 일어나는 상호 반사, 타공된 구멍과 직조 틈새를 비집고 들어오는 빛, 그리고 메탈릭 핑크와 실버 패널이 섞여 이루어진 표면 위로 곧장 내리쬐는 직사광선까지, 이 세 가지 빛의 작용이 한데 어우러지면서, 클라이언트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겼던 건물의 외관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지는 표정을 띠게 됐다.
어느 순간에는 분홍빛이 감도는 패널 표면 위로 꽃잎 무늬가 마치 흐드러지게 핀 벚꽃처럼 떠오르고, 또 다른 순간에는 빛과 그림자가 빚어내는 표정이 파사드 위에 입체적으로 깊게 아로새겨진다.
이 클리닉은 도심에서 일본의 대표적인 벚꽃 명소 가운데 하나인 요시노산으로 이어지는 도로변에 자리한다. 벚꽃이 한창인 시기에는 이 길이 인파로 붐비지만, 동시에 지역 주민들의 일상에서도 중요한 길이다. 그만큼 설계팀은 이번 리노베이션이 관광객과 주민 모두에게, 그들이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저마다 다른 메시지를 건넬 수 있으리라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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