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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돌보는 마음으로 환자를 대하는 자인플러스병원 (하)ARTICLE 2025. 5. 7. 11:00
창의적인 디자인으로 공간을 경험하는 치유 환경,
변화되는 헬스케어디자인의 미래를 제시하다!자인플러스병원은 2023년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통해 병원 공간을 치유 중심의 환경으로 탈바꿈시켰다. 이번 리모델링은 기존의 코로나19 전담 병상이었던 공간을 전면 재구성한 것으로, 치유에 적합한 디자인 요소와 패턴을 다양하게 도입했다. 특히 공간 간 연결 구조에는 곡선을 활용하여 부드럽고 편안한 인상을 강조했으며, 아이보리와 베이지 색상을 메인으로 사용해 전반적으로 안정감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 것이 특징이다.
5층 건강검진센터는 입구에서 안내데스크까지 이어지는 동선이 간결하게 설계되어 시각적 확장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으며, 곡선 형태의 안내데스크는 유기적인 흐름으로 공간을 포근하게 감싸는 듯한 인상을 준다. 4층 내시경센터는 그레이와 아이보리 컬러를 조화롭게 배치하여 세련된 이미지를 연출했고, 곡선형 인포메이션 데스크는 하단 라인을 강조하고 조명을 설치하여 입체감을 더해 주었다. 지하 1층의 사무공간은 대회의실과 라운지를 광장처럼 편안한 분위기로 구성했으며, 자연 채광이 없는 환경의 단점을 극복하고자 디지털월을 설치했다. 이 디지털월은 자연의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보여주며 이용자들이 실제 자연 속에 있는 듯한 몰입감을 안겨준다.
이후 자인플러스병원은, 물리치료실에도 변화를 주었는데, 최문석 작가의 고래 조형물을 천장에 설치한 점이 돋보인다. 특히 이 작품은 마디마디 분리된 고래의 형태를 통해 리드미컬한 움직임을 표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재활 환자들에게 능동적인 율동감과 운동감을 전달하고자 한 남윤주 병원장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남윤주 병원장은 공간이 환자의 정서와 마음, 건강에 큰 영향을 준다는 사실에 누구보다 공감하며, 적극적으로 환자중심디자인을 병원에 반영하려고 노력했다. 또한 직원들을 위한 공간에도 최대한 신경쓴 만큼, 모두를 위한 배려의 마음이 병원 곳곳에 묻어난다. 이러한 철학은 병원을 설계한 디자이너에게도 전달되어, 병원 전체가 하나의 치유 공간으로 구현될 수 있었다.
남윤주 병원장은 “10년이 지나도 ‘정성과 진심’을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는 소망을 밝혔다. 자인플러스병원의 이러한 진정성이 앞으로 변화하는 헬스케어 환경 속에서, 의료계의 기본 가치로 온전히 자리매김하길 기대해 본다.
인터뷰이. 자인플러스병원 남윤주 병원장
글. 박하나 편집장
7. 자인플러스병원은 환자 중심 디자인을 기반 삼아 병원 전체가 자연친화적인 컨셉이 특징입니다. 지난 2023년도에 5층, 4층, 지하 1층에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진행했습니다. 리모델링에 앞서 병원장님께서 특별히 디자이너에게 요구하셨던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인테리어의 전반적인 컨셉은 <매거진HD vol.42>를 참고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리모델링을 시작하며 고민했던 것이, 병원들이 대부분 ‘효율’이 극대화된 공간만을 구성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물론 병원을 운영하다 보면 늘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효율적인 동선과 구조를 고려해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제가 지향했던 병원의 모습은, 병원에 들어서는 순간 환자들이 심리적으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정서적으로 안정된 공간이었습니다. 이 부분을 리모델링하며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자인플러스병원의 인테리어를 맡아주신 노태린 대표님의 철학 역시 공간이 사람의 정서와 마음, 그리고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저와 깊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리모델링에서도 단순히 공간의 기능적 측면을 넘어, 환자의 정서적 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디자인을 중점적으로 요청드렸습니다.
또한 환자뿐만 아니라 병원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을 위한 공간에도 각별히 신경 쓰고자 노력했습니다. 직원들은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병원에서 보내기 때문에, 그들이 사용하는 공간 역시 단순히 업무 효율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정서적 안정과 휴식을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제 철학을 반영하여, 직원들을 위한 휴게 및 업무 공간 역시 따뜻하고 배려 깊은 분위기로 조성해줄 것을 노태린 대표님께 부탁드렸습니다.
