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창민 푸드애널리스트의 건강한 맛집] 봄에 어울리는 음식, 현우동volume.45 2024. 4. 1. 03:46
변화무쌍한 날씨를 보여주는 봄에 어울리는 모든 TPO를 만족하는 음식!
기다렸던 봄이 찾아왔으나 낮밤의 일교차로 인해 마음은 더 서늘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는가 하면 뜻하지 않은 더위로 여름을 무방케하는 실로 예측이 불허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차가운 음식과 따뜻한 음식이 선택 가능하고 입술을 타고 넘어가 씹는맛까지 주는 음식이 있다면? 아마 선택지는 많이 줄어 들게 될 것이다. 그래서 찾아 나섰다.
보다 즐거운 맛을 위한 “면”의 역사 그리고 내재되어 있는 ‘면사랑’
인류가 농경사회를 거쳐 곡식을 저장하기 시작하면서 재료의 보관과 가공을 통해 새로운 식감을 만들기 시작했다. 매일 먹던 음식을 더 맛있고 재밌게 먹기 위한 노력의 산물이 바로 ‘면’이다. 요즘은 흔한 식재료 중 하나지만 기술적 발전이 없었던 예전에는 복잡한 제조 과정과 노동력이 많이 필요했던 음식으로 최상급 요리 재료로써 계급이 높은 사람만이 접할 수 있던 고급 음식이었다. 지금도 전해 내려오는 결혼식날 및 잔칫날 국수(면)를 먹는 풍습은 길고 긴 국수를 먹어 수명이 짧았던 시기 장수를 기원하며 귀한 손님을 대접한다는 의미에서 기인한다고 생각된다. 지금은 언제든지 먹을 수 있고 쉽게 조리할 수 있는 여러 면요리의 등장으로 바야흐로 면요리가 일상과 함께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재밌게 먹을 수 있는 면, ‘우동’
면의 종류는 무궁무진하다. 특히 면을 좋아하고 많이 먹는 아시아 대륙은 각 지방마다 고유한 면을 가지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특색 있는 면이 많다. 그중 이번에 선택한 면은 바로 ‘우동’이다. 우동은 일본을 대표하는 면의 하나로 특유의 두께감과 쫄깃한 탄력으로 먹는 재미를 극대화한 면이다. 두꺼운 면이 입술을 자극하며 입속으로 밀려들어오는 쾌감과 씹으면 씹을수록 튕겨 나가는 재미 그리고 곁들여 먹는 스타일에 따라 시원한 청량감을 얻을지 뜨거운 만족감을 얻을지를 선택할 수 있는 다양성까지 겸비한 매력적인 음식이다.
우리나라 우동의 현재이자 표준점을 만들어가는 요리사
서울에는 유명한 우동집이 몇 군데 있다. 연희동의 ‘우동카덴’ 삼전동의 ‘미타우동’등이 그러하다. 맛과 먹는 행위를 즐기는 다수의 미식가들과 식도락가들이 손에 꼽는 집들이다. 한데, 이 업장들의 역사와 맛집으로 발돋움했던 시기에 같은 요리사가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바로 신사동 ‘현우동’의 “박상현” 요리사이다. 일본 츠지 조리사 전문학교를 수료하고 국내에서 유수한 우동집들을 명가의 반열에 올려놓은 실력 있는 젊은 장인이다. 각각의 요리사들이 특징을 가지고 있듯이 박상현 셰프도 특유의 장점을 가지고 있는데 필자가 생각하는 가장 큰 장점은 우동면과 그 우동면의 상태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기술이다. 일반적인 프랜차이즈 우동이나 공장 우동면을 사용하는 곳에서 먹으면 면이 탄력도 없고 쉽게 툭툭 끊어진다. 그래서 면을 흡입하는 재미도 없고 씹는 맛도 없다. 그냥 두꺼운 밀가루 반죽을 뱃속에 밀어 넣는 느낌이다. 박상현 셰프가 만드는 면을 먹으면 우선 젓가락으로 집었을 때부터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젓가락에서 손으로 전달되는 탄력감이 면을 빨아올릴 때 입술을 훑고 지나오는 쾌감을 예지하며 입안에 들어가 씹을 때의 느껴지는 기분 좋은 저항을 느끼게 한다. 실제로 빨아올리고 씹으며 이 예감이 체감으로 바뀌게 되었을 때의 그 감정은 실로 복잡하기까지 하다. 아주 찰나에 이루어지는 꿈이 현실로 되는 순간으로 먹을 것을 즐기게 되는 방법 중 하나이다. 많은 사람들이 경험해 봤으면 하는 그런 순간이기도 하다.
시원함과 뜨거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메뉴 구성
‘면’은 시원하게 먹는 것과 뜨겁게 먹는 것으로 나눌 수 있는데 ‘현우동’에서는 두 종류의 메뉴 모두를 본인의 기호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추천메뉴는 차가운 면에 시원한 쯔유를 부어 맛있는 고명과 함께 먹는 ‘붓카케 우동’과 쫄깃한 면을 뜨거운 국물에 명란과 계란을 이용한 고명과 함께 먹는 ‘다마고 앙카케 토우지 우동’이다. 시원한 면발 사이로 빨려 들어오는 맛있고 청량한 쯔유와 면을 씹음과 동시에 섞이는 맛이 입안을 가득 채우고 씹는 재미가 함께하는 것과 쫄깃한 면발과 고소하고 부드러운 고명을 따뜻한 국물과 함께하는 것의 대결이라 할 수 있겠다. 물론 여러 번 가서 여러 메뉴를 먹어보며 나의 취향을 발견하는 것이 최고라 할 수 있다.
국물이 끝내줘요 보다는 면발이 끝내줘요!
우리나라는 광고의 영향으로 우동 하면 제일 먼저 ‘국물’을 떠올리게 된다. 이는 주객이 전도되었다고 생각한다. 우동은 확실히 면 요리이고 면을 즐기는 음식이다. 주연보다 뛰어난 조연이 있을 수 있지만 주연이 빛날 때 비로소 작품은 완성이라고 생각한다. 주연과 조연의 찰떡궁합으로 쫄깃한 쾌감을 선사하는 ‘현우동’ 이번 봄에 행복한 순간을 선사하는 만족스러운 선택이 될 것이다.
글. 송창민 푸드애널리스트
현) 온지음 맛공방 연구원
푸드 애널리스트
ANA DRONE 맛집 칼럼 2018~2020'volume.45'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함혜리의 힐링여행] 중세 수도원과 현대미술 (0) 2024.04.01 [Invitation] 사용자를 배려하는 의료 공간디자인 (0) 2024.04.01 [헬스케어 트렌드] 도심항공교통, UAM (0) 2024.04.01 [의사가 들려주는 병원경영 이야기] 의사들이 마케팅 분야에서 실패하는 6가지 유형과 그 대안 (0) 2024.04.01 [최경숙 간호부장의 노인병원 애상] 무의미한 삶이란? (0) 2024.04.01 [BOOK 신간 소개] 당독소 쇼크 (0) 2024.04.01 [최길수 작가의 이달의 힐링 아트] 꽃 여행 (0) 2024.04.01 [이수경 원장의 행복을 주는 건강 코칭] 다 때가 있다 (0) 2024.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