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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혁의 바이오Talk 헬스Talk] 환자에게 신약이란?volume.35 2023. 6. 2. 20:58
필자는 ‘혁신신약살롱 - 오송’과 혁신신약살롱 ‘동탄광교’에서 마담역할을 하고 있다. 2012년에 대전에 처음 만들어진 ‘혁신신약살롱’의 지역 모임들로서 페이스북 기반의 신약개발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그룹이다. 여기에는 바이오벤처기업, 제약기업, 변리사, 투자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활동을 하고 있다.
많은 연구자들은 신약 후보물질에서부터 먼저 시작을 해서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 또한 투자자들은 신약개발은 ‘High Risk High Return’으로 이야기를 하곤 한다. 사실 신약 하나가 사람에게 사용할 수 있게 되기까지는 10년 이상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신약개발은 크게 탐색연구, 전임상연구, 임상연구, 허가단계로 구분된다. 밀림과도 같은 정글에서 신약하나를 찾기 위한 노력이 전 세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커뮤니티활동을 지속적으로 하다보니 한 가지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환자 관점에서도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필자는 BBC뉴스의 헬스케어뉴스를 종종 읽곤하는데, 거기에 흥미로운 관점이 있다. 신약개발 스토리에 대해서 환자 입장에서 살펴보고 그 가치를 이야기하곤 한다.
하나의 이야기를 소개하겠다.
지난해에 테디 쇼와 날라 쇼라는 두 자매가 희귀병 중의 하나인 대사성 백혈병(Metachromatic leukodystrophy (MLD))진단을 받았다. 대사성백혈병을 치료법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유전자 치료를 통해서는 질병의 진행을 늦추는데 사용될 수 있다고 한다. 2020년에 유럽의약품청(EMEA)는 대사성백혈병에 대해서 리브멜디(Libmeldy)라는 유전자 치료제를 승인했다. 동생인 테드 쇼는 생후 19개월에 영국에서 첫 번째로 리브멜디 치료를 받았다. 언니인 날라 쇼는 대사성 백혈병이 이미 발병되어서 치료를 받지 못하게 되었으며, 안타깝지만 부모는 기대수명이 5년에서 8년인 아이의 죽음을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놀랄만한 일이 더 있다. 리브멜디의 약값은 한 사람당 3백만 달러나 된다는 사실이다. 영국의 NICE는 처음에 높은 약값 때문에 영국 내 사용을 허락하지 않았다. 영국의 NICE는 우리나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처럼 건강관리의 효율성과 비용효과성 평가를 하는 기관이다. 영국에서는 NICE의 권고안이 국공립병원 및 병원, 사회복지분야에서 활용된다. 그리고 2022년 2월 극적으로 개발사와 NICE간의 협상이 완료되고 테드 쇼가 처음으로 치료를 받게 된 것이다.
이렇게 신약 하나의 가치와 활용은 연구개발 못지않게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그럼 희귀병은 얼마나 다양한 종류가 있을까? 전세계적으로 7천여 개의 질병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희귀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전 세계에 2천5백 명이 넘는다. 우리나라에서는 질병관리청이 2020년부터 「희귀질환관리법」에 근거하여 국가 관리 희귀질환 환자 현황 등을 파악하기 위한 희귀질환 등록통계사업을 추진해 왔다. 희귀질환자의 정의는 유병인구가 2만 명 이하이거나 진단이 어려워 유병인구를 알 수 없는 질환으로 희귀질환 전문위원회·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질병관리청장이 지정·공고할 수 있게 되어 있다. 2022년에 발표된 ‘2020 희귀질환자 통계 연보(2)’를 살펴보면 2020년 기준으로 환자수는 5만 2천310명이며 사망자는 1,662명이고, 대상 희귀질환만 해도 1,014개가 넘는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신약은 삶이고 희망이다.
이러한 가치를 되새기면서 신약개발에 임해주기를 바라고, 보다 더 많은 관심이 희귀병의 진단, 치료와 신약개발에 집중되기를 기대해 본다.
글. 베스티안재단 이노베이션센터 양재혁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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