8. 병원장님이 보시기에 타 병원과 달리 디자인 면에서 내세울 만한 공간 포인트가 있다면 무엇인지 소개해 주세요. (동선, 자연채광, 컬러, 사인, 마감재 등)
2023년 병원 전반의 리모델링 이후, 물리치료실에도 새롭게 변화를 주었습니다. 특히 이 공간을 경험하신 많은 분들께서 “정말 멋지고 아름답다”는 반응을 보여 주셨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관심을 끌었던 요소는 천장에 매달려 있는 고래 조형물인데요, 어떤 분은 이 조형물을 보고 TV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떠올리셨다고 말씀하시기도 했습니다.
사실 이 고래 조형물은 최문석 작가님의 작품으로, 당시 그 작품을 보며 ‘재활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한 좋은 글귀나 문구도 도움이 되겠지만, 역동적이고 유연하게 움직이는 고래의 형상을 통해 무의식적으로 희망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조형물이 설치된 곳은 창가 앞 책상 위로, 주로 노인 환자분들이 재활치료를 받으시는 공간입니다. 삭막한 병원 환경 속에서 리드미컬하게 움직이는 고래의 모습은 환자들에게 정서적 안정과 시각적 자극을 제공하며, 인지치료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주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때로는 제가 직접 환자분들께 “돌고래 색깔이 어떤가요?”, “엄마 고래랑 아기 고래 같지 않으세요?”라고 다정하게 말을 건네며 소통을 유도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고래 조형물을 매개로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뤄지고, 치료 과정에서도 정서적 교감이 이루어지는 점이 무척 만족스럽습니다.
이처럼 자인플러스병원의 디자인은 단순히 시각적 아름다움에 그치지 않고, 환자의 정서와 회복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구현되고 있습니다. 병원 공간은 결국, 치료의 연장이자 소통의 장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9. 환자뿐만 아니라 직원들을 위한 공간에도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지하 1층 공간을 보시면, 책이 진열된 책장과 함께 커다란 책상이 놓여 있습니다. 이 공간은 주로 직원들의 모임이나 휴식을 위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사실 업무에 바쁜 직원들이 책을 사서 읽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좋은 책이 있을 때마다, 또는 각 부서에서 희망하는 도서를 요청받아 매달 몇 권씩 책을 구입해 비치하고 있습니다.
이렇게라도 직원들이 좋은 책을 가까이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큽니다. 단순히 지식 습득을 넘어서, 책을 통해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고, 내면의 성장을 도모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또한 1년 동안 책을 가장 많이 읽은 직원에게는 소정의 선물도 드리고 있습니다.
병원의 구성원들이 환자를 잘 돌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자기 자신을 잘 돌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직원들이 책을 통해 마음의 여유와 지적 자극을 경험하고, 그것이 다시 환자들에게 따뜻하게 전달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10. 앞으로는 모든 병원이 헬스케어를 중심으로 변화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병원장님께서 보시기에 앞으로 종합병원은 어떠한 방향성을 갖고 변화되어야 하며, 변화될 것인지 미래 병원 트렌드에 대한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앞으로의 병원은 분명히 기술과 헬스케어가 밀접하게 연결된 방향으로 변화할 것입니다. 특히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첨단 기술을 의료현장에 어떻게 접목하고, 이를 실제 환자 진료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료진들은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공부해야 할 시점에 있습니다.
그래서 첫 번째로 강조하고 싶은 점은, 첨단의료 기술의 흐름을 민감하게 포착하고, 환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빠르게 도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현재 우리 사회가 초고령사회로 접어들고 있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그에 따라 노인을 환자라고만 인식해서 증상을 그때마다 치료하는 소극적인 치료를 넘어서, 노년층이 건강하게 나이 들어갈 수 있도록 돕는 ‘웰에이징(Well-Aging)’ 중심의 예방적 접근이 핵심이 될 것입니다. 초고령 사회에서는 노인의 정의도 새롭게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하며, 4050부터 건강하게 나이 들기 위한 전문적인 지식을 교육하고, 질병 예방과 조기 치료를 위한 의료서비스를 시기적절하게 제공하는 역할을 병원이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병원은 기술과 사람, 예방과 치료, 개인과 공동체의 균형을 조화롭게 유지하며, 환자 중심의 통합적 헬스케어 기관으로 변화해야 할 것입니다.
