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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적화된 근무 환경 보여주는 GF소아청소년과의원 (하)volume.39 2023. 10. 4. 12:59
컴팩트한 다운사이징 전략의 최종본으로
새로운 소아청소년과 모델 제시할 것!김우성 대표원장이 실행한 ‘혁신’의 대표적인 사례는 앞서 언급한 일 베이비 클리닉(Ill baby clinic)과 웰 베이비 클리닉(Well baby clinic)으로 분리해서 진료를 보는 것이었다. 처음에 이 둘을 분리하자고 파트너 원장에게 말했을 때, “그게 뭐야?”라고 물을 정도로, 국내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사례였다. 이러한 획기적인 시도를 감행한 것은 분명, 앞으로 소아청소년과가 이렇게 변화될 것이며, 변화되어야 한다는 김우성 대표원장의 탁월한 혜안 때문이었다. 그렇게 해서 분리된 두 개의 시스템은 각각 4층과 5층의 층을 나누는 것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하다 보니 의료진이 진료를 보러 오르락내리락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그러던 와중에 일본 동경에 위치한 성누가 국제병원의 소아 진료 센터를 방문하면서 아픈 아이들과 안 아픈 아이들을 나누어서 진료 보는 형태가 이곳에서도 적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김우성 대표원장은 무척이나 반갑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분리하면 좋을지 어느 정도 해답을 얻을 수 있었다.
“성누가 국제병원의 소아센터에 갔더니 일 베이비 클리닉과 웰 베이비 클리닉이 딱 나뉘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성누가 국제병원은 입구에서 들어가는 문이 나뉘어서 들어가고 가운데서 만났습니다. 그곳에서 답을 얻은 저는 두 번째 인테리어를 진행할 때 기존의 내과 병원과 안과 병원 자리까지 확장해서 가운데를 분리했습니다. 직원들 동선을 짧게 진행했습니다. 그래서 문을 닫고 웰 베이비 클리닉에서 안 아픈 아이들을 보다가 반대편 문을 열고 일 베이비 클리닉으로 가서 아픈 애들을 보았습니다. 동선 분리가 확실해진 셈이죠.”
이렇게 김우성 대표원장은 ‘혁신’을 통해 국내 소아청소년과 병원 발전에 있어 가장 중요한 포인트를 제대로 실현시키고 실제 사례로 보여 주었다. 그중 또 한 가지가 직원들의 근무 환경을 효과적으로 개선시키는 것이었다. 현재 GF소아청소년과의원은 의사들과 경영진, 직원들 모두 똑같이 일 년에 4주간 장기 유급 휴가를 가고 있다. 자기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4주 한도 내에서 이번 여름에 5일만 쓰면, 나머지는 다른 원하는 시간에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특히 한 친구가 장기 유급 휴가를 가더라도 병원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업무에 있어 두 명이 같은 일을 할 수 있게끔 트레이닝을 시키고 있다. 또한 진료실 하나를 직원들에게 방으로 내주어 침대를 갖다 놓고 편안히 쉴 수 있게 마련했다.
“병원도 사람이 일하는 공간이잖아요. 그러면 그런 하드웨어적인 공간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적인 공간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소프트웨어가 갖추어져 있지 않는 공간은 인테리어적으로 비싸기만 한 공간에 불과합니다. 대리석을 깔면 뭐 하나요. 점심시간도 없이 일하는데, 정말 영화 모던 타임스처럼 노동자를 착취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 병원은 컴팩트하게 짧고 굵게 환자를 보고 끝내고 있습니다.”
김우성 대표원장은 국내 소아청소년과 현실에 대해서도 너무나도 잘 파악하고 있었다. 의료 경영인으로서 저수가 문제만 비판하기보다 보다 나은 진료 환경 및 진료 시스템 개선을 위해 과감한 결정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저는 오직 저수가만의 문제일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의사들이 이러한 상황을 예측하고 대비하고 전략을 세우고 병원 스스로가 바뀌어 나가야 하는 것이 맞는데, 그러한 변화에 대한 대비를 잘하였는지는 스스로에게 묻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소아청소년과 영역은 저출산으로 더 많이 힘들어질 것이고, 고수익 모델이 없는 그런 사업 구조상 많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 대해 제가 많이 강의도 합니다만, 강의를 듣고 그것을 행하는 사람들 있는 반면에 ‘저렇게 하는 사람도 있구나, 그래도 나는 이렇게 할 거야’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눈앞에 이익이 우선이거든요. 그 틀을 깨고 나오기 위한 과감한 결정이 필요합니다.”
