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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y Han의 젊은 의사 시리즈]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이치훈 교수님ARTICLE 2026. 7. 3. 06:51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이치훈 교수님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전공의, 전임의를 거쳐 현재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에서 기금교수로 근무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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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인터뷰 Q&A
“대동맥 수술은 전략이다. 그리고 운명을 바꾸는 일이다.”
Q.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현재 근무하고 계신 곳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세요.
A. 저는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성인심장외과에서 그 중 대동맥 수술을 전담하고 있는 이치훈입니다. 서울아산병원 전공의와 전임의 수련 과정에서 가장 큰 흥미를 느낀 분야가 바로 대동맥 수술이었습니다. 마침 제가 양산부산대학교병원에 발령 받았을 당시, 대동맥 수술을 전담할 인력이 없는 상황이었고 개인적인 희망과 제가 소속된 조직의 필요가 정확히 맞아떨어졌습니다. 그렇게 2019년부터 지금까지 이 길을 걸어오고 있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양산부산대병원 성인심장외과는 전국에서 가장 합리적이고 팀워크가 좋은 센터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세부 전공이 달라도 도움이 필요할 때는 언제든 서로를 지원하고, 구성원 간 신뢰와 존중이 확고합니다. 단지 분위기만 좋은 것이 아니라, 수술 건수와 치료 성적 모두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고 있으며 병원 집행부의 적극적인 지원 또한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현재는 비수도권에서 가장 많은 심장수술을 시행하는 기관으로 성장했을 뿐 아니라, 앞으로의 가능성이 더욱 크다고 생각합니다.
Q. 의사가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A. 저에게 특별하고 거창한 형이상학적 동기는 없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까지는 공부보다 노는 것이 더 즐거웠던 학생이었습니다. 하지만 3학년을 앞둔 겨울, “이대로 살면 너무 평범하고 아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휴대폰을 해지하고 머리를 짧게 밀고 완전히 다른 삶을 시작했습니다. 남들이 3년 준비한 공부를 1년 만에 따라잡는 일은 쉽지 않았고, 한 번의 수능을 더 치른 끝에 의과대학에 입학했습니다. 의대 재학 중 점차 외과계열에 매력을 느꼈고, 특히 needle holder를 잡을 때의 감각과 소리가 좋았습니다. 인턴 시절 응급실에서 만난 흉부외과 선생님들의 모습은 강렬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심장혈관흉부외과 성인 파트 수술실에서 마치 마에스트로처럼 수술을 지휘하는 모습이 제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그 순간, 흉부외과를 선택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습니다.
Q. 현재 어떤 진료와 수술을 하고 계신가요?
A. 대동맥 수술은 심장혈관 수술 중에도 가장 전략적(strategic)인 수술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다른 종류의 심장수술 또한 그렇지만, 그 중에도 대동맥 수술은 적절한 관류전략, 체온을 올리고 내리는 타이밍 그리고 혈관 문합의 범위와 순서 등을 집도의가 어떻게 구상하고 그것을 흔들림 없이 수행하는가에 따라 수술의 결과가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는 면이 크다고 느껴집니다. 또한, 여타의 만성 심부전을 동반한 심장병에 대한 수술과 달리 대동맥 수술은 수술적 치료가 잘 끝난 환자들을 외래에서 추적관찰해보면 장기(long-term) 예후가 그야말로 깔끔하다는 점도 매력적입니다. 특히 급성 대동맥 박리나 대동맥류 파열과 같은 응급 상황에서 집도의가 잘 대처하면 100%에 가깝게 사망할 환자들을 겉으로 보기엔 전혀 위와 같은 치명적인 상황을 겪지 않은 환자처럼 만들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사람의 운명을 바꾸는 듯한 희열이 느껴지고, 마치 신의 영역을 조금이나마 침범하는 듯한 고양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Q.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요?
A. 2019년 이전까지 양산부산대병원의 대동맥 수술 (open aortic surgery) 건수는 연간 약 20례 전후였습니다. 그것이 현재는 연간 110례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저는 이것을 연간 300례 이상으로 더 키우고 싶습니다. 그것이 첫 번째 목표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데이터를 쌓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의학 저널에 여러 편의 논문도 내고자 하는 것이 두번째 목표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수술의 숫자만 키우는 것이 아니라 환자분들에게 항상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센터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고, 특히 병원 직원들이 본인의 친인척의 수술을 저희에게 믿고 맡길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습니다. 업무적인 면에서도, 과 내부의 좋은 분위기와 합리적인 보상체계를 강화하여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성인심장외과에서 일하면 더 높은 급여도 얻을 수 있고, 즐겁게 일할 수 있다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기게 하고 싶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의사직/간호사직 모두가 오고 싶고 일하고 싶은 파트가 되도록 발전시키는 것이 마지막 목표입니다.