11. 병원장님께서는 어떻게 보면, 자인플러스병원의 오너로서 또 병원리모델링에 직접 참여하셨습니다. 오너의 입장에서 병원리모델링을 진행할 때 어떤 부분이 굉장히 어려웠는지 또 어떤 부분에서 배울점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남윤주 병원장: 오래된 건물을 리모델링하다 보니, 기존 구조물을 철거하거나 보수하는 과정, 그리고 관련 법규를 충족시키는 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했습니다. 특히 환자 진료 공간에서 공사가 병행되다 보니, 그로 인해 생기는 불편함에 대해 늘 걱정이 많았습니다. 공사 기간 동안 병원 운영이 제한될 수밖에 없었고, 이는 곧 환자들에게도 불편을 드리는 일이기에 심적으로 부담이 컸습니다. 하지만 이런 우려와는 달리, 함께해 주신 전문가들이 워낙 뛰어난 역량을 갖추고 계셔서 결국엔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노태린 대표: 건물 자체가 직선형 구조가 아닌 사선형이라는 제약이 있었는데, 그 점이 오히려 공간에 특별함을 더해주는 요소가 되었습니다. 테라스나 각 층의 구획이 연결되는 방식에서 공간의 묘미가 자연스럽게 살아났고, 이는 병원장님께서 창의적인 해석을 너그럽게 수용해 주셨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일반적으로 병원장님들은 실용성을 이유로 공간을 모두 진료실이나 장비실로 채우기를 원하시곤 하는데, 남윤주 병원장님은 달랐습니다. 여성 CEO로서의 감성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서 공간이 주는 치유의 의미를 깊이 이해하고 계셨기에 그런 유연한 결정이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남윤주 병원장: 저 역시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노태린 대표님께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공간을 단순히 기능적으로만 구성하지 않고, 하나의 감정적 흐름과 경험의 층위(layer)로서 접근하는 방식은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우리는 기존 건물을 완전히 허물고 새로 짓는 방식이 아닌, 주어진 구조 안에서 다양한 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결해야 했기 때문에, 공간 하나하나에 담긴 성격과 개성을 어떻게 살릴 수 있을지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기능적인 효율뿐 아니라 감성적 경험이 조화를 이루는 병원 공간이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자인플러스병원 남윤주 병원장 12. 자인플러스병원은 올해 어떤 계획과 목표를 갖고 있는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올해 우리 병원은 최고의 의료진이 안정적으로 구성되어, 이제는 매우 적극적으로 진료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올해의 목표와 계획은 “그동안 우리병원이 하드웨어에서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준비한 모든 부분을 총동원하여, 환자들에게 정성과 진심으로 다가가고, 한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치료하겠다”는 것입니다.
우리 병원은 척추전문재활병원으로, 주로 재활 및 정형외과 환자들을 많이 진료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환자의 대부분이 노인들이기 때문에, 이들을 서포트할 수 있는 내과적인 구성도 함께 갖추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역할도 잊지 않으려고 하는데요. 정신재활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은 다른 병원에서 받기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고, 그로 인해 이런 환자들은 치료에서 소외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병원은 좋은 시설과 서비스를 바탕으로 정신재활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에게도 적극적으로 검진과 치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13. 마지막으로 공통된 질문을 드립니다.
1) 10년 후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지금도, 옛날도, 늘 “열심히 즐겁게” 살고자 하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의 제가 열심히 즐겁게 살았으니, 10년 뒤에도 열심히 즐겁게 살고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즐겁고 열심히 살았고, 지금도 즐겁고 열심히 일하고 있지?”라고 반갑게 얘기해 주고 싶습니다.
2) 10년 후에 다시 인터뷰했을 때 어떤 모습일까요?
10년 뒤에 다시 인터뷰 했을 때도 여전히 “정성과 진심”을 얘기하는 사람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하겠지만, 저의 핵심 가치인 “정성과 진심”이 어떤 모습으로 더욱 발전되어 있을지 무척 궁금합니다. 그 핵심 가치가 여전히 단단한 뿌리가 되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3) 10년 전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10년 전의 저에게는 “잘하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 타협하지 말고, 묵묵히 너의 길을 가면 돼.”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인터뷰이. 자인플러스병원 남윤주 병원장
글. 박하나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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