6. GF소아청소년과의원은 전체 어떤 컨셉으로 설계되었는지 자세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앞서 언급했던 우리 병원은 아픈 아이들을 위한 일 베이비 클리닉(Ill baby clinic), 아프지 않은 아이들을 위한 웰 베이비 클리닉(Well baby clinic), 20년이 넘은 소아임상 영양상담실, 신생아 진료실, 외국인 클리닉, 아토피 관리실 등이 있습니다. 과거 차별화 전략의 일환으로 시행하였던 컨셉들인데 2024년에 다운사이징 전략으로 많은 것을 바꿀 예정입니다.
7. 특별히 어린이 환자들을 위해 가장 많이 신경을 쓴 공간이나 디자인 포인트가 있다면 무엇인지 또 어린이 환자들이나 부모님들이 가장 만족스러워한 공간은 어디인지 소개해 주세요.
먼저 소아임상 영양상담실과 웰 베이비 클리닉(well baby clinic), 신생아 진료실이 가장 만족스러워 하는 공간입니다. 사실 소아과의 주 고객은 어린이 환자가 아니라 보호자입니다. 병원의 선택은 어린이 환자가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중 신생아 진료실은 병원의 수익모델이기 때문에 초진 환자를 잡는 데 아주 큰 도움이 되는 공간입니다. 특히 신생아들을 데리고 오는 엄마들이 궁금한 게 굉장히 많습니다. 또 진료실이라는 공간이 주는 강박관념이 있거든요. 그래서 6개월 이하 아이들은 제가 직접 신생아 진료실로 가서 진료를 봅니다. 그러면 제 시간도 여유롭게 가지면서 엄마들의 궁금증도 다 해결해 줍니다. 그 시간에 기다리는 환자들은 다른 진료실로 보내서 진료받게 합니다.
소아임상 영양상담실은 개원 초부터 있던 진료 포맷인데, 소아임상 영양상담실이라는 것을 운영하는 소아청소년과 병원이 전국에 우리밖에 없을 것입니다. 대학병원에도 있기는 하지만 주로 중증 아이들, 혈압 당뇨, 고혈압환자들, 대수술하는 환자들에 대한 상담 위주로 합니다. 더욱이 소아임상 영양상담실을 운영하는 대학병원 역시 몇 개 없을 것입니다.
우리 GF소아청소년과의원은 내년에 이사하려고 합니다. 그때는 공간을 새롭게 바꿀 예정입니다. 다운사이징 전략에 맞춰서 좀 더 컴팩트하게 공간을 구성하려고 일 년 동안 고민하려고 합니다. 특히 우리 진료 요소 중 무엇을 추가하고 뺄 것인지 또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 생각 중입니다. 공간의 재구성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웰 베이비 클리닉(well baby clinic)의 경우, 안 아픈 아이들끼리 진료를 보고 대기할 수 있게 하다 보니 멀리서도 접종하러 오실 만큼 인기가 많았습니다. 한창 우리 병원이 잘 나갈 때 급여가 3, 비급여가 7 수준이었습니다. 그 정도로 웰 베이비 클리닉(well baby clinic)을 통해 매출에 상당한 효과를 보았습니다. 요즘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입니다.
8. 의료진과 직원들을 위해서도 특별히 신경 쓴 부분 역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아침에 출근할 때 아 오늘은 환자가 몇 명이나 올까?, 어떤 환자들이 올까? 하는 기대감을 갖고 오는데, 직원들도 그랬으면 합니다. 특히 직원들이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당연히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저는 그런 것을 최소한 없애려고 하고 있고, 직원들의 근무 환경이나 여건들을 만족스럽게 해주려고 노력을 많이 합니다.
