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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병원 마케터가 바라본 짧고 얕은 문화이야기] SIX THE MUSICALvolume.35 2023. 6. 2. 17:50
[SIX THE MUSICAL]
헨리 8세의 여섯 왕비들이 21세기 팝의 여왕으로 탄생하다.영국 국왕, 헨리 8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 헨리 8세의 여섯 왕비에 대해서는?
영국 튜더 왕조인 헨리 8세는 1509년부터 1547년까지 38년간 재위했고, 종교 개혁 때 많은 역할을 해 냈지만, 그것보다 더 이슈가 된 건 바로 6명의 왕비가 있었다는 것이다.
[SIX THE MUSICAL]은 바로 헨리 8세의 6명의 아내들이 환생을 해서 그녀들이 각각 자신들의 스토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무대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뮤지컬이다. 흡사 콘서트를 연상시키는 무대에는 라이브 밴드도 함께 하고 있다. 여성만 출연하는 뮤지컬이 흔치 않은데 모두 여성이 무대를 장악하고 있고, 라이브밴드 4명도 모두 여성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무대를 봤을 때의 느낌은 뮤지컬이라기보다는 팝 콘서트 느낌이었다. 공연 시작 때 밴드의 사운드에 이미 몸은 둠칫둠칫해진다.
헨리 8세의 여섯 왕비는 각각 아라곤의 캐서린, 앤 불린, 제인 시모어, 클레페의 앤, 캐서린 하워드, 캐서린 파로, 그녀들은 그룹으로 뭉친다. 그러면서 누가 밴드의 리드싱어가 될지 정하는 기준을 헨리와의 생활에서 가장 끔찍한 시간을 보낸 사람으로 하자는 걸로 하고, 한 명씩 나와서 자신들의 사연을 노래로 털어놓는다.
음악은 둠칫둠칫인데, 그들의 삶을 다루는 내용은 가볍지 않다. 각각의 왕비는 자신들의 상징색과 키워드를 가지고 노래하는데 그 키워드에 그들의 마지막이 담겨 있다. 이혼-참수-죽음-이혼-참수-생존.
두 번째 왕비인 앤 불린과의 격정적인 사랑과 파국은 영화 <천일의 앤>에서도 다뤄졌는데, 앤 불린 이외의 다른 왕비들도 할 말이 많다. ‘아라곤의 캐서린’은 헨리 8세와 24년이란 가장 긴 결혼생활을 유지했고, 상징색은 골드이고, 키워드는 ‘이혼’이다. 자유분방한 ‘앤 불린’은 국교를 바꾸면서까지 이뤄낸 재혼의 주인공이지만 불륜, 반역 조장 죄목으로 처형을 당해서, 상징색은 그린이고, 키워드는 ‘참수’이다. ‘시모어’는 헨리 8세를 낳았지만 출산 후 사망해서 유일하게 장례식이 치러진 왕비로 상징색은 화이트이고, 키워드는 ‘죽음’이다. ‘클레페의 앤’은 초상화로 왕비에 간택되었지만, 실물이 그림보다 못하다는 이유로 이혼당하고 자신의 성에서 생을 마감했는데 상징색은 레드이고, 키워드는 ‘이혼’이다. ‘캐서린 하워드’는 여성 왕비 중 가장 어린 17세에 30살 연상의 헨리 8세와 결혼했으며 상징색은 핑크이고, 키워드는 ‘참수’이다. ‘캐서린 파’는 핸리 8세의 죽음을 지켜본 마지막 왕비이며 상징색은 블루, 키워드는 ‘생존’이다.
2017년 에드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초연한 ‘식스’는 2019년 런던 웨스트엔드 정식 데뷔 후 2020년 뉴욕 브로드웨이로 진출했다고 한다. 본인은 오리지널 내한 공연으로 봤는데, 지금 국내 배우들로 최초 오리지널 무대가 진행되고 있어서 한국 뮤지컬 배우들의 공연은 어떨까 궁금하기도 하다. 공연 내내 10곡의 넘버 하나하나가 귀에 쏙쏙 들어오고 콘서트를 방불케 해서 80분의 무대가 금방 지나갔는데 한국어로 된 넘버로 듣는다면 더 집중되지 않을까 싶다.
여성의 서사에 주목해서 만든 공연이라 더욱 특별했고, 공연 마지막에 새로운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어 나간 여섯 왕비를 보며 더없이 힘을 얻은 시간이었기에 이 뮤지컬을 추천해 본다.
글. 이현주 병원 마케터
이현주
글쓴이 이현주는 바른세상병원에서 홍보마케팅 총괄을 하고 있는 병원 마케터이다.병원 홍보에 진심이긴 하지만, 한 때 서점 주인이 꿈이기도 했던 글쓴이는 독서와 예술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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