Q. 의료 현장에서 겪으신 지금까지의 어려움, 현재의 어려움, 앞으로의 어려움은 무엇일 것 같으세요?
A. 지금까지의 가장 큰 어려움은 COVID-19 시기였습니다. 급성 대동맥 박리나 파열은 단 몇 시간도 지체할 수 없는 응급상황임에도, PCR 결과가 나올 때까지 수술을 하지 않고 기다리라는 요청을 받은 적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또한 극도로 정교하고 섬세한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집도의가 Level D 방호복을 착용하고 수술하라는 요구를 받기도 했습니다. 환자의 생사를 다투는 순간에 행정적/방역적 논리가 우선되는 현실은 큰 부담이었고, 의료진 모두에게 심리적 압박이 상당했습니다. 또한 저희 파트는 응급수술이 많고 야간 호출이 잦다 보니 인력을 충원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앞으로도 이 문제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가장 큰 어려움은 심평원의 무분별한 삭감 문제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근부대동맥 수술과 대동맥 궁부 수술을 동시에 시행하면, 궁부 수술의 범위와 관계없이 일괄 삭감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 이유를 문의했을 때 돌아온 답변은 “과거에는 이런 범위의 수술이 많지 않았지만 최근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의학적 타당성이 아니라 단지 보험 재정의 절감을 위해 의료진의 노력이 평가 절하 당하는 현실은 납득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부족한 인력 속에서도 응급수술을 이어가고 있는 흉부외과 의사들에게 큰 좌절감을 주고 있습니다. 더 우려되는 점은, 집도의가 위축되어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수술을 단계적으로 나누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입니다. 이는 결국 환자에게도 불이익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앞으로 예상되는 어려움 역시 인력 문제와 제도적 환경입니다. 고위험 수술을 지속적으로 수행하면서도 합리적인 보상과 제도적 지지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이 분야를 선택하려는 젊은 의사들은 점점 줄어들 것입니다.
Q. 지금 하고 계신 대동맥 수술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A. 제가 하고 있는 대동맥 수술의 가장 큰 의미는, 거의 100%에 가깝게 사망할 수밖에 없는 환자를 매우 높은 확률로 생존할 수 있게 한다는 점입니다. 위 질문에서도 답변 드렸듯 대동맥 환자들은 대부분 만성 심부전이 동반되지 않은 상태로 정상적인 사회/경제적 활동을 하던 분들입니다. 따라서, 이런 분들이 사망하는 것을 막고 정상적인 사회 활동으로 복귀시키는 것이 단순히 환자의 생존 문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환자분의 가정을 유지시켜주고 국가적으로도 생산성이 있는 인구를 잃지 않게 해준다는 면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이에 저는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Q.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A. 더 좋은 세상과 의료 환경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바로잡혀야 할 문제는, 고난도 수술에 대한 무분별한 삭감 구조입니다. 특히 근부대동맥 수술과 대동맥 궁부 수술을 동시에 시행할 경우, 수술 범위와 실제 난이도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일괄적으로 삭감하는 현재의 방식은 명백히 비합리적입니다. 이는 의료진의 전문적 판단을 존중하지 않는 구조일 뿐 아니라, 치료의 방향 자체를 왜곡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위험성이 높고 술기적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광범위한 대동맥 수술이 상대적으로 적게 시행되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술기와 전략이 발전했고, 한 번의 수술로 보다 넓은 범위를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했습니다. 이는 의학적 진보의 결과입니다. 그렇다면 제도는 이를 억제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장려하고 합당한 보상을 통해 지원해야 합니다. 난이도가 높고 환자에게 이득이 되는 치료일수록 더 합당한 보상이 있어야 함은 당연합니다. 그런데 현실은 정반대입니다. 생명에 필수적이지 않은 영역에서는 포퓰리즘적 접근으로 보장 범위를 확대하면서, 정작 생명을 직접적으로 구하는 고위험 수술에는 평가 절하와 삭감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과연 이것이 누구를 위한 일이며 옳은 일이 맞는지 의문이 듭니다. 의료의 본질은 생명을 지키는 일입니다. 그 본질에 부합하는 제도와 보상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결국 가장 큰 피해는 환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Amy Han
다양한 대상을 다루는 바이오-헬스케어 업계의 종사자로 해당 업계에서 투자, 컨설팅, 유통 및 마스터 브랜딩 등의 업무를 활발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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