대표적인 게 휴가입니다. 우리 병원은 의사들과 경영진, 직원들 모두 똑같이 일 년에 4주간 장기 유급 휴가를 갑니다. 일 년에 한 달씩 안식월을 가는 것이죠. 자기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4주 한도 내에서 이번 여름에 5일만 쓰면, 나머지는 다른 원하는 시간에 자유롭게 쓸 수 있습니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병원이라는 곳은 적정인원이라는 게 보통 있습니다. 의사가 3명이면 간호사가 6~7명 정도의 적정인원이라는 게 존재합니다. 우리 병원은 항상 직원들을 +1이나 +2로 유지를 합니다. 특히 직원들이 업무에 있어 두 명이 같은 일을 할 수 있게끔 트레이닝을 시킵니다. 한 친구가 장기 유급 휴가를 가더라도 병원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누군가가 한 달 휴가 내고 유럽 여행을 갔는데 병원 업무에 펑크가 나면 안 된다는 게 기본 원칙입니다. 직원들이 이미 잘 알기 때문에 어떠한 업무라든지, 연락처라든지, 내지는 환자 보는 프로세스에 관한 모든 것들을 모든 직원이 똑같이 다 합니다. 그래서 업무에 펑크가 나는 일이 없습니다. 그렇게 하다 보니 4주간의 장기 유급 휴가가 가능해져서 직원들이 되게 편안해하고 그만 두지 않습니다(웃음). 저는 개인적으로는 우리 병원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9. 병원 디자인에 앞서 참고하거나 표방했던 병원 및 공간이 있다면 어디인지 소개해 주세요.
특별하게 참고하거나 표방했던 병원이나 공간은 사실상 없으나, 일본 동경 츠키치 어시장 옆에 있는 성누가 국제병원(聖路加国際病院 https://hospital.luke.ac.jp/)의 소아 진료센터에 갔더니 제가 구상했던 아픈 아이들과 안 아픈 아이들을 나누어서 진료 보는 형태를 그 병원도 하고 있어서 매우 반가웠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도 웰 베이비 클리닉(well baby clinic)을 만들 때가 그때쯤일 것입니다. 웰 베이비 클리닉(well baby clinic)을 머릿속에 기획만 하다가 병원을 현재 이쪽으로 옮겨오면서 웰 베이비 클리닉을 만들자고 하니 처음에 파트너 원장이 “그게 뭐야?”라고 물었습니다(웃음).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하는 데는 없었으니까요. 2009년에 현재의 건물로 이사 오면서 4층에 일 베이비 클리닉(ill baby clinic)을 만들고, 5층에 웰 베이비 클리닉(well baby clinic)을 만들었습니다. 당시 “이렇게 층을 분리하면, 사람도 더 뽑아야 하고 월세도 더 내야 하는데 꼭 해야돼?”라고 파트너 원장들이 묻길래, 이런저런 이유로 무조건 해야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난 이게 꼭 필요하고, 앞으로는 모든 소아청소년과가 이렇게 만들게 될 거야”라고 강하게 밀어붙여서 만들었습니다. 사실 저도 그렇게 주장은 했지만, 그런 사례가 없으니까 좀 불안하기도 했습니다.
그때 한참 일본의 병원을 구경하러 다닐 때였는데요. 성누가 국제병원의 소아센터에 갔더니 일 베이비 클리닉(ill baby clinic)과 웰 베이비 클리닉(well baby clinic)이 딱 나뉘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들어가는 문이 달랐습니다. 이곳을 보기 전에는 제 개인적으로 생각만 했었던 상황이었고, 어떻게 분리할지 고민하던 차에 4, 5층으로 층을 나누자고 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진료를 보러 의료진이 오르락내리락 해야 해서 힘들었던 상황이었죠.
이후 두 번째 병원 인테리어를 진행할 때는, 기존의 내과 병원과 안과 병원 자리까지 확장해서 가운데를 분리했습니다. 직원들 동선을 짧게 진행했습니다. 특히 저는 문을 닫고 웰 베이비 클리닉(well baby clinic)에서 안 아픈 아이들을 보다가 반대편 문을 열고 일 베이비 클리닉(ill baby clinic)으로 가서 아픈 애들을 보았습니다. 동선 분리가 확실해진 셈이죠. 처음에는 층을 나눠서 환자를 봐야 했기에 힘들었지만, 성누가 국제병원에서 해답을 어느 정도 얻고 실행에 옮긴 것입니다. 성누가 국제병원은 입구에서 딱 나뉘어서 들어가고 가운데서 만났습니다. 현재의 병원이 세 번째이고, 앞으로 제 숙제는 어떻게 더 컴팩트하게 4번째 병원을 만들 것인지에 대한 고민입니다.
10. 대표원장님이 판단하시기에 국내 소아청소년과 병원 디자인에 있어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무엇이며, 앞으로 어떻게 디자인되어야 한다고 보시는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결국의 수가와 비용의 문제겠지만, 대부분의 소아 관련 병원에서는 일이 힘들고 진상 부모 때문에 직원들을 구인하는데 어렵다고 합니다. 그런 부분을 해결하기 위한 디자인들이 꼭 필요해 보입니다. 예를 들면 외부 환자들이 보이지 않는 공간에 직원들이 휴식을 위한 공간이 꼭 마련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또한 너무 아이들을 위한 디자인을 지양하고 보호자를 위한 디자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하드웨어적인 구조적 디자인이 감염에 취약한 소아 아이들의 병원 내원에 많이 투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세 번째 병원 인테리어에서는 기존에 있던 웰 베이비 클리닉(well baby clinic) 공간을 반대쪽으로 옮기고, 그곳에 있던 진료실 하나를 직원들에게 방으로 내줬습니다. 직원들은 그곳에 침대를 갖다 놓고 먹고 자거나 쉴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우리 병원의 점심시간은 12시에서 2시까지, 두 시간입니다. 그래서 직원들이 점심을 먹고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정도 낮잠을 잡니다.
왜냐하면 어떤 소아청소년과는 오전 7시부터 진료를 보면서 한 시간 점심시간을 갖거나, 점심시간도 없이 환자만 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병원도 사람이 일하는 공간이잖아요. 그러면 그런 하드웨어적인 공간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적인 공간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소프트웨어가 갖추어져 있지 않는 공간은 인테리어적으로 비싸기만 한 공간에 불과합니다. 대리석을 깔면 뭐 하나요? 점심시간도 없이 일하는데, 정말 영화 모던 타임스처럼 노동자를 착취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병원은 평일에 9시에서 12시, 그리고 2시에서 6시까지 진료를 봅니다. 또 수요일 하루만 야간진료를 9시까지 하고, 토요일은 4시까지, 일요일은 10시부터 12시, 2시부터 4시까지, 딱 4시간만 근무합니다. 컴팩트하게 짧고 굵게 환자를 보고 끝내는 것입니다.
특히 일요일은 축소 근무를 하면서 정직원은 한 명이나 두 명 정도 나오게 하고, 아르바이트를 씁니다. 원장 입장에서는 정직원이 토요일과 일요일 모두 나오면 좋습니다. 아르바이트생 보다 호흡이 잘 맞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직원들에게 여유를 주고자 한 명이나 두 명만 나오게 하고 나머지 직원들은 빨간 날 쉬게 합니다. 그래서 우리병원 직원들의 근속연수가 상당히 길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제일 막내 직원이 들어온 지 3년 됐구요. 제일 오래 근무한 직원은 13년 차가 됐습니다. 퇴직금이 너무 많이 쌓여있습니다(웃음).
11. 국내 소아청소년과의 현실에 대해 대표원장님께서 너무나 잘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현재 이 상황을 어떻게 보고 계시며,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큰 문제점은 무엇인지, 특히 정부 정책 및 경영 측면에서 어떠한 변화가 있어야 하는지 포괄적인 견해를 부탁드립니다.
현재 저수가로 시작해서 저수가로 끝이 나는 이야기이지만 오직 저수가만의 문제일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의사들이 이러한 상황을 예측하고 대비하고 전략을 세우고 병원 스스로가 바뀌어 나가야 하는 것이 맞는데, 그러한 변화에 대한 대비를 잘하였는지는 스스로에게 묻고 싶습니다. 저는 아주 많이 부족했다고 보고, 정부의 저수가 정책만 비난하면서 하늘에서 비가 오길 기원하는 기우제만 지내고 있는 상황이 아닌지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앞으로도 소아청소년과 영역은 저출산으로 더 많이 힘들어질 것이고, 고수익 모델이 없는 그런 사업 구조상 많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힘들지만 재미나게 병원을 경영하고 운영해 나가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구조상 현재 수가가 낮은 것이 현실입니다. 그런데 대부분 의사들이 의사회 모임이나 동문회 모임을 가면 맨날 복지부나 심평원에 대해 투덜거리기만 합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놀라운 것은, 30년 전에 개원한 선배와 지금 개원한 후배가 모든 게 거의 대동소이하다는 점입니다. 달라진 게 없습니다. 쉽게 말하면 발전한 게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면서 “저수가 때문에 그래”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런 점에 대해 제가 많이 강의도 합니다만, 강의를 듣고 그것을 행하는 사람들 있는 반면에 ‘저렇게 하는 사람도 있구나, 그래도 나는 이렇게 할 거야’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눈앞에 이익이 우선이거든요, 제가 웰 베이비 클리닉(well baby clinic)을 할 때 비용이 좀 나간다고 말했습니다. 사실 처음에 개원하는 친구들은 돈이 없습니다. 대부분 대출을 받고 시작하게 되죠. 그러다 보니 ‘내가 웰 베이비 클리닉(well baby clinic)을 위해 이만큼을 더 내야 해? 임대료를 더 내면서 꼭 그렇게 해야 하나? 그만큼의 가치가 있을까?’하는 현실적인 갈등이 생기는 것이죠. 그 틀을 깨고 나오기 위한 과감한 결정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저출산은 계속될 것입니다. 저출산은 커브가 떨어질 때는 급격하게 내려가도 돌아올 때는 완만하게 돌아옵니다.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저출산 현상입니다. 프랑스나 일본도 그랬습니다. 원래 2006~2007년 일본의 총출산율이 0.97~0.98로 떨어진 적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는 0.7인데, 떨어진 다음에 합계출산율 1.0이 깨졌다며 일본 사회가 발칵 뒤집힌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도 지금 우리나라 소아청소년과 문제들이 뉴스에 나오는 것처럼, 일본에서도 뉴스가 엄청나게 나왔어요. 일본도 의사들이 소아청소년과를 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소아청소년과 병원이 없어지고 대학병원에서도 소아응급실에서 아이들을 받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저수가이고, 힘은 엄청나게 드는데 돈은 안 되니까 애들이 아파서 치료받을 곳이 부족한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요즘 모습처럼 일본에서도 그 당시 그런 문제들이 많이 뉴스화되고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12. 일본의 출산율은 현재 어떠한가요?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15년에서 16년 정도 지나 현재 일본은 많이 복구되어서 합계출산율 2.7명까지 올라갔습니다. 당시 일본 정부에서 소아청소년과 수가를 10배나 올려줬어요. 그러니까 일본은 소아청소년과 트레이닝을 안 받아도 일반의로 개원할 수 있습니다. 일본은 우리나라처럼 전문의 시험을 보지 않습니다. 인정의 제도라고 하는데, 예를 들어 일본의 동경대 소아청소년과 의국에 들어가서 내가 3년 내지 4~5년 동안 레지던트처럼 일을 하면, 주임교수가 ‘너는 이제 소아청소년과 인정의로 개업할 수 있어’라고 의국 졸업장을 줍니다. 그것을 들고 나와서 소아청소년과를 개업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본의 대부분 커뮤니티 메디컬 클리닉들을 보면 일반의(GP)들이 많습니다. 일본은 일반의들을 늘리려고 인턴 제도를 2년 동안 하게 합니다. 원래는 인턴이 1년이었는데, 1년 정도 하고 개업한 의사들이 환자에게 사고를 많이 쳐서 인정의 제도 말고 수련의 제도를 만들었고, 인턴은 2년을 하게 했습니다.
일본은 국립 의대에 합격한 신입생이 6년 내에 졸업해서 인턴을 2년하고 레지던트 과정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교수가 될 사람은 박사과정까지 해야 하기에 레지던트 과정까지 5~6년 정도 더 합니다. 소아과 의사는 영어로 페디아트리션(pediatrician)이라고 합니다. 특히 소아과 의사인데 일반 소아과 의사, 혹은 소아 심장이나 소아 알레르기, 소아 신경을 공부해서 우리나라 말로 펠로우 같은 과정을 끝내면 서브 스페셜, 세부 전공 소아과 의사로 개원합니다.
13. 올해 GF소아청소년과의원은 어떤 계획과 목표를 갖고 있는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앞으로 1년간은 7~8년 동안 진행했던 다운사이징 전략의 최종본으로 만들어서 2024년에 새로운 병원을 만들 예정이라 그것에 대한 논의를 열심히 하고 있는 중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내년에 새로운 병원 만드는 것을 체계적으로 준비해서 다운사이징 전략에 맞게 좀 컴팩트한 공간 구성으로 진행할 것입니다. 데스크를 하나로 쓰게끔 해서 웰 베이비 클리닉과 일 베이비 클리닉을 나누려고 합니다. 더 작은 공간으로 갔을 때 환자의 동선을 고민하면서 어떻게 하면 가장 효과적으로 나눌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14. 공통된 질문을 드립니다.
1) 10년 후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우리 모두 행복했었는지 또 행복한가.
2) 10년 후에 다시 인터뷰했을 때 어떤 모습일까요? 지금도 할아버지인데 조금 더 늙은 할아버지로 있을 것 같습니다.
3) 10년 전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이렇게 빨리 할아버지가 될지 몰랐어요.
인터뷰이. GF소아청소년과의원 김우성 대표원장
글. 헤렌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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